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율촌이 굴지의 국내 대기업 조세 사건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잇달아 올리며
조세그룹 최강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법원 재판 과정에서 날카로운 세법 논리로 리딩 케이스를 만들며 반전을 이뤄내는 이른바 ‘역전의 명수’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율촌, 조세 소송의 역사를 쓰다
(왼쪽부터) 강석훈 변호사, 김동수 변호사, 조윤희 변호사, 송상우 회계사, 조정철 변호사, 정경석 세무사, 장재형 세무사.

[한경 머니 = 공인호 기자 | 사진 서범세 기자] 법무법인 율촌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조세 사건의 리딩 케이스(leading case)를 이끈 주요 사례로는 지난 2015년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 사건과 2016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의 선로 유지보수 계약 건이 꼽힌다. 단말기 보조금 사건은 이동통신사업자인 KT가 “고객에게 지급한 휴대전화 단말기 보조금은 부가가치세 과세대상이 아니다”라며 국세청을 상대로 제기한 1140억 원대의 환급금 지급청구 소송이다. 당시 대법원은 휴대전화 보조금을 부가세 과세대상으로 판단한 고등법원의 판단을 뒤집고 KT의 손을 들어줬다.

또 이듬해 진행된 한국철도시설공단 계약 건의 경우 철도의 유지보수 비용을 매출에서 공제해야 하는지를 두고 벌어진 2440억 원대의 대규모 세금 소송으로, 당시 공단 측을 대리한 율촌이 해당 사건을 승소로 이끌며 부가세 분야에서도 강자임을 재확인시켰다. 특히 지난해 ‘착한 기부’에 대한 증여세 부과로 논란이 됐던 구원장학재단의 140억 원대 증여세 소송에서 무료 변론을 통해 대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해당 사건은 선의의 기부자가 장학재단에 시가 218억 원 상당의 주식 기부에 대해 가산세 포함, 140억 원의 증여세를 부과한 사안으로 사회적으로도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당시 사건을 이끌었던 소순무·전영준·이세빈 변호사는 관련 공로를 인정받아 ‘2018 대한민국 법무대상’에서 ‘송무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기도 했다.

사실 율촌이 국내 조세 소송 분야의 최강자로 불리는 이유는 따로 있다. 다른 대리인이 하급심에서 패소한 사건의 대법원 3심 재판에 마지막 ‘구원투수’로 등판해 역전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현대중공업의 1000억 원대 법인세 소송과 직전 KT 단말기 보조금 소송, 2017년 한국가스공사의 820억 원대 관세 소송 등도 마찬가지다. 각 사건 담당 율촌 변호사들은 주요 세법 쟁점에 대한 치열한 법리 다툼을 통해 대법원을 설득했고, 마침내 승소 판결을 이끌어내면서 ‘역전의 명수’다운 모습을 보여줬다는 세평을 받았다.

율촌 조세그룹 관계자는 “법인세, 부가세, 관세, 상속세, 증여세, 취득세 등 세목을 가리지 않고, 전문성과 혁신성을 발휘해 소송 금액이나 거래 금액이 큰 사건에서도 탁월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다”며 “현재에 머물지 않고 조세 분야의 발전을 위해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강조했다.

◆ 국내 최고 전문 인력…업무 유형별 5개 팀 운영
그렇다면 율촌 조세그룹의 저력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력 구성은 물론, 조세 문제에 관한 선제적 연구를 통해 시장을 개척하고, 부서 간 협업과 경험을 토대로 새롭게 도전하는 혁신적 구조가 밑바탕이 되고 있다. 앞서 율촌은 국내 최고의 조세전문가로 명망이 높은 우창록 대표변호사(연수원 6기)를 중심으로 설립됐고, 이후 소순무 변호사(연수원 10기), 김동수 변호사(연수원 19기), 강석훈 변호사(연수원 19기) 등이 주축이 돼 조세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과 깊이 있는 노하우를 쌓아 왔다.

