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이동찬 기자 | 사진 서범세·김기남 기자] 새해가 밝으면 이것저것 궁금해지는 게 당연지사. 사업이 더 번창할지, 직장 내에서 승진은 할 수 있을지, 결혼할 수 있을지 등 개인적인 바람부터 자식이 대학에 붙을지, 부모님의 건강은 안녕할지와 같은 가족에 대한 염려까지. 신년에는 모든 것을 묻고 싶다. 그래서 우리는 타로 카페를 향하거나 소문난 철학관을 찾아다닌다. 하지만 명쾌한 답을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새로운 한 해를, 멀리는 앞으로의 10년을, 조금 더 욕심을 내자면 인생을 점쳐 보는 게 허무맹랑한 일은 아닐까. 동서양을 막론하고 저명한 실력을 지닌 전문가들은 2020년과 미래와 운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들이 말하는 행운의 묘수는 무엇일까.
이상욱 타로마스터
“운명의 반이 정해졌다 해도 의지로 바꿔야”
타로에 대한 인식 개선에 많이 신경 쓰는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타로에 대해 카드를 골라 점을 친다고 가볍게 보는데, 사실 타로는 유럽에서 700년의 역사를 지닌 깊이 있는 분야입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지 20년 남짓밖에 되지 않아 아직은 신빙성이 없고 미신 같다는 편견이 있는 것 같아요. 타로에도 다른 분야처럼 클래스가 존재하는데도 사람들은 타로 전문가들을 모두 하위 리그의 선수처럼 생각하는 것도 안타까워요. 이러한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해 고아원에서 봉사도 하고 힐링 페어나 건강박람회 등에도 기부하고 참여하고 있습니다. 곧 타로와 관련된 책도 발행될 예정이에요. 타로 전문 서적이라기보다는 힐링 에세이 정도가 맞는 표현일 것 같네요. 인생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과 고민에 대한 솔루션, 힐링이 되는 이야기들로 꾸밀 거예요.”
2019년은 어떤 해였고, 2020년은 어떤 해가 될까요.
“개인적으로 2019년을 돌이켜보면 문화와 경제, 기술 등 모든 면에서 생활이 윤택해질 정도로 발전했는데, 정작 정신적인 부분들은 퇴보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2020년은 정신적인 힐링에 초점을 맞춘 산업들이 발전할 시기라 생각하고 또 그렇게 바라고 있어요. 한 사람의 정신이 그가 걸어가는 인생을 결정한다고 생각하거든요.”
타로를 얼마나 신뢰하시나요.
“제 스스로 타로를 100% 신뢰하지만,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에게는 참조만 하라고 말씀드려요. 오히려 타로가 좋지 않게 나오면, 현실적으로 말씀드리고 해결책을 같이 나누며 소통하려 합니다. 타로가 나쁘게 나왔다고 해서 불운이 닥치는 건 아니에요. 전 예언가가 아니니까요. 중요한 건, 타로든 뭐든 그 어떠한 것에도 흔들리지 않고 나 자신을 잃지 않는 거죠. 제가 생각하는 타로는 그 사람의 인생과 미래를 맞추는 게 아닙니다. 사람의 인생은 단언할 수 없는 거니까요. 오히려 힐링이자, 카운슬링이자, 솔루션이라고 말씀드려요.”
운명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한 사람의 운명은 노스트라다무스가 관 뚜껑을 열고 나와도 못 맞춘다고 생각해요. 인생은 기본적으로 모호해요. 흑과 백, 좋고 나쁨, 행운과 불운만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무지개 같은 것이죠. 빨간색도 있고, 노란색도 있고, 파란색도 있는 무지개처럼 인생은 여러 가지 단면들이 존재해요. 그 어떠한 것도 인생은 무엇이다, 앞으로 어떻게 될 거다, 이렇게 해야 행운이 찾아올 거다 단정 지을 순 없어요.”
