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부동산, 위기에 기회 있다”

[special] 전문가 직설좌담, 포스트 코로나 투자 시계는

[한경 머니 = 공인호 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 여러 불확실성 요인이 얽히고설키는 복합 불확실성의 시대다. 지난 한 해 동안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핵심 요인이었다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라는 전염병 사태가 글로벌 자산 시장을 강타하며 투자자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코로나19가 강타한 2020년 상반기 금융시장은 여러 측면에서 다양한 기록과 함께 깊은 고민거리를 남겼다. 정부 차원의 생활방역 체제는 우리 일상을 송두리째 뒤흔들었고, 미국과 중국의 헤게모니 싸움으로 훼손된 자유무역 질서는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와해 위기로까지 직면한 모습이다. 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고스란히 전해지며 주식자산을 빠르게 침식해 나갔다. 지난 2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가 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는 데 단 16거래일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188일)와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38일) 당시와 비교하면 그 심각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이처럼 패닉(공포)으로 치닫던 시장이 안정세를 되찾은 주된 요인으로는 무제한 양적완화(QE)로 대변되는 각국 정부의 정책공조가 꼽힌다. 여기에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개인투자자들의 전례 없는 매수세가 유입되며 빠른 회복세를 뒷받침했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의 상승세를 놓고 ‘기술적 반등’이라는 시각과 ‘추세적 회복’ 신호라는 상반된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와 함께 미·중 무역분쟁의 재현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에 한경 머니는 각 분야별 자산관리 전문가 3인(곽재혁·임상국·임채우 수석전문위원)의 좌담을 통해 하반기 주식시장과 부동산 시장, 그리고 안정적인 은퇴자산관리를 위한 투자 조언을 직접 들어봤다. 좌담 참석자는 KB금융그룹의 종합자산관리 역량을 대표하는 WM스타자문단 소속 전문위원들이다. WM스타자문단은 은행, 증권, 자산운용의 분야별 최고 전문가 35명으로 구성된 KB금융그룹 내 최정예 투자자문 조직이다. 맞춤형 포트폴리오 제안부터 투자 상품 매칭, 은퇴·노후 설계, 부동산 투자 자문, 세무·회계 컨설팅 등 자산관리 전 분야의 서비스를 망라하고 있다.

(왼쪽부터) 곽재혁, 임채우, 임상국 전문위원
(왼쪽부터) 곽재혁, 임채우, 임상국 전문위원

올 상반기 금융시장은 물론 부동산 역시 코로나19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상반기 총평을 부탁드립니다.
곽재혁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이하 곽재혁 위원) 주식투자자들에게 당분간 2020년 3월은 ‘가장 잔인했던 달’로 기억될 것 같네요. 연초 이후 실적 개선 기대와 더불어 2250포인트를 상회했던 코스피가 3월에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1457포인트까지 폭락했죠. 역시 같은 기간 3400포인트에 근접했던 미국의 S&P500도 2220포인트까지 추락했습니다. 여기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기 충격 외에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회의 무산 이후 산유국 간 분쟁으로 유가가 급락하자 신흥국 및 회사채 시장의 신용경색 우려가 확산된 영향이 컸습니다. 다만, 3월 말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제로(0)금리와 무제한 양적완화, 그리고 조건부 하이일드채권 매입과 같은 초강력 대책이 연일 쏟아졌고, 다른 나라들도 정부와 중앙은행이 동시에 경기 부양 및 통화완화정책을 쏟아내며 일단 신용경색에 따른 줄도산 공포에서는 벗어났습니다. 금융시장도 진정되면서 증시의 경우 연초 이후 고점 대비 하락 폭의 3분의 2 정도 되돌림에 성공했죠. 한 가지 재미있는 부분은 과거의 폭락장세와 달리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대표 정보기술(IT)기업인 삼성전자 주식을 꾸준히 매수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코스피가 1600포인트를 하회한 이후부터는 ‘이럴 때 아니면 언제?’라는 저가매수심리와 더불어 매입세가 더욱 두드러졌는데 이로 인해 ‘동학개미운동’이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기도 했죠.


