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머니=김남규 <아는 동화 모르는 이야기> 저자 I 일러스트 민아원] 나는 얼마나 온전히 ‘나’의 사고로 생각할까. 다른 이의 이야기에, 현재 나의 위치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휘둘리지 않고, 얼마나 나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관철시키고 있는 걸까. 하고 싶은 말도 못하는 벙어리들을 위한 오늘의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이다.
[Tale] 부끄러움을 숨기기 위한 거짓말, 벌거벗은 임금님
“옛날에 옷 입기를 아주 좋아하는 왕이 살고 있었다. 그 소문을 듣고 사기꾼 두 사람이 왕을 찾아왔다.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옷이 나쁜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 옷이라고 소개했다.

왕은 그들에게 많은 돈을 주면서 옷을 만들라고 시켰다. 하루는 옷이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 궁금한 왕이 신하들에게 옷을 보고 오라고 했다.

그런데 옷을 보러 간 신하들 눈에는 어떤 옷도 보이지 않았다. 결국 신하들은 나쁜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 멋진 옷이라고 왕에게 거짓말을 했다.

그로부터 며칠이 흐른 뒤, 사기꾼들은 마치 옷이 있는 듯이 왕에게 옷을 가지고 왔다. 신하들 눈에는 보인다는 옷이 자신에게 보이지 않자, 왕 역시 보이는 척하는데….”

세상에는 참 많은 종류의 거짓말들이 있지만, 그중 대부분이 한번쯤은 해봤을 거짓말이 있습니다. 바로 부끄러움을 숨기기 위한 거짓말이죠.
[Tale] 부끄러움을 숨기기 위한 거짓말, 벌거벗은 임금님
이 이야기는 모두가 아시다시피 임금님의 옷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모두 자신들의 치부를 들키지 않기 위해 옷이 보이는 척 연기하는 결말로 이어집니다. 하지만 아주 어리고 맹랑한 꼬마 하나가 큰소리로 외치죠.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말이에요.

이야기 속에서는 많은 이들이 그 아이의 말에 부끄러워하지만 현실에서는 반대입니다. 거짓을 이야기하는 자들이 진실을 이야기하는 자들을 비웃고 부끄럽게 만듭니다.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지 못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을, 경험하지 못한 것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드러내는 사람을, 우리는 알게 모르게 등한시합니다. 반대로 가진 척하는 이들을 부러워하고, 아는 척하는 이들을 존경하기도 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남들과 똑같은 대답을 하도록 길들여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정답은 내 안에 있는데, 오답을 이야기하도록 훈련받고 있을지도 몰라요.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해보세요. 내가 들은 것들을 옮기는 것 말고, 내가 배운 것들을 따라하지 말고, 그냥 나의 생각들은 어떤지 내면을 잘 살펴보세요. 어쩌면 그것이 가장 정답에 가까운 답일지도 모릅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7호(2019년 04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