이후 2016년 조윤희 변호사(연수원 25기)가 율촌 조세그룹에 새로 합류하면서 소순무 변호사와 강석훈 변호사에 이어 조윤희 변호사까지 대법원 재판연구관 조세팀장 출신 변호사의 맥(脈)이 이어졌다. 율촌의 조세그룹은 각급 법원에서 판사로 근무하거나 로펌에서 조세 소송을 전담해 온 변호사, 국내외 유수의 회계법인 및 다국적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회계사, 기획재정부·국세청·관세청·조세심판원 등에서 활동한 세무사 및 관세사 등 80여 명의 조세전문가가 한데 어우러져 손발을 맞추고 있다. 조세 문제의 경우 국내외 산업 전반에 걸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변호사뿐만 아니라 회계사, 세무사, 관세사 등 여러 직역에 있는 전문가들의 유기적인 협업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현재 조세그룹은 김동수·강석훈 변호사가 공동 그룹장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으며, 업무 유형별로 구분해 5개 팀(조세쟁송팀, 조세자문팀, 조세진단팀, 국제조세팀, 관세팀)을 두고 있다.
조세쟁송팀은 대법원 재판연구관 조세팀장(부장판사) 출신인 조윤희 변호사가 팀장을 맡고 있으며, 조세쟁송 업무에 풍부한 경험을 가진 신기선·김근재·이종혁·전환진·성민영 변호사 등이 조세심판원 조사관 출신인 박태용 세무사와 함께 쟁송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풍부한 조세심판원 업무 경험을 가진 윤충식 세무사가 새로 합류하면서 조세그룹의 조세심판원 업무 역량이 더욱 강화됐다. 조세쟁송팀은 과세전적부심사청구·심판청구 등 전심 절차 및 조세 소송에서 높은 승소율을 기록하며 다수의 새로운 판례를 얻어내는 등 뛰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조세자문팀은 팀장인 송상우 회계사를 중심으로 전영준·이강민 변호사, 이민규·최규환·소진수·양원봉 회계사, 장재형 세무사 등 다양한 직역의 전문가들이 협업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조세자문팀의 주요 업무는 일반적인 기업 세무부터 구조조정 세무, 금융조세, 부동산 투자 및 인수·합병(M&A) 관련 세무, 조세입법 지원 업무에 이를 만큼 다양하다.

세무조사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는 조세진단팀은 국세청 조사국 출신인 정경석 세무사가 팀장을 맡고 있으며, 임정훈·문준영 세무사, 설인수 회계사 등의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조세진단팀 전문가들은 오랜 실무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무조사의 주요 쟁점을 사전 진단하고 납세자의 입장을 소명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제조세팀은 다국적기업의 국제 거래에 대한 조세자문, 국내 기업의 아웃바운드(outbound) 거래 조세자문, 합작투자 및 투자펀드에 관한 조세자문, 정상가격 산출방법 사전승인(APA)과 이전가격세제 자문 등 국제 조세에 관한 전방위적인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주요 구성원으로는 안수정·존 드라이덴(John Dryden) 미국 변호사, 이경근 세무사, 김규동·하동훈 미국 회계사, 김범준·최용환 변호사 등이 있다.

관세청 및 세관 출신 등 관세통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된 관세팀은 팀장인 조정철 변호사, 정운상·김연종 관세사를 중심으로 관세 관련 조세심판 및 소송, 관세 기획심사(종합심사) 대리 및 조사 대응, 관세 심사·심판청구 대리, 과세가격 사전심사(ACVA), 원산지 분쟁 해결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관세팀의 박세훈 변호사, 김형배·서창희·손동준 관세사 등은 각자의 전문 영역을 토대로 구체적인 사건별로 협업하고 있다.
율촌, 조세 소송의 역사를 쓰다
(왼쪽부터) 김형배 관세사, 장재형 세무사, 박세훈 변호사, 이재리 세무사, 황지혜 세무사, 조정철 변호사, 김근재 변호사, 소순무 변호사, 강석훈 변호사, 조윤희 변호사, 정운상 관세사, 김규동 회계사, 정경석 세무사, 김은정 세무사, 송상우 회계사, 김동수 변호사, 전영준 변호사.