임상국 KB증권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이하 임상국 위원) 코로나19라는 돌발 악재가 불거지자 글로벌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발 빠른 대처에 나섰죠. 중앙은행이 유동성을 공급하고 회사채를 매입함으로써 기업들의 유동성 위기 공포를 덜어 주고, 정부가 특별 실업수당을 늘리는 등 일시적 대량 실업 사태가 경제에 2차 충격을 주지 않도록 촘촘한 대응책을 펼쳤습니다. 덕분에 금융시장은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낙폭을 상당 폭 되돌렸습니다.
이제 관건은 글로벌 경제가 언제쯤 회복될 수 있을지, 그리고 금융시장에는 얼마나 먼저 반영될 것인가겠죠. 성장률은 2분기를 저점으로 3~4분기에는 점차 감소 폭을 줄여 갈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과거 경기 침체가 증시에 영향을 미쳤던 경험들을 돌이켜보면, 주식시장은 경기가 가장 큰 충격을 받았던 시기를 기준으로 1~2개월 먼저 저점을 형성하고 반등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2분기를 경기 저점으로 본다면 주식시장은 3월 말이 저점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거죠. 정리하면, 주식시장은 경기 침체 후반부의 상승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는 것을 확인하면서 경제활동 정상화 과정에 힘입어 점진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이 존재할 수 있지만, 큰 추세는 초가을까지 상승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이하 임채우 위원)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에서 시가 9억 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 종합부동산세율 인상, 1세대 1주택 양도세 강화 등의 시행으로 투자 유인이 줄어든 상황에서 코로나19 발생으로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안정세로 접어들었습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7%로 하락했고, 강남3구는 -0.63% 하락하면서 2012년 11월 이후 8년 만에 월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죠. 향후에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경제 침체에 대한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어 국내 부동산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지난 4·15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시장 활성화보다 규제정책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입니다. 실제로 KB부동산 리브온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서울 86, 경기도 98로 향후 2~3개월 후 주택 매매가격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100이 넘는 지역은 인천, 대전, 충북 3곳에 불과하죠.(매매가격 전망지수가 100을 넘으면 향후 2~3개월 매매가격이 상승한다는 전망이 높음을 의미한다.)


4월 위기설은 무사히 넘겼지만 또 한 번의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합니다. 어떻게 판단하시나요.
임상국 위원 당장 5~6월은 위기를 걱정할 만한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미국을 예로 들어보죠.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2조3000억 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가동 중인데, 이에 근거해 연방정부는 특별실업수당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특별실업수당 지급이 종료되는 시점은 7월 31일이죠. 또 미국 중소기업청은 소상공인 대출을 통해 영업활동이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임대료, 이자, 직원 급여 등의 비용을 충당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6월 30일까지 직원들을 일터로 정상 복귀시키는 경우 지원받았던 대출금을 탕감해 줄 계획입니다.
다시 말해 6월까지는 코로나19가 경제에 줄 수 있는 충격이 확산되지 않도록 정책적 안전망을 구축해 둔 거죠. 물론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정부의 정책 여력이 없다는 인식이 커질 경우 우려는 증폭될 수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이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란 거죠.


곽재혁 위원 ‘기다리는 조정은 오지 않고 이미 알려진 위기는 더 이상 위기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물경기의 충격은 아직 진행 중인 게 맞습니다. 그럼에도 각국의 대표지수들이 빠르게 반등하는 이유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네요. 확진자 수 증가세 감소에 따른 경기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겠죠. 유동성 리스크는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으로 상당 수준 희석된 가운데, 실물경제의 수요 또한 사라졌다기보다는 코로나19 사태로 이연된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할 겁니다. 다만 고령화와 저성장으로 허약해진 국내 내수경기는 이번 사태가 해소된 이후에도 예전 수준으로의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네요.

곽재혁 위원
곽재혁 위원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지만 하반기 시장 흐름을 전망해 주신다면.
임상국 위원 주식시장은 여름, 좀 더 구체적인 시기를 예상하자면 8월경까지는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져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해지면, 경제활동이 점차 재개되면서 증시도 좀 더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겠죠. 이 시점이 되면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공급한 유동성이 금융시장을 부양하는 효과도 더 뚜렷하게 나타날 것입니다. 다만, 가을이 되면 2가지 리스크를 동시에 걱정해야 할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첫째는 코로나19의 2차 대유행 가능성, 그리고 둘째는 미국 대선 리스크입니다. 과거 전염병의 경우, 유행이 한 차례로 끝나고 바이러스가 사멸했던 적은 없었습니다. 봄에 한 차례 유행하고 나면 여름에 주춤해졌다가 가을에 다시 재확산된 사례가 많았죠. 2차 유행이 가장 자주 발생한 시기가 9~11월 정도인데, 올해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입니다. 또 올해 11월 3일에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죠. 대선을 앞둔 가을에는 이를 둘러싼 우려가 커질 수 있습니다. 이미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갈등을 대선카드로 활용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죠. 경쟁 상대인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역시 법인세 인상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어, 미국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부정적 이슈가 있는 만큼, 미국 대선은 가을 주식시장에 불확실성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판단입니다.


