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녹색 리터칭
[한경 머니=한용섭 편집장]‘7말8초’. 자녀의 방학과 휴가가 몰리는 7월 말과 8월 초를 일컫는 말이죠. 이 시기만 되면 전국의 휴양지마다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숙박 요금은 부르는 게 값일 정도입니다.

해변가를 가득 메운 피서객들의 모습은 여름휴가철을 알리는 알람 뉴스와도 같았죠. 어느 정도 예고된 고생길이었는데 사람들은 이를 마다하지 않고 당연하게 여겼습니다. 으레 여름휴가는 사람들로 미어터져야 제 맛이라고 말이죠.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현재도 이 같은 7말
8초의 풍경이 여전할까요. 대다수 여름휴가 때 사람이 몰리는 인기 여행지를 다소 부담스러워하는 눈치가 역력합니다. 해외 하늘길이 막혀 제주도로 사람들이 몰리자 최근 신혼 여행지로 강원도가 뜨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혹자들은 코로나19 이후의 세계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내일이라도 당장 백신이 개발돼 코로나19의 걱정을 덜게 되는 순간이 오더라도 사람들의 생활 패턴은 언택트, 헬스케어, 친환경 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있을 것이라는 거죠.

최근 라이프 리폼의 키워드로 친환경 ‘그린 라이프’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주택에서는 숲세권(숲세력권)이나 공세권(공원세력권, 공기세력권)이 그 가치를 재평가받고 있고, 항균필름과 살균·소독 물티슈 등 친환경 생활소품의 주목도가 올라갔죠. 또한 캠핑카나 농막 등 자연을 찾아 삶을 즐기는 친환경 라이프에 대한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습니다.

이에 한경 머니는 8월호 빅 스토리로 ‘Back to Green Life’를 다뤘습니다. 회색 빌딩과 아스팔트, 형형색색의 사람들 틈새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녹색으로 리터칭하는 ‘라이프 리폼’을 제시해 본 겁니다.

실제로 자연친화적인 그린 라이프는 그 자체로도 치유의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에바 M. 셀허브와 앨런 C. 로건의 저서 <자연 몰입>에 따르면 1만1000명 이상의 덴마크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녹지(숲, 공원, 해변, 호수 등)에서 1km 이상 떨어져 사는 이들은 스트레스가 높고 전반적으로 건강, 활기, 정신건강, 신체적 고통 관련 검사에서 최악의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42%나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네요. 이는 자연(그린)이 주는 치유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고, 삶의 색 균형이 왜곡된 우리들에게 녹색의 리터칭이 필요한 까닭이죠.

더불어 머니는 스페셜 ‘아시아 금융허브의 과제는’에서 최근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등의 여파로 요동치고 있는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한국이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과제들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스페셜 ‘열정열전, 더위에 맞서는 사람들’에서는 무더위 속에서 불가마의 열기를 이겨 내며 예술과 인생의 재미를 찾아가는 장인들의 모습도 담아 보았습니다. 다소 힘들고 지칠 수 있는 이번 여름이지만 당신의 소소한 노고들이 멋지게 삶의 나이테로 기록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3호(2020년 08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