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공인호 기자 | 사진 KB금융지주 제공] 기술 제휴 160건, 자금 지원 509억 원. KB이노베이션허브가 지난 6년여간 핀테크 스타트업 지원 과정에서 거둔 성과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KB금융그룹 차원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교두보이자 핀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성장기에 있는 스타트업이 가장 목말라 하는 부분은 단연 ‘자금 조달’이다. 제아무리 잠재력이 뛰어난 기업과 기술이라도 제때 투자를 받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게 비즈니스 생태계의 냉혹한 현실이다. KB금융지주 산하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인 KB이노베이션허브가 스타트업들로부터 가장 선호하는 협력 대상으로 떠오른 이유이기도 하다.
KB이노베이션허브를 이끌고 있는 고창영 센터장은 “스타트업에 대한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지원은 무엇보다 투자일 것”이라며 “KB이노베이션허브는 ‘KB스타터스’ 선발 이후 2개월 내에 지주사, 인베스트먼트, 은행, 증권, 카드 등 투자 기능이 있는 계열사에 기업설명회(IR) 미팅을 주선해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별 맞춤형 투자를 우선적으로 연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KB이노베이션허브의 스타트업 제휴 건수 및 투자금액 역시 연평균 성장률이 각각 109%, 102%에 이를 정도로 가파르다.
고 센터장은 “이는 스타트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 그리고 KB금융그룹과의 협력을 원하는 스타트업의 열정이 있어 가능한 것”이라며 “핀테크 생태계의 최접점에서 기술과 고객 니즈의 변화를 면밀히 관찰하고 스타트업 등 생태계 동반자와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KB이노베이션허브 출범 7년 차를 앞두고 있습니다. 그간의 소회가 궁금하네요.
“출범 이후 스타트업과 함께한 지 벌써 6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핀테크’나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6년 전에 비해 지금은 이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나 관심이 훨씬 높아졌죠. 핀테크는 이제 더 이상 낯선 영역에 머물러 있지 않고, 고객의 일상과 함께하면서 고객의 생활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에 대한 시각도 많이 달라졌는데, 과거 ‘기술력은 있지만 성장을 위해 외부의 도움이 필요한 작은 기업’이었던 것이 이제는 ‘놀라운 역량을 가지고 고객의 디지털 라이프에 역동성을 불어넣은 존재’가 됐습니다. 금융사들이 고객의 생활을 더 편리하게 하고,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역량 강화를 고집하기보다 스타트업과의 협력과 상생에 한층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커진 셈이죠.”


KB이노베이션허브 출범 배경과 지향점이 궁금하네요.
“KB이노베이션허브는 핀테크, 인터넷전문은행 등 금융권에서의 디지털화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미래 유망 기술에 대한 관심과 혁신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통해 KB금융그룹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범했습니다.
KB금융그룹은 ‘넘버원 금융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를 위해서는 디지털 기술을 가진 외부, 특히 혁신적 서비스 창출에 도전하는 기술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필수적입니다. 이에 KB이노베이션허브는 과거 스타트업 생태계에 동참하던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제휴·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동시에 스타트업들에는 이런 경험을 통해 규모를 ‘스케일 업’ 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고자 합니다.”


