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의 이완이나 경직으로 인대가 손상되는 것을 ‘발목 염좌’라고 한다. 발목 염좌 전체의 90%가량이 발바닥 안쪽이 뒤틀리게 된다. 발목은 걸을 때마다 힘을 많이 받게 되는데 무릎이나 고관절에 비해 뼈가 작아 충격에 취약하다.
발목 염좌는 보통 3단계로 구분한다. 1도 염좌는 인대가 늘어난 정도에 따라 정상적인 운동 범위가 가능하다. 2도 염좌는 인대가 부분적으로 파열된 상태이며 부종이나 멍 등 극심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3도 염좌는 인대가 완전히 파열돼 경우에 따라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다. 처음 발목이 꺾였을 때 모양에 따라 다친 부위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모습을 기억하거나 사진 촬영을 하는 것도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은 살짝 삔 정도인 1도 염좌인 경우가 많다. 발목을 삐끗했을 때는 얼음으로 접질린 부위를 찜질하고 붕대나 부목 등을 사용해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응급처치를 시행한다. 이후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냉찜질을 할 때는 한 번에 20분 이내로 하는 게 좋다. 하지만 너무 차갑게 냉찜질을 하면 동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피부색이 파랗게 변하기 전에 찜질을 중단해야 한다. 출혈이나 부종이 호전될 때까지 냉찜질을 지속적으로 해준다. 하지만 부종이 없는 경우에는 온찜질을 통해 혈액순환을 좋게 해 관절 및 근육의 통증을 완화시키고 손상 조직의 회복을 돕도록 한다. 또 약물로 통증을 완화하면서 약 일주일 간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좋아진다.
2도 염좌(중등도)는 부분 인대 파열로 인해 소량의 출혈과 함께 부종이 생길 수 있다. 걸을 때도 약간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인다. 이 경우에는 인대의 일부만 파열됐기 때문에 압박붕대 또는 부목 고정, 물리치료 등으로 치료한다. 회복 기간은 약 3주가 걸린다.
3도 염좌(중증)는 인대가 완전히 파열된 심각한 손상이다. 발목을 움직이는 것이 힘들고 체중을 지탱하기가 힘들다. 보행이 어렵고 극심한 고통과 함께 부종, 출혈 또는 멍이 생겨 석고를 이용해 고정해야 된다. 심각한 경우 파열된 인대를 복구하는 수술을 해야 된다. 중증도의 회복 기간은 약 6주가 걸린다.
잦은 염좌, 발목관절염으로 발전
특히 잦은 염좌는 발목 주변 인대에 손상을 입혀 발목불안정증으로 발전하고 인대 파열까지 이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연골이 손상되면 발목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우리 발목 외측 3개의 인대는 작은 충격에도 손상되기 쉽다. 이 부위가 손상돼도 평지를 걷는 데 큰 불편함이 없다. 이 때문에 발목 염좌를 겪은 후에도 통증을 심하게 느끼지 않는다.
문제는 이후 격한 운동을 하거나 또다시 발목을 삐끗하면 발목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발목관절염은 발목의 관절 사이에서 쿠션 역할을 하며 충격을 흡수해주는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관절의 연골이 마모돼 뼈와 뼈가 마찰을 일으켜 통증을 유발한다. 심하게 진행될 경우, 강한 통증으로 정상적인 보행이 힘들어 다리를 절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발목관절염이 퇴행성 질환이므로 중년층 이후에 많이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다. 중장층 이상의 경우 젊었을 때부터 등산을 즐겼다면 발목관절염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다. 굴곡이 많은 길을 지속적으로 걸으면 등산화를 신었더라도 발목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다.
20~30대 젊은 층이라도 과체중이나 비만일 가능성이 많다. 상대적으로 얇은 발목에 체중으로 인한 과부하와 걸으며 지면의 충격을 흡수해 발목에 문제가 생긴다. 따라서 지속적으로 발목이 쑤시거나 열이 나는 경우나 발목이 안쪽이나 바깥쪽으로 휘어 있다면 발목관절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발목을 자주 접질리는 사람이라면 통증이 사라져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검사 후 인대가 손상된 경우라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관절염으로 연골이 손상되고 관절 유리체가 돌아다닌다면 내시경을 이용해 손상된 연골이나 물렁뼈를 치료한다. 환자에 따라 인대 손상과 관절염이 동시에 있다면 수술과 내시경을 병행해야 한다. 발목관절염에서 인공관절술은 극히 일부에만 시행된다.
발목 건강을 지키는 법
발목 염좌를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발목 운동이다. 발가락 벌리기, 발끝으로 서 있기, 발목 돌려주기 등을 반복해 발목 주변 근력을 유지하고 유연성을 갖도록 해준다. 또 평소보다 발목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운동 전에는 준비운동을 철저히 하고 자신에게 알맞은 신발을 착용하도록 한다.
걸을 때에는 최대한 발목이 좌우로 틀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자주 삐는 사람은 가을이나 겨울철에는 발목을 지지해줄 수 있는 워커나 부츠를 신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산행에서 발목 염좌를 피하려면 제대로 된 산행법을 알아야 한다. 발바닥 전체로 땅을 정확히 밟고, 천천히 리듬을 타며 걸으면 피로를 줄이고,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오르막에서 미끄러질 것 같다고 경사면에 착 달라붙는 자세를 취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오히려 불안정한 자세다.
허리가 뒤로 빠진 상태의 구부정한 자세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지기 쉽다. 또 보폭을 작게 해 천천히 걸어야 체력을 아낄 수 있다.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가능한 체력 소모가 적은 길을 선택하고 경사면을 갈지(之) 자로 오르도록 한다. 또 산에서 내려올 때는 부상의 위험이 크다. 약간 앞으로 굽힌 자세로, 발은 신발 바닥 전체로 지면을 누르듯이 착지시키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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