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니의 비스포크 슈트를 통해 경험하다, VBC의 ‘6-플라이’
[한경 머니 = 김창규 프리랜서] 세계 최대, 최고(最古)의 울 패브릭 메이커 비탈레 바르베리스 까노니꼬. 그들이 발표한 최신 컬렉션 ‘6-플라이(6-Ply)’를 한국의 비스포크 슈트 메이커 반니를 통해 국내 최초로 선보인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최고급 이탤리언 울 패브릭 메이커들은 비엘라에 터를 잡고 있다. 그 이유는 그곳의 물이 섬유를 염색하기에 가장 적합하기 때문. 비탈레 바르베리스 까노니꼬(Vitale Barberis Canonico, 이하 VBC)는 1663년 창립해 현재까지 가족경영으로 이어져 내려온 비엘라의 대표 울 패브릭 메이커다. ‘비엘라를 대표한다’라는 말은 전혀 과장이 아니다. 왜냐하면 원단 생산의 A부터 Z까지 다른 회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모든 공정을 직접 시행하는 거의 유일한 메이커인 데다가 가장 오래됐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기 때문이다.1850년부터 VBC는 기계화된 설비를 추진했고, 1800년대 말에서 1900년대 초반에는 직조를 자동화했으며, 전기도 도입했다. 1936년 출생한 비탈레 바르베리스 까노니꼬는 1900년대 중반 VBC를 거대 기업으로 일궈 회사명을 현재와 같이 바꿨다. 현재 VBC는 창업자의 후손들이 경영한다. 비탈레 바르베리스 까노니꼬의 새로운 컬렉션, 6-플라이
VBC는 21미크론 원사를 사용해 만든 다양한 원단 컬렉션을 발표해 왔다. 겨울용인 커버트, 하절기용인 몬테카를로 재킷, 러스틱 트로피컬, 스프링 4-플라이 등이 그것. 이 원단들은 모두 극도로 강인하며, 쉽게 구겨지지 않고, 무거운 성질 덕택에 극장의 커튼처럼 쭉 늘어지는 드레이프를 지녀 전 세계의 신사들에게 사랑받아 왔다. 6-플라이는 이러한 특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21미크론 원사 6개를 꼬아 짠 원단이다.
이 원단은 다른 컬렉션에 비해 굉장히 많은 양의 양모로 만들기 때문에 두꺼운 한겨울 옷만큼이나 무게가 나간다. 하지만 하절기용으로 개발된 만큼 조명에 원단을 비추면 빛이 다 투과될 정도로 짜임이 성글고, 통기성이 뛰어나다. 여름 슈트 소재로 널리 쓰여 온 리넨 원단 역시 성근 조직과 뛰어난 통풍으로 유명하지만, 가벼운 무게로 인해 드레이프가 잘 잡히지 않고, 주름이 잘 생기는 단점을 갖고 있다. 6-플라이는 이러한 리넨의 단점을 보완해 우아한 드레이프와 강력한 구김 방지 기능을 갖고 있어 장시간 슈트를 착용해야 하는 비즈니스맨의 라이프스타일에 적격이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0호(2019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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