경쟁사들 역시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를 운영 중입니다. KB이노베이션허브만의 차별성을 소개해 주신다면.
“무엇보다 협력 중인 스타트업이 자금 부담 없이 연구·개발(R&D)에 매진할 수 있도록 성장 단계별 투자를 지원한다는 점이 아닐까 하네요. 적은 자본으로 빠른 성장을 이뤄야 하는 스타트업이 가장 원하는 것은 물론 투자겠죠. 스타트업이 금융권 핀테크랩의 육성을 받고 싶어 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합니다.
KB는 이러한 스타트업의 니즈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상품과 서비스를 상용화해야 하는 중요한 단계인 ‘시리즈A’ 전후에 가장 많은 투자를 단행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꾸준히 좋은 성장 곡선을 보여 주는 기업들에는 후속 투자도 지원해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고 있죠. ‘KB스타터스’를 선정할 때 KB금융 계열사의 다양한 시각과 많은 의견이 반영된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KB이노베이션허브는 계열사의 디지털·정보기술(IT)·데이터 부서와 긴밀히 협업해 심사를 진행하는데, 어떤 계열사에는 당장의 필요가 느껴지지 않는 기술과 서비스일지라도 다른 계열사 입장에서는 그 안에서 혁신성과 사업성을 발견할 가능성이 있죠. 이런 집단지성을 십분 활용해 원석을 발견한다는 열린 자세로 가능성 있는 기업에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KB스타터스 선발 기준이 궁금하네요.
“지난해까지는 협력기관의 추천을 받아 후보를 선발했는데 올해부터는 공모방식으로 창업 6년 이내 기업이라면 자유롭게 신청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활짝 열었습니다. 특히 공모방식으로 바뀐 뒤에는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분야 및 언택트 서비스, 스마트시티, 헬스케어 등 미래 디지털 라이프 분야와 관련돼 다양한 역량과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 많이 지원해 스타트업 생태계에 좀 더 가까워졌다는 느낌이 듭니다. KB스타터스는 KB금융 계열사의 디지털·글로벌·투자 관련 부서들이 머리를 맞대고 다각도로 심사하고 있으며, 주로 사업·제안의 완성도, 계열사 연계 가능성, 사업 실행 및 성장 가능성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합니다.”


그룹 차원에서 핀테크 스타트업과 협업 중인 사례를 소개해 주신다면.
“지난해 KB스타터스로 지정된 ‘핀투비’가 대표적입니다. 핀투비는 매출 채권 할인 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의 단기자금 조달을 지원해 주는 핀테크 스타트업으로,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기업의 운전자금 최적화를 지원하고 있죠.
KB국민은행과는 올해 4월 글로벌 시장 온라인 셀러 대상 선정산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후 7월 쇼피(Shopee) API, 9월 아마존 API 데이터 지원 서비스 계약 등 국내 글로벌 온라인 셀러가 글로벌 시장으로부터 받는 정산금을 미리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선정산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협업 중입니다. KB캐피탈과도 핀투비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자동차 재고금융 관련 선대출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협업하고 있으며, 9월 초 지분 투자를 통해 글로벌 진출 파트너로서 협력을 다지고 있습니다.
또 올해 KB스타터스로 지정된 ‘콴텍’은 퀀트 분석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콴텍은 KB증권의 에코시스템 전략에 따른 오픈 API 기반 제휴 기업 중 하나로, KB증권은 콴텍이 자체 서비스 중인 투자 자문 서비스 애플리케이션 ‘머니포트’에 계좌 개설, 포트폴리오 매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콴텍은 KB증권에 로보어드바이저 자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밖에 콴텍은 KB증권의 앱 ‘Mable’에 로보어드바이저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협업 중입니다.
이외에도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기반 시스템 및 역량 내재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알고리즘랩스(2019년 KB스타터스 지정), 모바일 간편 지급결제 서비스와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페이민트(2018년 KB스타터스 지정)도 KB금융 계열사와 긴밀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엑셀러레이터인 ‘플러그앤플레이(PLUG and PLAY)’ 협업이 눈길을 끕니다. 해외 진출 지원과 관련해 향후 계획이 궁금하네요.
“KB이노베이션허브는 다수의 협력기관과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지원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플러그앤플레이는 그중 하나이고, 올해는 국내 스타트업 시각에서 해외 진출을 맞춤형으로 도와 줄 수 있는 국내 지원 조직들과 다방면의 진출 전략을 검토하고 진행했습니다. 예를 들면 서울산업진흥원 소속 인베스트서울과 함께 사업화 지원금을 제공하는 글로벌 경진대회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는데, 심사위원으로 국내 활동 중인 글로벌 벤처캐피털(VC)이 참여해 스타트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면밀히 평가하고 해외 진출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을 제공하기도 했죠. 향후에도 온라인 방식의 지원 방안도 더욱 확대하고 해외 투자 유치를 도울 수 있는 다방면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다양한 해외 스케일업 성공 사례를 배출해 내겠습니다.”


고창영 센터장은…
KB금융지주
KB이노베이션허브 센터장
KB국민은행 부동산플랫폼부장
KB국민은행 전략기획팀장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7호(2020년 12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