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영화인 찰리 채플린의 1925년 작품 <황금광 시대>에서는 황금을 찾으러 몰려간 시굴자들의 궁핍한 생활을 보여줍니다. 눈 덮인 산을 넘으며 황금을 찾아 헤매는 시굴자들에게 황금은 달콤하게 눈을 멀게 하는 신기루였습니다. 배고픔에 정신이 몽롱해진 찰리 채플린이 자신의 장화를 요리해 먹는 장면은 비극과 희극의 거리가 크게 멀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하죠.
영화가 아닌 현실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신기루를 좇습니다. 최근 미국 주택가격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돌파하며 ‘거품 경고’가 잇따르고 있고, 디지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신기루’ 논란도 뜨겁습니다.
‘고수익’, ‘잭팟’의 신기루를 정확히 계산해 거품을 걷어내고, 실체를 보여주는 정말 똑똑한 ‘신기루 계산기’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지만 현실적으로 그와 같은 계산기가 존재할 리 만무하겠죠.
최근 한국 영화를 보면 흥행의 기준이 마치 천만 관객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곤 합니다. 7월 26일 개봉한 <군함도>는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800만 명의 관객에 크게 못 미친 6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고배를 마셨고, 비슷한 시기에 개봉된 <택시운전사>는 지난 9월 16일 기준으로 1200만 명을 훌쩍 넘어서며 <명량>, <국제시장> 등 역대 1000만 관객 동원 한국 영화의 족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신기루는 존재합니다.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에 따르면 한국 영화는 전체 매출의 80%가 20%의 영화에서 발생하는 철저한 ‘부익부 빈익빈’의 시장입니다. 지난 2016년만 보면 8.7%의 영화가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쓸어 담았습니다. 이러한 한국 영화 시장의 투자수익률은 겨우 5% 미만이라고 하니 불나방처럼 불빛에 모여들다가 사라진 영화들은 셀 수가 없을 정도일 겁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2000년 버크셔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투자와 투기를 구분하는 선은 명확하지 않다”고 지적했죠. 이어 그는 “손쉽게 돈을 버는 것만큼 이성을 잃게 하는 것은 없으며, 모든 버블의 끝엔 이를 터뜨릴 바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머니는 10월호 빅 스토리 ‘5% 투자수익의 정석’에서 ‘잃지 않는 안전 투자’의 미로를 풀어보았습니다. 또 ‘8·2 부동산대책’ 이후 갈피를 못 잡는 자산가들을 위해 ‘부동산 증여의 해법’도 제시해봤습니다.
더불어 머니 기자가 전남 완도군 청산도와 제주도 등을 직접 발품 팔아 취재한 연속 리포트 ‘사람과 땅, 농업유산’에서 인간의 땀으로 빚어낸 진한 삶의 감동도 전해 드립니다.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