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명수 리얼앤택스 대표,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왼쪽부터 이명수 리얼앤택스 대표,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
SPECIAL
하반기 부동산 긴급 좌담

[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 사진 이승재 기자]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이후 주춤하던 서울 집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서울 강남 재건축을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집값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반면 잠시 관망세가 이어진 후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계단식 하락론’도 만만찮다. 국토교통부는 “주택 가격 하강기에는 급매물이 빠지면 일정 기간 관망세가 우세하다가 다시 떨어지는 계단식 하락 양상이 나타나는데, 현재 시장이 그 계단의 평평한 부분에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과연 변곡점에 선 집값이 어디로 향할까. 이에 한경 머니는 전문가 4인 좌담을 통해 2019년 하반기 부동산 시장의 주요 이슈와 대응 방안을 살펴본다.

2019년 6월 이후 집값 반등할까, 하락할까

최근 서울 아파트를 중심으로 ‘반등’이냐, ‘계단식 하락’이냐 전망이 엇갈립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이하 권 교수):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지난해 겨울부터 거의 거래가 끊기다시피 했습니다. 최근 반등 얘기가 있지만, 일시적 현상이라고 봅니다. 부동산 성수기인 이사철 영향으로 중대형 평수의 거래가 늘거나 화폐 개혁 발언 등으로 일시적 보합세가 나타나면서 시장이 반등하는 것으로 착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에도 대출 규제가 지속되는 한 가격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이하 고 원장): 집값이 하락 국면에 있지만, 그렇다고 급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인구와 소득이 아직 증가하고 있고, 돈이 마땅히 갈 곳이 없습니다. 그런 가운데 ‘똘똘한 한 채’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어요. 조정기를 거쳐 다시 오를 때는 강남이 먼저 오르고, 더 많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등이 복합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 토지보상금도 많이 풀릴 예정이고, 글로벌 유동성도 넘칩니다. 결국 부동산 경기의 전체 흐름은 꺾이고 있음에도, 돈의 힘으로 규제 정책의 효과를 완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이하 이 센터장): 서울 은마아파트 등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바닥론이 나왔습니다. 하지만 전체 주택 거래량이 적은 상태에서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3기 신도시 발표 등 정부의 주택 시장 안정화 의지가 강한 만큼 집값의 상승 여력은 제한적으로 보입니다. 특히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 지방은 일부 분양 시장을 제외하고 전망이 밝지 않습니다. 다만 한남더힐, 갤러리아포레 같은 수십억 원의 초고가 주택 시장은 다르게 해석해야 합니다. 자산가들은 대출 없이 초고가 주택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강남 자산가들 10명 중 7명은 왜 주택 매도 대신 증여를 할까요.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떨어지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겁니다. 저는 강남 지역의 분양 성적이 향후 집값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3㎡당 5000만 원에 육박하는 방배 그랑자이나 래미안라클래시 등 강남 분양 시장의 흥행 성적(실제 계약률)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고분양가의 강남 아파트 계약률이 좋으면 앞으로도 강남 집값은 떨어지기 어렵고,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겁니다.

이명수 리얼앤택스 대표(이하 이 대표): 강남은 하방경직성이 높고, 비강남권은 적어도 이번 정부에서는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1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현금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산가들의 시장과는 달리, 대출에 묶이는 비강남권의 흐름은 차별화될 겁니다. 지방도 어려운 시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은 집을 살 때인가요, 팔 때인가요.

