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품 수익률은 5년 전과 비교하면 훨씬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것은 클래식 카 분야다. 지난 5년간 클래식 카 수익률은 129% 상승했고, 10년간 무려 404%나 상승했다. 비단, 지난해부터 고급 와인의 추격을 받기 시작해 최근 순위가 뒤집히긴 했지만 여전히 클래식 카를 향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이는 수년째 자동차업계가 전기자동차나 자율주행자동차 등 효율성에 무게를 두는 것과 반대로 브랜드 고유의 헤리티지가 담겨 낭만적 향수를 느낄 수 있는 클래식 카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클래식 카 투자 열기가 식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클래식 카가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지만 투자 가치도 높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이런 흐름에 맞춰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클래식 카 출시를 늘리거나 막대한 비용을 들여 단종 된 차의 부품을 공급하기 위한 센터를 건립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브랜드가 페라리다. 페라리는 클래식 카 투자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자랑한다. 실제로 세계에서 현재까지 가장 비싸게 팔린 클래식 카는 1962년형 페라리 250 GTO(차대 번호 3851 GT)로 약 3811만5000달러(약 390억 원)에 거래됐다. 이는 자동차 경매 역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페라리가 자동차 수집가들이 가장 애호하는 차라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빈티지 감성에 투자 가치도 높아
이에 페라리는 2006년부터 클래식 카 전문 서비스인 ‘페라리 클라시케(Classiche)’ 프로그램을 출범했다. 페라리 클라시케 프로그램은 내·외관 복원과 유지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정품 차량임을 증명하는 인증서도 발급해준다.
BMW도 자사 브랜드 유산을 보전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BMW는 지난 2010년부터 BMW클래식(BMW Classic) 서비스를 통해 자체적으로 보유한 클래식 자동차뿐만 아니라 고객 소유 차량의 수리 및 복원 작업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의 재규어랜드로버의 경우, 1960년대 영국의 전설적 스포츠카인 ‘재규어 E-타입(TYPE)’을 50년 만에 복원하기도 했다. 1963년 당시 18대의 생산 계획이 잡혔던 E-타입은 공정상 차질을 빚으면서 단 12대만 생산됐는데 지난 2014년 나머지 6대를 생산해 약속을 지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 클래식 카 감성이 묻어나는 럭셔리 자동차도 새롭게 생산되고 있다. 그중 단연 화제는 롤스로이스의 ‘원 오프(one-off)’ 모델인 스웹테일이다. 지난 5월 이탈리아 빌라 데스테에서 열린 세계 최대 클래식 카 전시회 ‘콩코르소 델레간차(Concorso d’Eleganza)’에서 공개된 스웹테일은 세계에서 단 1대만 생산된 차로 약 145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모델은 럭셔리 카와 슈퍼 요트, 항공기를 애호하는 고객의 요청에 따라 1920~1930년대의 클래식한 감성을 가진 자사의 디자인을 구현했다.
롤스로이스의 디자이너들은 롤스로이스의 아이덴티티를 지키는 동시에 고객의 요청을 완벽히 수용하는 스웹테일의 디자인을 완성하기 위해 4년이라는 긴 시간을 투자했다. 당시 행사에서 롤스로이스의 최고경영자(CEO)인 토르슈텐 뮐러 오트보쉬는 “스웹테일을 통해 롤스로이스가 세계 최고의 코치빌더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입증할 수 있게 됐다”면서 “코치빌드(coachbuild: 구동계와 구분된 자동차 차체와 실내만 따로 맞춤 제작하는 방식) 서비스를 향후 다른 VIP 고객에게도 확장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클래식 감성 돋는 럭셔리 카
1. 롤스로이스 스웹테일
2인승 모델로 제작된 스웹테일은 고급스러운 소재를 대거 적용한 대시보드와 센터터널을 제작했으며 안락함을 느낄 수 있는 고급스러운 시트가 자리한다. 이외에도 1열 시트 뒤쪽에는 마치 최고급 요트를 떠올리게 하는 디테일이 더해져 시각적인 만족감을 선사한다.
2. 재규어 E-타입
1960년대에 나온 재규어 E-타입은 매끄러운 곡선이 특징인 전설적인 모델이다. 페라리의 창립자 엔초 페라리는 E-타입을 가리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라는 헌정사를 남겼다. 재규어는 라이트웨이트 E-타입을 애초 18대만 만들기로 하고 1963년부터 2014년까지 12대만 생산했다가 2014년 6대를 더 만들면서 원래 생산 목표를 모두 채웠다.
3. 페라리 250 GTO 페라리 모델 전체에서도 수작으로 손꼽히는 페라리 250 GTO는 1962~1964년 사이 단 39대만 생산됐다. 1962년 투르 드 프랑스 레이스에 출전해 2위를 기록하는 등 당시 진행된 자동차 레이스에서 애스턴마틴이나 재규어, 포르셰를 꺾는 등 독보적인 활약을 보였다. ‘250’은 각 실린더의 배기량을 말한다. 해당 모델은 12기통 엔진으로, 총 배기량은 3000cc다. 출시 당시 시속 254km의 폭발적인 속도를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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