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정채희 기자| 사진 김기남 기자] 한때 ‘침대는 과학이다’라는 광고문구가 공전의 히트를 친 적이 있다.
많은 이들이 이 문구를 듣고 나서야 침대의 중요성을 깨달았을 정도다. 침대만큼이나 많은 시간을 앉아 있게 되는 자리에서는 어떨까. 장시간 데스크 업무와 스마트폰 사용으로 요통에 시달리고 있다면 이제 ‘쿠션’을 점검할 때다. “오래 앉아 있을 때 편하세요?”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현대인은 하루 중 자는 시간만큼 오랜 시간을 앉아 생활한다. 좋은 잠이 좋은 컨디션을 유지시켜주듯이 앉아 있는 시간이 편해야 좋은 하루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어떤가.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사람, 자라처럼 목이 쭉 나온 사람, 구부정한 허리를 연신 두들기는 사람 등. 둘러볼 필요도 없이, 지금 내가 앉은 자세부터가 엉터리일 터다.
오랜 시간 앉아 있을 때 체중으로 인한 압력이 잘 처리되지 않으면, 엉덩이와 허리는 심각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통증은 곧 자세를 바꾸란 신호를 보내게 되고, 자세를 바꾸면 집중력은 흩어지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바른 자세로 오랜 시간을 앉아 있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여기 당신이 앉는 자리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있다. 일본 프리미엄 쿠션 브랜드 ‘엑스젤’을 고안한 오가와 카나메 카지코퍼레이션 대표다.
엑스젤은 부드러운 젤 소재로 신체에 맞게 변형되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 우레탄 폼보다 10배 더 뛰어난 충격 흡수 효과를 지닌 것으로 알려져 ‘쿠션계의 템퍼’로 불린다.
오가와 대표는 “앉는 자세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은 사실 쿠션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개선되는 경우가 많다”며 쿠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최근 부산 신세계 센텀시티점과 서울 신세계 강남점에 팝업 매장을 열고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한 오가와 대표를 만났다. -반갑습니다. 카지코퍼레이션은 어떤 회사입니까.
“카지코퍼레이션(이하 카지)은 1969년 봉제업으로 시작해 스포츠 슈즈의 제조 공장으로 성장한 일본의 강소기업입니다. 그러나 점차 봉제업계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서 카지는 새롭고도 경쟁력을 갖춘 아이템을 찾아야 하는 사명을 안게 됐습니다.
그 무렵 우리 사회는 급속한 고령화사회 진입으로 심각한 문제들이 대두되고 있는 때였습니다. 고령에 의한 다양한 신체 변화나 후유증 등에 의해 일상 속 앉는 생활과 수면에서 고통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었습니다. 카지는 나날이 심각해지는 이 문제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지금까지 없던 배합률의 소재, 엑스젤의 원형이었습니다. 본래 신발 제조를 통해 다양한 소재를 취급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체 움직임에 부합하는 신소재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1995년 고체와 액체,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가진 ‘엑스젤’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수많은 아이템 중 ‘쿠션’에 주목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처음에는 유명 의료기관인 요코하마 재활센터와 협력해 휠체어, 재활용 쿠션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휠체어에 앉아 있는 분들이야말로 이 제품에 환영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다가 의료복지 분야에서 얻은 노하우를 기반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야를 확장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인생의 약 3분의 1이 수면시간이라고 한다면, 사람은 나머지 3분의 2 시간에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하루 중 자는 시간만큼 오랜 시간을 앉아 있습니다. 장시간 컴퓨터·데스크 업무와 운전 등 현대인에게 앉는 것은 하루의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 행동입니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 등으로 나쁜 자세로 앉아 있는 시간도 잦습니다.
이러한 현대인 특유의 앉는 자세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은 사실 쿠션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개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엑스젤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해 일상의 질과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앉는 시간을 쾌적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보다 풍요롭게 변할 수 있습니다.”
-엑스젤은 무엇이 다릅니까.
“엑스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앉는 즐거움’은 앉았을 때 엉덩이에 가해지는 압력을 분산해 골반 각도와 척추 커브를 올바르게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카지는 ‘앉다’라는 행위 자체에 대해 수많은 노력과 연구를 기울였습니다.
일상 속의 좌식생활을 위한 연구인데요. 첫째로 소재에 대해서 말하자면, 템퍼와 같은 침구에 대부분 사용되는 소재는 발포 우레탄입니다. 반면 엑스젤은 비발포(非発砲) 젤 소재를 사용합니다. 이 젤의 이점은 두께가 얇아도 쿠션감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골프공을 1m 높이에서 떨어뜨렸을 때 우레탄폼이 약 50% 높이까지 튀어 오르는 반면 엑스젤은 거의 튀어 오름 현상 없이 충격을 흡수했습니다. 일반 우레탄폼보다 10배 이상의 충격흡수력을 발휘한 것입니다.
또 엑스젤은 뛰어난 부드러운 질감을 자랑하면서도 액체가 아니기 때문에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액체와 고체의 중간 특성을 가진 소재가 발휘하는, 신체를 유동적으로 지지하는 기능이 엑스젤만이 가진 독특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재의 특징으로 앉을 때 생기는 ‘충격’과 ‘압력’, 그리고 ‘틀어짐’의 문제를 모두 해결합니다.”
-어떻게 앉아야 가장 효율적으로 엑스젤을 이용할 수 있습니까.
“먼저 처음 엑스젤 쿠션에 앉으면 엉덩이를 좌우로 움직이거나 비트는 동작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엑스젤이 엉덩이에 딱 맞게 변형된 감각을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엑스젤의 효과를 직접 느껴봄으로써 앉는다는 것 자체에 아픔이나 불편이 아닌 편안함이 생길 것입니다.
인간은 장시간 앉으면 반드시 자세가 무너지거나 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같은 자세로 계속 앉는다는 것은 상당한 고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엑스젤 쿠션을 처음 사용한다는 것은 앉는 자세를 바르게 개선시킬 기회입니다.
우선 골반을 바로 세우고 바른 자세를 의식하며 앉아주십시오. 엑스젤 쿠션에 앉아 있으면 처음 앉은 바른 자세로 불편함 없이 길게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올해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했는데, 목표는 무엇입니까.
“사실 카지코퍼레이션이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0년 전 의료용·휠체어용 쿠션으로 한국에 진출하고자 했지만, 당시에는 한국과 일본의 건강보험 제도가 달라 쉽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백화점 채널을 중심으로 일반소비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선 엑스젤이 가지고 있는, 다른 쿠션에서 볼 수 없는 가치를 조금이라도 많은 분들이 알아주실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현재 많은 한국인들이 관광차 일본을 방문하고 있으며, 직영점에서도 엑스젤 상품에 상당한 만족을 표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목표는 쿠션 전문 브랜드로서 많은 현대인들의 앉는 불편함과 고통에서 해결책을 제시하고 생활의 질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오가와 카나메 대표는…
1971년생으로, 일본 교토대 경제학과를 나와 1994년 브릿지스톤에 입사했다. 아버지 오가와 구니오 카지코퍼레이션 회장의 가업을 이어받아 2012년에 입사해 기업 간 거래(B2B) 기업에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로 사업을 확장하며 연매출 1300억 원을 기록하는 데 공을 세웠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9호(2019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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