이 센터장: 연말까지는 시장 추이를 지켜보는 편이 좋겠습니다. 자산이 많다면 조정을 겪더라도 장기 투자 측면에서 사면 됩니다. 자산가들이 관심이 많은 재건축 아파트는 여름이라도 가격 조정이 오면 사는 거죠. 하지만 일반인들은 전 재산을 거는 투자일 수 있는데 신중해야 합니다. 시장의 방향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큰 금액을 걸기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재건축 아파트가 아니라 구축 아파트라면 연말까지는 관망하는 게 현명해 보입니다. 다만 ‘바닥’은 누구든 알 수 없으니, 주택 구매 계획이 있다면 가격에 대한 나름의 기준점을 갖고 시장을 관찰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컨대 최고가가 10억 원인 아파트가 8억5000만 원이나 9억 원이면 구입하겠다는 식으로, 관심 대상 2~3곳을 살펴보는 것이죠. 요즘 경기가 어렵잖아요. 급매물은 종종 나올 수 있습니다. 미리 살펴보고 준비해 둬야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 대표: 주택 구입은 신중해야 합니다. 다주택자라면 정리할 대상은 정리해야 하는 때이죠. 양도세가 무겁다고 하지만, 보유세를 매년 내면서 계속 다주택을 유지할 경우의 기대수익률을 따져봐야 합니다. 나중에 사망했을 때 상속세까지 따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증여를 한다고 해도 재건축이 아닌 일반 아파트는 과표가 낮아지는 효과가 미미합니다. 다주택 중 양도차익이 적은 순으로 매도할 것은 매도하는 자산 리모델링을 고민해볼 시기입니다.

이 센터장: 저는 이견이 있는데, 다주택자도 집을 팔고 싶어 해요. 하지만 양도차익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세금을 내고 팔기는 어렵습니다.

고 원장: 현재 주택 시장의 방향은 매도를 통한 ‘다운사이징’이 맞다고 봅니다. 정부가 규제 정책을 완화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6억 원 이하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라면 지금이라도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부동산 경기 변동을 보면 2013년에 바닥을 찍고, 2018년 고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최소 2~3년은 횡보 내지는 하향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각각 상황에 따른 전략을 펴야 합니다.
우선 무주택자는 1년 정도는 주택 관련 지표의 바닥을 확인하고 내 집 마련에 나서면 좋겠습니다. 지난 5년 동안의 장기 상승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뒤늦게 집을 사면서 자산 증식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국내 경기는 둔화되고 있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도 강화됐으며, 주택 공급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서두를 필요가 없습니다. 다만 역발상으로 신규 분양은 정부가 간접 규제를 할 때 적극 공략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1주택자라면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거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권 교수: 향후 정부가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시기가 온다면 그때가 매수 타이밍일 겁니다. 서울은 수요와 공급보다는 정책 변수에 크게 영향 받고 있습니다.

부동산 대책, 효과와 한계는


주춤하던 집값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가 3기 신도시를 추가로 발표했습니다. 경기 고양 창릉과 부천 대장 등 2곳이 추가로 확정됐는데, 3기 신도시 지정의 효과와 한계는 어떻게 보나요.

이 센터장: 총 30만 가구의 신규 공급 중 서울 시내 물량은 4만 가구에 불과합니다. 이번 3차 발표에서도 전체 11만 가구 중 서울은 1만 가구 수준입니다. 3기 신도시 발표는 강남 등 핵심 지역에 대한 희소성을 오히려 돋보이게 했습니다. 서울 집값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정부가 3기 신도시 계획을 예정보다 1개월가량 빨리 발표한 것으로 보이는데, 서울 집값의 안정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신도시가 개발되면 서울 주변부 수요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기대됩니다. 서울의 비싼 집값이 부담스러운 실수요자들에게 불안해하지 말고 전세를 살아도 좋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봅니다.

이 대표: 이번에 추가로 발표된 3기 신도시의 입지를 보면 고양 창릉의 입지가 우수하게 보입니다. 문제는 인근에 국립공원 등이 있어 도로 확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교통 대책을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해도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데다, 자가용 통행에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고양 창릉이 개발되면 고양 삼송이나 화정 등 인근 지역의 주택 가격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서부권의 장기적인 침체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됩니다.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등의 신도시도 서울 주요 일자리 밀집 지역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무주택자들이 주택 구입을 미루며 기다릴 만한 입지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3기 신도시 가운데는 과천의 경우만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정부 2년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한다면. 대책의 개선점이나 추가 대책은.

