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숨 그리고 숲
[한경 머니=한용섭 편집장]유럽 곳곳을 휩쓴 진도 6.7의 지진으로 인해 먼지폭풍이 땅속에서부터 올라와 5층 이하는 모두 먼지 속에 잠겨 버린 프랑스 파리(영화 <인 더 더스트>), 미세먼지 농도가 최악의 수준에 달해 집 밖으로 외출할 때는 방독면이 필수이고 지하철은 20년 전에 운행이 중단된 2053년의 서울(웹 드라마 <고래먼지>).

과거에는 생각이나 해봤을까요. 숨을 쉬기도 버거운 ‘먼지의 세상’을 말이죠.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환경부의 미세먼지 경보 문자메시지가 일상이 돼 버린 최근에는 이 같은 영화나 드라마가 먼 세상의 이야기로 들리지는 않습니다.

결국 사람으로서 산다는 것은 숨을 쉬는 것일 텐데 그동안 자연의 소중함을 얼마나 가볍게 여겨 왔는지 후회가 드네요. 박찬열 국립산림과학원 도시숲연구센터 박사에 따르면 도시숲은 대기 정화, 기후 완화, 소음 감소 등 도시가 가진 난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뒤늦은 감은 있지만 올해 정부에서는 사업비 2500억 원을 들여 도시숲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하네요. 바람길숲 조성으로 대기 순환을 유도해 도시 외곽의 맑은 공기를 도심으로 끌어들이고, 도시 내부의 오염된 공기와 뜨거운 공기를 외곽으로 배출하겠다는 구상이죠.

특히 숲은 현대인의 가장 무서운 적인 스트레스 해소에도 최적의 장소로 꼽힌다고 합니다. 신원섭 충북대 산림학과 교수는 한경 머니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레스는 얼마나 빠르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인데 정답은 숲뿐이다”며 ‘숲과의 교류’를 강조했습니다. 실제 15분간 숲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농도가 15.8% 낮아지고, 혈압도 2.1% 낮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하니 그저 신기할 뿐입니다.

김훈 작가의 에세이 <자전거여행>에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숲’의 피읖 받침은 외향성이고, ‘숨’의 미음 받침은 내향성이다. 그래서 숲은 우거져서 펼쳐지고 숨은 몸 안으로 스미는데 숨이 숲을 빨아 당길 때 나무의 숨과 사람의 숨은 포개진다. 몸속이 숲이고 숲이 숨인 것이어서 ‘숲’과 ‘숨’은 동일한 발생 근거를 갖는다는 나의 몽상은 어학적으로는 어떨지는 몰라도 인체생리학적으로는 과히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에 한경 머니는 미세먼지가 일상이 돼 버린 삶에 3월호 빅 스토리 ‘숲 라이프를 꿈꾸다’를 제시해봤습니다. 미세먼지 트라우마로 삶의 질 하락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심 속 숲과의 삶을 제안하고, 숲의 경제학과 숲세권 부동산의 가치, 숲의 치유 효과와 힐링 숲 명소 등을 소개합니다.

또 스페셜 ‘立春開花, 꽃길 순례’에서는 머니가 엄선한 전국 꽃 축제를 소개하고, ‘2019 가족 사랑 보험’에서는 유병장수 시대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걱정 없이 살아갈 수 있도록 알짜배기 ‘보험테크’를 귀띔해 드립니다. 한 번 깊게 숨을 들이 쉬어 봄의 향기를 제대로 맡아보세요. 봄은 단지 일상의 풍경으로 오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느껴지는 것일 테니까요.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6호(2019년 03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