곽재혁 위원 투자처 측면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경기 침체에서 회복되는 시점에서 ‘어떤 투자자산의 성과가 좋을 것인가’로 차츰 옮겨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중 하나로 글로벌 정보기술(IT)섹터 중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 인터넷 플랫폼과 콘텐츠 대표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죠.


임채우 위원 부동산 시장 역시 코로나19 확산이 언제 마무리될지에 따라 시장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보이네요. 8월 이전에 백신 개발이 진전돼 확진자 수 감소 등 상황이 호전된다면 주택 시장은 상승 곡선을 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물론 대출 규제, 양도세 강화, 종부세 인상, 자금출처 조사 등으로 상승률은 3% 이내로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한 지난 5월 6일 발표된 정책에서 도심에 7만 가구를 2022년까지 추가 공급하고 기존에 계획된 3기 신도시 등 30만 호 공급에 속도를 낼 예정인 것도 상승 폭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코로나19 확산이 연말까지 가고 실업자 증가 등 국내외 경제가 어려질 경우 주택 시장은 하향 안정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주요 변수 및 리스크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곽재혁 위원 앞서 언급된 것처럼 미·중 무역분쟁 격화 가능성과 코로나19의 2차 확산 우려가 하반기 최대 리스크 요인이 아닐까 하네요. 우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시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단기적 성과를 만들거나 최소한 외부로 국민들의 불만을 돌려야 하는데 중국이 그 적절한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재점화된다든지, 홍콩이나 대만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미국이 지원을 하는 식으로 정치적 갈등이 부각된다든지 한다면, 글로벌 경기는 재차 빠르게 냉각될 수 있습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도 치료제가 확실하게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일상생활을 재개함에 따른 리스크가 상존해 있는데, 지역감염자가 폭증해 다시금 록다운(lockdown) 사태가 몇 달 재현될 경우 경기 회복 전에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상국 위원 여기에 한 가지를 더한다면, 코로나19로 인해 각국 정부의 재정정책이 쏟아졌는데 기축통화국, 재정건전성이 높은 나라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재정취약국의 경우에는 재정 여력이 한계상황에 봉착해 있을 확률이 높겠죠. 이런 상황에서 2차 대유행이 발생하게 되면 재정취약국들의 ‘소버린 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럴 경우 글로벌 자금의 신흥국 투자가 위축되기 때문에 한국 증시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겠죠.

임상국 위원
임상국 위원

임채우 위원 부동산 시장 역시 코로나19의 종식 시기가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만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죠. 전 세계가 코로나 문제를 극복해야 인력과 물자가 원활하게 이동하면서 글로벌 경제가 살아날 수 있습니다.
특히 수출 중심인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무역이 끊기거나 줄어든다면 타격이 심각할 수밖에 없죠. 주택 시장도 이와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업자가 증가하고 소득이 감소하는데 주택 시장만 나 홀로 오르기는 힘듭니다. 대출 규제, 세금 규제, 자금출처 조사 등 규제 정책의 지속 여부도 주택 거래 시장의 위축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도 매매거래 감소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내년으로 연기될 가능성이 높은 종합부동산세 인상도 주택 추가 매입을 꺼리게 할 수 있겠죠.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언택트(untact)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시장에 미칠 영향이 궁금하네요.
곽재혁 위원 우선 주식시장의 경우 5G 상용화 관련 IT 테마주들이 언택트 문화의 확산에 의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예를 들어 우선 5G 서비스 상용화로 기존에도 사물인터넷(IoT) 산업이 빠르게 확대됨에 따라 데이터 트래픽의 급증에 따른 지속적 수요 증가가 예상됩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나 화상회의와 같은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와 더불어 야외 활동 제약에 따른 온라인 교육 활성화, 동영상 콘텐츠 소비량의 증가는 서버 수요의 증가를 더욱 촉진할 것으로 보이네요. 증가하는 수요에 맞게 더욱 많은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해 낼 수 있도록 차세대 이동통신 인프라인 5G도 지난해부터 빠르게 상용화되고 있습니다. 4세대-롱텀에볼루션(4G-LTE) 환경에 비해 20~100배가량 빠른 속도와 대용량을 취급하는 5G가 보급될 경우 그만큼 많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할 수 있는 하드웨어의 구축을 유발하게 될 것입니다.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대표 기업들에는 분명 호재가 되겠죠.