권 교수: 문재인 정부는 취임 이후 줄곧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내놨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약 8억 원으로 문 정부 출범 당시인 2017년 5월 5억7028만 원과 비교하면 2억3000만 원(40%) 올랐습니다. 서울과 수도권, 지방의 양극화가 오히려 심화됐어요. 규제 정책만으로는 실패한 셈입니다. 현재 정부는 공급과 규제의 이원화(two-track) 전략을 펴고 있습니다.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하지만 시의적절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강력한 규제 정책은 심각한 거래절벽을 부르고 있습니다. 이제 다주택자들이 집을 내놓을 수 있도록 출구를 열어주는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서울 주택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정비 사업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같은 대대적인 공급 대책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이 대표: 서울 집값을 안정화하려면 서울에 신규 주택을 공급하거나 기존 주택 매물을 나오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강남 집값을 잡겠다면서 신도시만 지정해서 경기 지역 집값을 떨어뜨리는 형국입니다. 서울에 주택을 공급하는 방법은 재개발·재건축인데 그것을 막은 것이 아쉽습니다. 기존의 매물을 나오게 하려면 보유세를 올렸으면 양도세를 낮추든가 해야 하는데, 기존 매물도 나오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규제 정책으로는 중장기적으로 다시 집값 불안을 초래할 ‘화약’을 쌓는 것과 같습니다. 다만 정부가 집값 안정화의 정책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높게 평가합니다. 시장의 혼선은 줄였다고 봅니다.

이 센터장: 현재의 부동산 시장은 왜곡된 상태입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으로 집을 사기도, 팔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자유롭게 사고파는 기능이 마비된 시장이 정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만일 부동산 시장이 다시 들썩인다고 하면 모든 지역에서 분양가 상한제나 주택 거래 신고제 등 추가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봅니다. 그러면 시장의 심리는 더 얼어붙을 것입니다. 지금 정부는 집값 안정화에 대한 의지가 단호합니다.

고 원장: 6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부과됩니다. 이미 정부의 규제와 세금 정책이 나올 것은 다 나왔고, 이에 시장이 적응했다고 판단하는 것은 오산일 수 있습니다. 주택소유자들이 실제 세금고지서를 받아봐야 얼마나 뜨거운지 체감할 것입니다. 6월 이후 세금 회피 매물, ‘실망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올해 부동산 시장은 ‘상고하저(上高下低)’로 예상합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대출 규제 등이 완화될 것이라는 일부의 기대가 있는데 실현되기 어려워요.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2017년 집값을 가격 목표로 여러 번 제시했습니다. 문 정부의 성향으로 볼 때 전월세 상한제, 주택임대사업 등록 의무화, 토지 거래 허가제, 주택 거래 허가제 등 다양한 대책이 추가로 나올 수 있고 이미 준비돼 있다고 봅니다.
6월 이후 서울 집값, 반등 vs 하락…전문가 전망은

하반기 부동산 투자 전략은


“강남이 좋습니까”라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발언이 화제가 됐습니다. 입지의 가치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데, 향후 가치가 높아질 지역은 어디인가요.

고 원장: 미래 유망 지역은 바꿔 말하면 ‘성장 지역’입니다. 인구, 소득, 인프라, 국토 계획 등이 집중되는 곳입니다. 서울에서는 어디일까요. 강남과 4대문 안입니다. 인구가 증가하는 2030년 정도까지 지속적으로 변화가 많을 곳입니다. 특히 미래 변화가 큰 곳으로는 강남보다 강북을 주목합니다. 강북의 청량리, 신안선이 지나가는 독산 지역 등에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교통 열세 지역에서 우세 지역으로 바뀌는 곳, 그동안 서울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상봉·망우 지역도 전망이 밝습니다. 성남, 광명 등 서울 진입의 ‘관문’ 지역도 주목해야 합니다. 강남 내에서도 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보이는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효과 등으로 삼성동과 잠실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권 교수: 서울에서는 강남이 ‘절대적 입지’입니다. 또한 새로운 환경으로 바뀌는 곳이 미래 가치가 있는 지역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3기 신도시 가운데 가장 유망한 곳은 과천입니다. 강남 접근성이 좋고, 개발로 인한 변화가 기대됩니다.

