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에 생기는 물혹 괜찮을까

[한경 머니 기고=정명진 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 컴퓨터 작업을 많이 하는 사무직의 경우 손목에 물혹인 ‘손목 결절종’이 발생할 수 있다. 또 등산 등 걷기를 많이 하다 보면 발등에 ‘발등 결절종’이 생긴다. 무릎 등 관절액이 있는 경우에는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다. 통증이 없는 결절종은 그냥 놔둬도 상관없지만 통증이 있거나 불편하면 제거해 주는 것이 좋다.


잦은 컴퓨터, 손목 결절종 발생
‘손목 결절종’은 휴대전화나 개인용컴퓨터(PC) 등의 사용으로 손목 관절을 많이 움직이면 흡수되지 못하고 새어 나온 관절액이 고여서 생겨나는 것이라 추정한다. 결절종은 투명한 점액질의 양성 종양인 물혹으로 크기가 작아졌다 커졌다 하는 특징이 있다. 혹의 크기는 약 1cm에서 5cm까지 다양하다. 결절종은 손에 생기는 종양의 50~7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주로 손목 관절 부위인 손목 위, 옆, 안쪽 등 다양한 부위에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혹이 단단하지 않고 물렁한 것이 특징이다. 통증 없이 혹만 생기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발병 위치에 따라 통증이나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특별한 발생 원인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주로 손목 사용이 많은 젊은 연령층,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관절이 약한 10~30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손목 결절종이 의심되면 혹에 손전등을 한 번 비춰 보도록 한다. 혹이 붉은색으로 변하면 결절종일 가능성이 높다. 또 엑스선(X-ray), 초음파 등을 통해 비교적 간단하게 진단이 된다.


결절종은 양성 종양으로 악성화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냥 두어도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또 재발 가능성이 높지만 종종 자연적으로 없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통증이나 미용상 문제가 없다면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괜찮다. 하지만 손목을 움직일 때마다 신경이나 혈관이 압박돼 아프고 힘이 빠져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크기에 따라 주사나 수술 치료
통증이 없지만 불편함이나 미용상의 이유로 제거를 원할 때는 압박이나 주사 혹은 수술로 쉽게 치료가 가능하다. 결절종이 생긴 위치나 크기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이 결정된다.
결정종의 치료는 비수술적 치료로 시작한다. 주사 바늘을 이용해 점액질을 제거하는 흡인 치료로 간단하게 혹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하지만 흡인 치료의 경우 70~80%는 단기간에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단점이다. 또 손목 사용이 많을 때 발병하기 쉽다. 따라서 제거술 이후에는 손목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운동은 물론 집안일이나 컴퓨터 사용 등 일상생활에서도 조심해야 빠른 회복에 도움이 된다.


흡인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미용적으로 보기 싫을 경우, 수술적 치료로 혹을 제거할 수 있다. 수술법은 전통적인 피부 절개를 통해 관절막 일부를 절개하는 개복술과 최소 침습적 관절내시경 절제술이 있다. 수술 시간은 1시간 내로 비교적 짧고 간단하다. 수술 다음 날부터 1~2주 정도 손목을 부목으로 고정해야 하지만 키보드 작업 등의 손가락 사용은 가능하다.


따라서 손목을 움직이기 불편할 정도로 통증이 있거나 움직이기 힘들다면 수술을 통해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좋다. 또한 손목 결절종을 예방하는 방법하려면 한쪽 손목을 무리하게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좋고, 손목 사용이 많은 운동을 하기 전에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는 것이 좋다.

손발에 생기는 물혹 괜찮을까

발목 결절종, 손목보다 더 불편
결절종이 발등에 생기는 발등 결절종은 발등의 작은 뼈와 뼈 사이나 관절 부위에 물혹이 생긴 것이다. 평상시 신발을 신을 때 꽉 조이거나 딱딱한 신발을 신어 발등에 지속적인 충격이 가해지면 발병하는 등 주로 외상에 의해 많이 발병한다. 이 때문에 장시간 발로 걸어 다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나 군인들에게 주로 나타날 수 있다. 축구나 족구같이 발등에 충격이 지속적으로 가해질 수 있는 구기 종목을 자주 즐기는 경우도 발병할 수 있다.


손목과 달리 발등은 신발을 신을 때마다 마찰과 압박이 계속 가해지므로 혹의 크기가 점점 커질 수 있다. 또 혈관 주변의 신경을 자극해 극심한 통증이 생기고 신발을 착용하는 것도 힘들어질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하다. 결절종에 관절액이 가득 찬 경우에는 말랑말랑한 형태가 아닌 뼈처럼 단단한 형태가 느껴져 불편할 수 있다. 게다가 혹이 말초신경 주변에 형성됐을 경우 신경을 압박해 근력이 약화되고 양말을 신을 때 스치는 것만으로도 심한 통증을 느낄 수 있어 조기에 치료를 해야 한다.


발병 초기에는 발등과 신발의 마찰을 줄이는 것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평소 신는 신발보다 치수가 큰 신발을 신거나 발등 둘레를 끈이나 벨크로로 조절해 헐겁게 신어 아픈 부위가 자극되지 않도록 한다. 또 신발을 자주 벗어 발등에 가해지는 압박을 줄이고 손으로 발등을 마사지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발등 결절종의 경우 신발을 너무 꽉 조여 신는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특히 등산 초보자의 경우 등산화를 꽉 조여 신고 오랜 시간 산을 타는 사람이 많다. 이 경우 몸의 체중을 받치고 있는 발에 마찰과 압박이 계속 가해지면서 결절종이 발생할 수 있다. 발등 결절종은 치료 후에도 재발하기 쉽기 때문에 평상시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발등 결절종이 생긴 경우에는 발볼이 좁거나 가죽이 딱딱한 신발은 피해야 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5호(2020년 10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