임상국 위원 코로나19 확산과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으로 언택트 산업이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디지털에 익숙한 2030대를 중심으로 언택트 산업이 성장해 왔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사회 구성원 모두 언택트를 경험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거죠. 언택트로 부각되는 기업의 면면을 살펴보면 역설적으로 ‘컨택트(contact)’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만날 수 없는 만남이 더욱 특별하듯 온라인 교육, 화상회의, 온라인 쇼핑 등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기업을 중심으로 주가가 반응했죠. 대면 접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람들 간 연결수요가 충족됐다면 그다음으로는 원활한 비대면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입니다. 정부의 한국형 뉴딜 프로젝트에서 디지털 인프라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이 포함된 것도 같은 이유에서죠. 기존 언택트 관련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원활한 인프라 구축을 위한 5G, 클라우드, 보안 산업 등으로 시장의 관심이 확대될 것으로 보이네요.


임채우 위원 부동산 시장에도 언택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습니다. 사람과의 접촉을 꺼리면서 사이버 모델하우스가 등장하고 동영상을 통한 아파트 소개, 매물 홍보 등 온라인 마케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죠. 새로 짓는 아파트도 얼굴 인식을 통한 출입문 개폐나, 비접촉 승강기 도입, 공기정화 시스템 도입 등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주택 설계가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재택근무 확산으로 방 4개가 있는 아파트의 인기가 높아질 전망입니다. 기존에는 방 3개만 있어도 3~4인 가족이 거주하기에 충분했지만, 재택근무 확산, 학교나 학원의 온라인 수업 증가, 집에서의 영화 관람이나 운동 등으로 공간 확장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택 시장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올인룸(all in room: 집에서 일하고, 공부하고, 쉬고, 운동 등 모든 것을 해결)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그동안 인기가 낮았던 대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도 증가할 전망입니다.

임채우 위원
임채우 위원

그렇다면 하반기에 유망할 것으로 기대되는 투자처를 꼽아 주신다면.
임채우 위원 부동산은 분양가 상한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청약 시장이 가장 유망합니다. 당첨만 되면 수억 원대의 차익도 기대할 수 있죠. 문제는 청약가점제 시행으로 청약에서 당첨되기가 힘들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40대 중후반까지 기다리기보다는 대안으로 투자 가치를 내재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을 매입하는 방식을 추천합니다. 상대적으로 투자금액이 저렴하고 규제가 적은 재개발을 좀 더 추천하고 싶네요. 재개발은 실제 입주까지 장기간이 소요되지만, 긴 안목으로 투자하면 내 집 마련과 자산 증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상품이죠.


임상국 위원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된다는 가정하에 언택트 관련주와 인프라 투자 산업인 5G, 클라우드, 반도체 등 산업은 하반기에도 유망할 것이라 판단됩니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의료 수요와 개인위생과 관련해 헬스케어섹터도 지속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언택트 관련, 그리고 향후에도 성장성이 돋보이는 플랫폼, 게임 관련주도 유망해 보입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 네이버, 카카오, 엔씨소프트, 삼성바이오로직스, 아이티엠반도체, 비에이치, 티씨케이 등이 관심 종목입니다.