이 대표: 미래 유망 지역을 현재 가격 대비 상승 여력을 높은 지역의 관점으로 본다면, 서울 관악구를 추천합니다. 서울대 근처를 중심으로 기존 대중교통 연계가 원활하지 않으면서 입지에 비해 가격이 낮게 형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여의도로 이어지는 경전철이 들어오게 됩니다. 강남과 여의도 출퇴근이 20분 안에 가능한 지역으로 저평가돼 있다고 봅니다.

이 센터장: 마포나 옥수, 요즘 금석이라고 불리는 흑석동 등의 공통점은 오래된 단독이나 노후 아파트들이 새 아파트 입주를 계기로 지역 자체가 탈바꿈한 곳입니다. 현재 비싼 지역 지역보다 노후 지역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식으로 비유하면 비상장된 가치주입니다. 신림1구역과 2구역은 그런 관점에서 유망해 보입니다. 교통 불모지였다가 경전철이 확정됐습니다. 여의도 접근성이 좋아집니다. 부동산은 주식시장과 달리 장기적으로 접근하면 리스크가 적습니다. 당장 비싼 지역의 신축만 고집하기보다 가용 한도 내에서 미래 성장 지역을 선점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보입니다.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서 주시해야 할 변수는 무엇인가요.

고 원장: 올 하반기 부동산 정책의 변화는 크게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신 실물 경기를 주목해야 합니다. 지난해보다 올해는 경기가 매우 얼어붙고 있습니다. 올 1분기(1~3월)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인 –0.34%를 기록했습니다. 역성장은 예사롭지 않습니다. 소득과 부동산 추이는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우리 경제가 내리막길로 가고 있는데 이를 간과하면 안 됩니다.

금리 추이도 중요합니다. 연초만 해도 대출 규제와 함께 금리 인상이 부동산 시장의 악재로 꼽혔는데, 하반기는 오히려 내려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금리가 내려 유동성이 늘어나면 과연 이 돈이 어디로 흘러갈까요. 규제가 많은 주택 시장보다는 수익형 부동산이나 토지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급 상황도 눈여겨봐야 할 점입니다. 재건축 규제로 공급이 계속 막히게 되면 2021년 이후에는 전세 시장이 다시 불안정해질 수 있고, 이는 다시 집값 상승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센터장: 일각에서 현재 상황을 외환위기 때와 비교할 정도로 경기 침체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미·중 무역전쟁이나 북미 관계 리스크도 상당합니다. 주식시장과 환율 모두 예사롭지 않습니다. 하반기에도 경기가 개선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부동산 시장도 국내외 경제 상황에서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권 교수: 올해 공공주택지구 등에서 22조 원과 도시공원 토지보상비로 2조 원 등 총 24조 원에 달하는 토지보상금이 풀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에 향후 2~3년 이내에 3기 신도시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에 따른 토지 보상도 이뤄질 예정입니다. 이 막대한 자금이 향후 부동산 시장의 흐름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현금 보상보다 채권 등의 보상 방안을 다양하게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반기 아파트를 제외한 다른 부동산 시장의 흐름은 어떨까요. 주목할 만한 대상은.
권 교수: 토지보상비는 인근 지역으로 다시 흘러 들어가는 속성이 있습니다. 3기 신도시나 신규 도로가 나는 곳, GTX 거점 지역 인근의 토지 시장이 들썩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택 시장 규제로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선 역세권이나 공단 등 일자리가 있는 지역의 원룸이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 청년주택, 도시형생활주택 보급이 늘고 있지만, 주차장 문제 등에서 원룸이 선호될 수 있습니다.

이 센터장: 주택 시장을 규제하면 풍선 효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는 법인데, 지금은 빌딩이나 상가 등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이나 강남 등 유명 상권에서도 공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공실은 많아지는데 저금리다 보니 건물주들이 매매가는 내리지 않고, 비워 두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수익형 부동산도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시기입니다.

이 대표: 실제 상가들의 공실률이 높아졌는데 역발상 접근도 가능합니다. 마곡이나 위례 같은 입지가 좋고 장기적으로 인구와 인프라가 늘어나고 개선될 지역의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저가 매수의 기회도 될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9호(2019년 06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