행운을 깃들게 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사실 샤머니즘적인 성향들을 지양하려고 해요. 타로는 점이나 미신, 샤머니즘적인 것들과는 완전히 다른 분야거든요. 흔히 행운의 아이템이라고 생각하는 부적이라든가 목걸이, 크리스털 팔찌 등은 샤머니즘 산업의 굿즈들이라 생각해요. 그래도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뭔가를 지니고 싶어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상담이 끝나고 그 사람과 나눈 이야기들을 저만의 ‘솔루션 카드’에 적어 줘요. 지갑, 핸드폰케이스에 휴대하거나 침대 머리맡에 놓거나 혹은 액자 안에 끼울 수 있겠죠. 고민이 있거나, 화나거나 힘들 때 힘을 얻는다는 분들의 피드백을 들으면 보람을 느껴요.”
가장 기억에 남는 타로 상담이 있나요.
“3년 전, 건강박람회에서 재능기부로 타로를 본 적이 있어요. 한 70대 어르신이 오셔서 가족 걱정만 하시고는 자기 자신을 챙기시지 않는 거예요. 우리네 아버지, 할아버지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아서 스스로에 대해 궁금하신 건 없는지 넌지시 여쭸어요. ‘앞으로 건강히 내 가족을 지킬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에 저는 순간 당황했죠. 제 규칙 중 하나가 건강에 관련된 질문은 절대 상담하지 않는 거예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건강 상담을 해 드렸어요. 타로카드를 무엇을 고르셨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그것에 상관없이 앞으로 건강히 가족들을 잘 지키실 거라고, 다만 건강검진은 정기적으로 받으시고 건강관리 소홀히 하시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어요. 그러자 안도의 웃음을 지으시더라고요. 제 규칙을 어기긴 했지만 아직까지도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2020년을 잘 맞이하려면.
“앞으로의 미래가 운명의 반이 정해져 있으면 나머지 반은 자신이 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 때 타로나 사주를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이 변화하려는 행동이에요. 타로나 사주가 좋지 않게 나왔을 때, 물론 조심하면 좋지만 그렇다고 스스로가 불운에 빠졌거나 암울한 미래를 단정 짓는 건 옳지 않습니다. 명상이나 요가, 정신의학과 상담처럼 하나의 힐링이라 생각하시고 고민거리들을 마주해 보세요.”
2020년, 나의 직업과 금전운은?
머니 독자를 위해 준비했다. 정신을 집중하고, 아래 카드 중 하나를 고를 것. 아래에서 해당 번호의 카드에 대한 설명을 확인하시라.
2020년 힐링 솔루션
이규호 사주상담가
“결실의 경자년, 성실함이 빛을 발할 거예요”
유튜브 ‘이규호 사주tv’를 운영하고 계시죠.
“2013년부터 유튜브 사주 채널을 개설해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고 지금은 올린 영상이 1000개, 구독자가 5만 명이 넘습니다. 사주이론 영상뿐만 아니라 사연을 받아서 분석하는 영상, 유명인들의 사주 분석 영상 등 다양한 주제로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사주팔자는 어떻게 사람과 미래를 보는 방식인가요.
“사주(四柱)는 4개의 기둥이라는 뜻으로, 사람이 태어났을 때의 연월일시를 나타냅니다. 팔자(八字)는 4가지 요소에 각각 부여된 간지를 뜻합니다. 예를 들어, 2020년 1월 1일 자정에 태어난 사람은 기해(己亥)년, 병자(丙子)월, 계묘(癸卯)일, 임자(壬子)시라는 사주팔자를 갖게 됩니다. 천간지지 8개의 글자에 오묘한 법칙이 숨어 있으며, 음양오행설과 결부돼 그 사람의 이성운, 건강운, 재물운 등 많은 것들을 알 수 있죠. 또한 사람마다 시기에 따른 운이 있습니다. 10년 단위로 나눈 10년대운부터, 1년운, 월운, 하루 일수까지 특정한 기간의 주변 환경에 따른 운을 같이 분석해야 합니다. 사주팔자에서는 특히 궁합이 제일 잘 맞는데, 이는 다른 운이 개입할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굳이 남녀 간이 아니더라도 친구관계나 사장과 직원의 관계 등에도 궁합이 필요하죠.”
