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장이 적법하게 작성됐는지 여부는 일반적으로 유언자가 사망하고 난 후 증인들의 증언에 의해 입증된다. 그런데 증인들이 사망하거나 기타 사정으로 인해 유언검인절차에서 증언할 수 없는 경우에는 유언장을 검인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곤란한 상황을 미연에 막기 위한 방법으로 유언장이 적법하게 작성됐음을 추정하는 제도가 있다. 바로, 공증된 선서진술서(notarized affidavit)다. 선서진술서는 반드시 공증인 앞에서 작성돼야 한다. 거의 모든 주에서 유언장은 이러한 공증된 선서진술서에 의해 적법하게 작성됐음이 추정되는데, 이것은 미국 통일상속법(UPC)이 창안해낸 것이다.
UPC는 2가지 종류의 선서진술서를 인정하고 있다. 1단계형(onestep)과 2단계형(twostep)이 그것이다. 단, 어느 것이든 유언자와 증인들이 공증인의 면전에서 선서진술서에 서명을 해야 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이 선서진술서에 공증인도 서명을 한 후 이것을 봉인한다. 그러면 이것은 자기증명적 유언장(selfproved will), 즉 스스로 증명력을 가지는 유언장이 된다.
1단계형 선서진술서는 유언자에 의한 유언장의 작성과 증인들에 의한 인증, 그리고 공증인에 의한 공증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방식이다. 유언장이 작성된 때와 동시에 선서진술서가 작성될 경우에 이러한 방식을 사용하는데, 유언자와 증인들이 하나의 선서진술서에 서명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형태이며, 이 경우에는 선서진술서가 뒤에서 살펴볼 인증조항을 대체하는 효과를 갖게 된다.
2단계형 선서진술서는 이미 서명되고 인증된 유언장에 선서진술서가 첨부되는 방식이다. 즉 유언자가 유언장에 서명하고 증인들이 인증조항에 서명하고 난 후 유언자와 증인들이 공증인 앞에서 선서진술서에 서명하는 것이다. 유언장이 작성되고 난 후 유언자와 증인이 아직 생존한 동안 선서진술서가 작성되는 경우에 이러한 양식을 사용한다.
유언장 인증의 조건들
유언장의 인증조항(attestation clause)은 유언과 관련해 요구되는 모든 절차가 실제로 행해졌음을 보증하고 유언장이 적법하게 작성됐음을 추정할 수 있게 해준다. 따라서 유언장 양식이나 실제로 작성되는 유언장에는 일반적으로 이 인증조항이 포함된다.
인증조항은 통상 유언장에서 본론조항이 끝나고 나서 유언자가 서명하는 란(欄) 바로 다음에 나온다. 인증조항은 대체로 해당 문서가 자신의 유언장임을 유언자가 증인들의 면전에서 선언했다는 사실, 유언자가 18세 이상이고 정신이 온전하며 부당한 영향 아래 있지 않았다는 사실 등에 관해 증인들이 인증하고 그 증인들이 유언자의 면전에서 유언장에 서명했다는 취지를 포함한다.
유언장에 인증조항이 없는 경우에는 그 유언장이 적법하게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유언장에 인증조항이 없는데 증인들 중 아무도 유언자가 그들의 면전에서 서명했다는 사실이나 유언자가 자신의 서명을 인정했다는 사실을 증언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유언장에 대한 검인이 승인될 수 없다(1974년 일리노이 상고법원). 인증조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유언장과는 별개의 서면에 기재돼 있는 경우에는 그 유언장이 적법하게 작성된 것으로 추정하기에 충분하지 않다(1976년 몬타나 대법원).
인증조항과 선서진술서에 의한 자기증명적 유언장의 경우에는 유언장이 적법하게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UPC는 추정을 2가지로 구분하는데, 하나는 반증의 제출이 금지된 ‘종국적 추정(conclusive presumption)’이고 다른 하나는 ‘복멸 가능한 추정(rebuttable presumption)’이다.
서명 요건의 경우에는 종국적 추정을 받지만 그 외의 요건일 경우에는 복멸 가능한 추정을 받는다. 따라서 UPC를 채택한 주에서는, 자기증명적 유언장에 대해 서명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부당한 영향, 사기, 무능력 등에 기한 이의제기까지 금지된 것은 아니다(1982년 네브라스카주 대법원의 플리더 유산사건, Estate of Flider). 한편 UPC를 채택하지는 않았지만 자기증명적 유언장을 허용하는 주에서는, 오직 복멸 가능한 추정만을 인정한다. 복멸 가능한 추정의 경우에 그 추정을 복멸시키기 위해서는 명백하고 설득력 있는 반증이 제출돼야 한다.
따라서 단순한 의심만으로는 이러한 추정을 깨뜨릴 수 없다. 1958년 일리노이주 대법원의 콘웨이(Conway v. Conway)의 유언장 사건에서 유언장의 증인들은 자신들이 유언자의 서명을 보지 않았고 서로의 면전에서 서명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지만, 일리노이주 대법원은 이러한 증언만으로 추정은 깨지지 않고, 따라서 유언장은 적법하게 인증됐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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