[한경 머니=정채희 기자 l 사진 유튜브·트위터 제공] 한복, 국악, 갓 등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 세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트렌드 서비스에 한국의 전통문화가 오르는 일은 부지기수다. 트렌드가 된 한국 전통문화, 이를 실용화하려는 움직임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 트위터 제공)
최근 ‘한복’을 착용한 인증사진을 올리거나 직접 그린 한복 일러스트 등을 올리며 ‘한복은 우리나라 전통 의상’이라는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이른바 ‘#한복챌린지’ 운동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2020년 11월 처음 시작된 #한복챌린지 해시태그는 국내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1위에 올랐으며, 한복을 영문화한 #Hanbok이 트위터 전 세계 실시간 트렌드에 오르기도 했다. 11월 한 달간 해시태그 #한복챌린지, #Hanbok, Hanbok 등 연관 키워드의 언급량은 총 34만 건에 달했다.
‘한복’·‘국악’ 관심 최고조
또한 앞서 6월 26일 가수 블랙핑크가 미국 NBC방송사의 토크쇼 <지미 팰런 쇼>에서 한복을 입고 신곡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의 무대를 선보인 이후 트위터에서는 블랙핑크가 입은 한복 의상 이미지와 일러스트 등이 활발히 공유되며 ‘Hanbok’ 키워드의 검색량이 45건에서 1475건으로, 전일 대비 3100% 이상 증가했다.
전통문화에 대한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복에 대한 관심도 증가한 것으로, 한복 외에도 관련 공연이나 방송에 대한 반응도 높아졌다. 가수 방탄소년단(BTS)은 2020년 11월 28일(현지시간) <지미 팰런 쇼>에서 특별 편성한 ‘BTS 주간(#BTSWeek)’ 첫 회 방송에서 경복궁 근정전을 배경으로 ‘아이돌(Idol)’ 공연을 선보였다. 이후 트위터 전 세계 실시간 트렌드 10위에 ‘경복궁’이 올랐으며, <지미 팰런 쇼> 공식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해당 공연 영상은 300만 회가 넘는 누적 조회 수를 기록했다.
(사진 유튜브 제공)
전 세계에 ‘국악’이 알려진 사례도 있다. 2020년 7월 한국관광공사는 국악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가수 이날치 밴드의 노래 ‘범 내려온다’를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홍보영상 ‘한국의 리듬을 느끼세요(Feel the Rhythm of KOREA)’를 공개했다. 이 영상은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퍼포먼스로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에서 인기를 끌었다. 유튜브에서 ‘서울 편’의 조회수는 4400만 건을 넘어섰으며, 가수인 이날치 밴드 역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모델로 선정되는 등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사극을 통해 전통 의복이 글로벌 이용자들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의 자체 드라마 <킹덤> 시즌2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사극이다. SNS에서도 호평이 이어졌는데 호주, 벨기에, 프랑스, 아일랜드, 이탈리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태국 등 전 세계 19개국 트위터 실시간 트렌드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극 중 등장하는 한국의 ‘갓’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갓을 접한 해외 트위터 이용자들은 “저 멋진 모자는 뭐지?”, “갓 때문에 <킹덤>을 본다”, “멋진 갓들을 볼 시간이다” 등의 글을 게재하며 갓 열풍을 이끌었다.
트위터 글로벌 K팝&K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김연정 상무는 “최근 MZ(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M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트위터에서도 전통문화에 관한 콘텐츠가 활발히 생성되고 있다”며 “K-팝, K-무비, K-드라마에 이어 K-전통문화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문화의 인기에 힘입어 이를 실용화하려는 움직임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복의 경우 기존의 개량한복을 뛰어넘어 일상에서도 누구나 입을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강조한 생활한복이 급증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와디즈에서는 한복을 아이템으로 한 코트, 패딩, 정장, 셔츠, 맨투맨 등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생산자 하플리는 곤룡포에서 영감을 얻어 <일월오봉도>를 원형 자수로 디자인한 트렌치코트를 판매해 1억 신화를 올렸으며, 또 다른 생산자 다함은 한복과 슈트를 결합한 데일리 한복 슈트로 펀딩에 성공했다.
정부에서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한류 확대에 나서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최근 K-팝 공연과 여행, 장터 등을 합친 비대면 축제를 열었는데, 해외 시청자 비율이 약 87%로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 등 80여 개 국가의 한류팬이 참여했다. 김용락 진흥원장은 “K-팝뿐만 아니라 한복, 한식 등 다양한 장르의 한국적인 문화도 전 세계인에게 호감을 주는 한류 콘텐츠임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소개함으로써 한류의 범위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8호(2021년 01월) 기사입니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