사주명리학적 관점에서 2019년은 어떤 해였나요.
“2019년을 기해년, 황금돼지해라고 했는데, 보통 돼지가 아니라 재물과 명예를 담고 있는 돼지이기 때문에 출산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부정적으로 본다면 기해가 천간의 토(土) 기운과 지지의 수(水) 기운이 서로 극하는 형상입니다. 정치인이 정치를 잘못해 국민들이 고통을 겪는 형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2019년 분기별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여러 가지로 국민들이 힘든 해였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면도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2020년은 어떤 해가 될까요.
“2020년을 경자(庚子)년이라 합니다. 천간에 경(庚)이 들어간 해는 매년 숫자 ‘0’이 들어가,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해라고 할 수 있죠. 이 경은 금(金) 기운에 해당하고, 대한민국은 목(木) 기운을 가진 나라입니다. 도끼로 나무를 찍듯이, 금은 목을 해하는 속성이 있어요. 역사적으로 보면, 1910년 경술년에는 경술국치를, 1950년 경인년에는 한국전쟁을, 1980년 경신년에는 5·18 민주화운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희망적인 부분도 있어요. 지지의 자(子)는 생명을 상징합니다. 겨우내 땅 속에 움츠렸던 씨앗이 봄에 발아하듯 새로운 생명이 잉태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AI)의 시대를 맞이해 과감한 투자로 미래를 대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또한 경자년은 부지런함, 활동력을 나타내는 ‘식신상관(食神傷官) 운’을 깔고 있습니다. 사주와 상관없이 다른 사람에 비해 부지런히 활동하는 사람들은 2020년에 빛을 볼 가능성이 높아요. 자수성가하는 사업가도 많이 나올 것입니다. 또한 관능도 상징하기 때문에 짝이 없는 남녀는 새로운 이성을 만날 가능성이 높죠.”
운명이라는 게 존재하나요.
“사주는 겉으로 볼 때는 운명론 같아 보이지만, 깊이 들어갈수록 스스로를 변하라고 계속 자극을 주는 변화의 학문입니다. 한 사람의 중요한 특징들을 정한 큰 틀이 있지만, 결과까지 정해져 있는 건 아니거든요. 똑같은 사주의 주인공도 사회적 결과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결국은 자신의 사주를 잘 이해하고, 특징에 맞게 행동하고, 직업을 찾고, 시기에 따른 운을 잘 이용하는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상담이 있다면.
“저는 사연을 받아서 사주를 분석한 내용을 동영상으로 녹화 제작해 보내 드립니다. 어떤 사람은 상담을 받고 형제들, 심지어 조카들까지 한 집안의 사주 분석과 작명을 모두 의뢰하기도 했어요. 한국에 왔다가 저를 꼭 만나보고 싶다고 해서 거주하는 호텔까지 찾아가서 상담해 준 한 일본 교포도 기억에 남고요. 사실 사주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요. 하지만 맞다, 틀리다를 떠나 상담 받는 분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설령 사주가 좋지 않더라도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 줘야죠. 그래서 저는 유튜브 영상마다 ‘여러분들의 장점을 찾아 주는 사주상담가 이규호입니다’라고 인사하고 있어요. 하지만 장점을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에요. 정말 사주가 너무 좋지 않아서, 근거를 찾아 장점을 찾아내기 힘든 경우도 있죠.”
2020년을 잘 맞이하려면.
“경자년의 자는 동물로 쥐를 상징합니다. 우리는 쥐를 징그러운 동물로 생각하지만 사주에서는 다산의 동물이자, 재물을 안겨 주는 길성으로 생각합니다.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꿋꿋하고 성실하게 일한다면, 당장 결과를 보진 못하더라도 몇 년이 지나 훌륭한 결실을 맺을 겁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6호(2020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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