◆ 세제·산업별 전문화팀 운영…‘학습하는 공동체’ 지향
율촌 조세그룹은 5개의 팀 외에도 세제별 또는 산업별 전문화팀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여러 전문화팀이 운영되고 있지만 대표적으로 상속·증여팀과 가업승계팀이 있다. 상속·증여팀은 강석훈 변호사를 필두로 조윤희·전영준·이강민·김근재·김범준 변호사, 정경석 세무사 등이 이끌고 있다. 일반적인 국내 상속 문제와 함께 재외국민의 국제상속, 공익법인의 과세 및 사후관리, 해외 자산관리 관련 자문을 제공할 뿐 아니라 불합리한 상속세 및 증여세 제도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가업승계팀은 김동수 변호사를 중심으로 이민규·소진수·김민석·김혜권 회계사 등 젊은 회계사들로 구성된 팀이다. 가업승계팀은 국내 굴지의 기업들의 경영권 및 가업승계에 대한 다양한 업무 경험을 토대로 경영권 및 가업승계에 관한 각종 법률, 조세문제 등에 관해 폭넓은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율촌 조세그룹의 또 다른 강점은 ‘학습하는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세그룹 자체적으로 연구·개발(R&D)센터를 운영하면서 최근 실무상 주요 쟁점들을 선제적으로 분석해 고객과 공유하고 있다. 또한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택스미팅(Tax Meeting)과 조세판례연구회를 통해 조세그룹 및 각 전문가들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택스미팅은 매주 개최되는 내부 세미나로 구성원 모두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조세그룹 구성원들은 전문화팀별로 발표자가 돼 최신 판례 및 유권해석, 산업별 동향, 연구논문 등을 발표하고 다른 구성원들과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한다. 각각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이 같은 쟁점을 두고 서로 의견을 교환하면서 때때로 답보 상태에 있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찾기도 한다. 발표 준비는 선배(시니어)와 후배(주니어)가 짝이 돼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선배가 후배를 지도하게 되고, 후배는 선배의 노하우를 습득해 더 발전하게 된다. 한 주니어 변호사는 “택스미팅은 베테랑 선배들의 노하우를 직접 듣고 체득할 수 있어 유용한 시간이 되고 있다”며 “체계적인 학습 시스템이 강한 조세그룹의 원동력인 것 같다”고 소개했다.

조세판례연구회는 최신 판결 중 의미 있는 판례를 선별한 후 그에 대한 평석을 작성하는 내부 스터디 모임으로, 작성된 평석은 외부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나아가 연구 결과물이 축적되면 한데 묶어서 책 형태로 발간하고 있다. 지난 2009년 동종 업계 최초로 <조세판례연구>라는 이름의 판례평석집을 발간했는데, 당시 ‘현장 전문가들의 실무 경험과 연구 결과를 집약한 전문 서적’이라는 평가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조세판례연구>는 2009년 1·2권이 발간된 이후 2013년에 3권, 2017년에 4권이 각각 발간됐는데, 현재는 다수의 로펌에서도 전문 서적을 발간하는 등 업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조세그룹 관계자는 “조세판례연구회는 사례를 통한 입법 개선이나 다른 사건에서의 응용 가능성 검토, 판례 변경의 기본 이론 탐구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판례평석을 기고함으로써 조세전문가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뿐만 아니라 구성원 간의 일체감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세그룹 소속 전문가들은 한국세법학회, 한국국제조세협회, 한국세무학회 등 주요 조세 관련 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학회 및 학술대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조세그룹의 분위기 덕분에 소순무·김동수·김범준 변호사, 최규환 회계사, 김홍기·이승호·이경근·장재형 세무사, 정운상 관세사 등 다수의 구성원이 박사학위를 수여 받았다.
율촌, 조세 소송의 역사를 쓰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59호(2018년 08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