곽재혁 위원 5G 인프라 관련 IT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글로벌 IT산업 전반으로는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감소로 인해 TV나 개인용컴퓨터(PC), 노트북 같은 일반 가전들을 중심으로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5G 인프라 및 관련 산업은 플러스 성장이 기대되는데, KB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전년 대비 올해 서버는 6%, 무선이어폰은 92%, 5G용 폴더블폰은 614%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하는 국내 기업들의 주가 전망도 양호한데, 우선 사물인터넷의 보편화와 5G 상용화 이슈가 맞물리면서 데이터 수요도 빠르게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서버용 메모리반도체 수요는 여전히 견고할 것으로 보입니다. 5G용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도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됩니다. KB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총 예상 출하량은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에 따른 수요 감소와 생산 차질 등으로 전년 대비 17% 감소한 12억2000만 대입니다. 하지만 5G 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10배가량 증가한 2억 대로 전망하는데 제조업체들의 조기 시장 선점을 위해 통신사와 연계 마케팅을 강화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인터넷 플랫폼 및 콘텐츠 업종도 새로운 환경에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만큼 시장 전망이 양호합니다. 앞서 본 것처럼 전자상거래, 스트리밍 서비스, 온라인 교육 및 게임 콘텐츠 사업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되레 수요가 늘어난 만큼 성장성이 훼손되지 않았죠. 아마존, 넷플릭스, 블리자드 등 이들 업종의 대표 기업 중 상당수는 위기 환경에서도 양호한 현금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돼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반기를 넘어서 장기적으로는 금과 유가에 대한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울 도심의 신도시 계획 등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의 추가 대책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주택 시장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요.
임채우 위원 지난 5·6 부동산대책을 요약하자면 2022년까지 서울 도심에 7만 호를 공급하고, 기존에 공급 계획이 잡힌 수도권에 30만 가구를 조속히 공급하겠다는 것이죠. 30만 가구에는 3기 신도시 물량(17만3000호)이 포함돼 있는데 사업이 빠른 곳은 2021년 말부터 입주자 모집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특히 도심 7만 호 중 용산 정비창부지에 8000가구를 공급(2023년 말 사업승인)할 계획이어서 서울의 좋은 입지에 아파트를 원하는 수요를 일정 부분 충족해 줄 전망입니다. 그리고 공공재개발 방식을 도입해 공공임대주택을 최소 20% 이상 공급하는 조건으로 10년 걸리던 재개발 사업을 5년으로 단축하고, 용적율 상향 등 인센티브를 줄 예정입니다. 그동안 수요 억제 위주의 정책에서 벗어나 공급 물량도 늘리는 정책을 세밀하게 발표함으로써 내 집 마련 수요자의 심리적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노후 준비에 애로를 느끼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당부하고 싶은 조언이 있으시다면.
곽재혁 위원 그렇습니다. 최근 10년간 보여 왔던 금융시장의 일반적 흐름이 깨지면서 불확실성에 따른 가격 변동 리스크도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장 예측을 통한 마켓 타이밍 포착과 투자 쏠림이 잘못될 경우 자칫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을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때일수록 투자 원칙에 충실할 필요가 있는데 바로 정보를 맹신하고 시장 예측을 하는 성급함에서 벗어나서 자산 배분을 통한 철저한 포트폴리오 관리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임채우 위원 직장인의 평균 은퇴 연령이 50세 전후라고 합니다. 50세에 은퇴해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하는데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것은 힘든 상황입니다. 또한 저금리 시대 도래로 예금이자를 받아 생활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죠. 따라서 은퇴 전에 제2의 직업을 갖기 위한 준비를 하거나 안정적 월세가 나오는 소형 아파트, 도시형생활주택, 상가주택, 상가, 오피스텔 구입을 추천합니다. 투자금이 부족하다면 기존에 거주하던 아파트를 좀 더 저렴하고 평수가 작은 곳으로 옮겨서 생기는 여유자금으로 수익형 부동산을 매입해 안정적인 생활비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꼭 당부하고 싶은 부분은 창업을 희망한다면 사전에 충분히 조사를 하되 고정비가 적게 드는 부동산업이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스터디카페, 게스트하우스 등을 추천합니다. 우리나라의 자영업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 3년 이내에 폐업하는 비율이 아주 높기 때문이죠.


끝으로 자산관리 전문가로서 고액자산가 고객을 위한 투자팁이 주신다면.
임채우 위원 코로나19 위기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평소에 사고 싶었던 유망 지역의 좋은 물건들을 구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얘기죠. 주식, 부동산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평소에 공부를 해 두셨다가 적절한 시기에 빠르게 의사 결정을 내리는 투자 전략은 현재도 유효해 보입니다.


곽재혁 위원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도 당분간 어려움이 예상되는 정유, 항공, 내구소비재와 달리 5G 관련 국내외 IT 대표 기업들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들 주식의 경우 투자심리 불안에 따른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접근해 볼 수 있다는 얘기죠. 다만 최근 바닥을 확인한 후 이미 절반에 가까운 반등이 나타났고 통상 대폭락 후 수개월에서 1년 사이에 2차 조정이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분할 매수로 접근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IT기업 투자의 경우 해당 주식을 직접 투자할 수도 있지만 세금에 민감한 고소득자들의 경우 직접투자 시 매매차익에 대해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 대주주 산정 기준이 점차 빡빡해진다는 점이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라면 펀드를 통한 간접투자로 부담을 해소할 수 있어 국내 IT 대표 기업 주식 비중이 높은 펀드를 선별해 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입니다.

(왼쪽부터) 임상국, 임채우, 곽재혁 위원
(왼쪽부터) 임상국, 임채우, 곽재혁 위원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81호(2020년 0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