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픈 거는 매한가지죠. 중년은 스스로 강해져야 하는 세대입니다. 아니면 그렇게 믿고들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족과 회사, 그리고 자신의 자리를 힘겹게 지켜내고 있는 중년들은 말 못할 마음의 병으로 아파하고 있습니다. 단지 소리 내어 울지 않을 뿐이죠.
실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였던 당시 국민의당(현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아 지난해 10월 14일 공개한 ‘최근 5년간 공황장애, 조울증, 불안장애, 우울증 환자 수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공황장애와 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40대가 가장 많았고, 불안장애와 우울증 환자는 50대가 가장 많았습니다. 2016년 기준으로 40대 공황장애 환자는 전체 환자 13만 명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3만3540명이었고, 50대 불안장애 환자는 전체 61만 명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12만7442명에 달했습니다.
이처럼 중년들은 스스로에 대한 위로와 치유에 다소 박한 편입니다. 주로 후배와 자녀 세대의 고민을 들어주어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에 쌓여 있습니다. 그렇다고 선배와 부모 세대에게 쉽게 마음속 고민을 털어놓지도 못합니다. 인생의 경험이 조금 더 붙었다고 해서 상처 낫는 속도까지 빨라지지는 않았을 텐데 말이죠.
이러한 연유 때문일까요. 최근 출판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에도 불구하고 ‘힐링 에세이’의 판매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지난 11월 15일 인터넷서점 인터파크가 집계한 도서 판매 자료에 따르면 11월 5일까지 도서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에세이 분야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1%나 늘었다고 합니다.
에세이 분야에서도 특히, 독자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힐링 에세이’가 주도를 했는데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알에이치코리아), <마음 정리 수업>(한국경제신문), <어떡하죠 마흔입니다>(와이즈배리) 등 ‘마음 위로’를 키워드로 하는 책들이 전체 에세이 중 62.3%를 차지했다고 하네요.
누구나 한 번의 인생을 살 수밖에 없기에 아무리 나이가 들었다고 해도 그 순간 자체는 늘 새로운 도전의 시간일 겁니다. 취업과 결혼, 육아와 자녀 교육, 성년 자녀의 결혼과 분가, 승진과 성공, 노후 대비에 이르는 인생의 실험대를 묵묵히 걸어가는 당신에게 위로와 치유가 필요한 이유기도 하죠.
2018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호 빅 스토리 ‘당신을 위한 위로와 치유’는 수많은 중년들을 위한 박수입니다. ‘아프니까 중년’인 당신을 위해 “이제는 당신 스스로를 안아줄 때가 됐다”고 말을 거는 겁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3호(2018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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