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이동찬 기자] 영화를 사랑한 해밀턴이 이룩한, 영화 같은 히스토리.
(좌) 198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랭커스터에 설립된 해밀턴 워치 컴퍼니 (우) 벤츄라를 착용한 엘비스 프레슬리
(좌) 1982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랭커스터에 설립된 해밀턴 워치 컴퍼니 (우) 벤츄라를 착용한 엘비스 프레슬리
해밀턴, 그 위대한 시작
1892년 미국 시계 제조의 중심지가 된 펜실베이니아 주 랭커스터에서 설립된 해밀턴은 아메리칸 정신과 스위스 기술력이 결합된 시계 브랜드다. 1947년 포춘지가 해밀턴을 ‘보기 드문 상업적 현상-제품의 품질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는 비즈니스’라고 전한 바가 있듯, 해밀턴은 시작부터 오로지 품질 하나에만 집중했다. 미국 내 표준시간에 대한 개념과 정확한 시계가 부족했던 1800년대 후반, 미국에서는 철도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이를 위해 1883년 표준시간이 도입됐고, 다음 해에 해밀턴이 태어났으며, 최초의 해밀턴 시계는 표준을 준수하고 그 표준을 뛰어 넘도록 디자인됐다. 해밀턴의 회중시계는 미국 철도 직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면서 ‘철도 정확성을 위한 시계’로 알려졌다.

해밀턴 최초의 손목시계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군용으로 제작됐다. 해밀턴은 높은 품질로 인해 군수품 생산의 우수성을 인정하는 공식 육해군 E 어워드를 수상했으며, 추측 항법에서 정확한 시간 측정을 돕는 해군 크로노미터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기도 했다. 항공 여행의 보편화는 해밀턴을 항공 시계업계의 선두로 만드는 계기가 된다. 각종 항공사의 공식 타임키퍼로 활약했으며 리차드 E. 버드 장군의 역사적인 북극 비행이나 최초 버드 남극 탐험에도 함께했다. 현재도 해밀턴은 각국의 비행부대의 표준장비이자, ‘레드불 에어 레이스 월드 챔피언십’같은 다양한 국제 항공 이벤트의 공식 타임키핑 스폰서다.

월드 오브 시네마
품질로 충분히 인정받은 해밀턴은 이미지에 시선을 돌리기 시작한다. PPL 광고라는 개념이 생소했던 시절, 해밀턴은 그들의 시계를 영화에 등장시켜 영화 산업과 인연을 맺은 것. 해밀턴과 영화의 첫 만남은 1951년 제2차 세계대전 시 해군 UDT의 활약을 그린 영화 <프로그먼>을 통해 이뤄졌는데, 해밀턴이 그 당시 실제로 해군용 잠수 시계를 디자인하고 제작했기 때문이었다. 방패 모양의 삼각형 케이스를 한 상징적인 벤츄라는 1961년 영화 <블루 하와이>에서 로큰롤의 황제와 함께 주연을 맡은 덕분에 엘비스 시계로 불린다.
<재심>에서 해밀턴 시계를 착용한 주인공 이준영 변호사(정우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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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밀턴이 영화와 긴밀한 관계를 맺게 된 이유는 영화 산업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관계자들과의 협조 때문이다. 해밀턴은 영화 내에서 브랜드의 역할에 대해 숙지하고 기획과의 연관성을 우선시했다. 특히 <맨인블랙>에서는 1957년 출시 당시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주목받은 삼각형 케이스의 벤츄라를 등장시키며 영화의 초현대적이면서 빈티지한 분위기를 살렸다. 결국 해밀턴 시계는 1997년, 2002년, 2012년에 개봉한 <맨인블랙>의 세 시리즈 모두에 출연하게 된다.
<마션>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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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에서 시계가 캐릭터를 정의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을 잘 아는 해밀턴은 오히려 영화 쪽에서 많은 요청을 받기도 한다. 영화에 맞는 시계가 없을 경우 감독이나 프로듀서가 특별 제작을 의뢰하기도 한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감독 스탠리 큐브릭은 해밀턴에 초현대적인 시계 제작을 의뢰했다. 영화 개봉 후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하자 이 시계는 2009년 2001개의 한정판으로 생산되기도 했다.
<인터스&#53605;라>의 주인공 머피를 위해 특별 제작된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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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인터스텔라>의 쿠퍼가 착용한 해밀턴 카키 파일럿 데이 데이트 (아래)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에 등장한 해밀턴 카키 X-윈드 오토매틱
(위) <인터스텔라>의 쿠퍼가 착용한 해밀턴 카키 파일럿 데이 데이트 (아래)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에 등장한 해밀턴 카키 X-윈드 오토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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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개봉했던 <인터스텔라>도 마찬가지. 해밀턴은 주인공 머피(제시카 차스테인 분)를 위한 특별한 시계를 요청받았을 때, 첨단 워치메이킹 기술과 빈티지한 감성이 결합된 단 하나뿐인 타임피스를 탄생시켰다. 시계가 영화 내용상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기 때문에 브랜드의 오랜 역사와 유사한 이 시계는 단순한 소품이 아닌 이야기를 이루는 중요한 부분이 됐다. 또 다른 주인공 쿠퍼(매튜 맥커너히 분)는 영화 내내 해밀턴 카키 파일럿 데이 데이트를 착용한다. 이 외에도 해밀턴은 <마션>, <인디펜던스 데이: 리써전스>, <다이 하드 4.0>, <뷰티플 마인드> 등 현재까지 약 400여 편의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면서 영화 산업과의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Special] CINEMATIC EFFECT, HAMILTON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즈
해밀턴은 단순히 시계를 영화에 노출시키는 데 주력하지 않는다. 해밀턴은 2006년부터 매년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즈(Hamilton Behind The Camera Awards, BTCA)를 주최해 영화 제작 현장의 카메라 뒤편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특별한 영화인들을 표창한다. 시상은 각본 작가, 소품감독, 코스튬 디자이너를 막론하고, 성공적인 영화를 만들기 위해 스크린 뒤에서 고도의 창조적인 작업을 수행한 이들에게 주어진다. 지난 2016년 11월 6일에 개최된 시상식은 로스앤젤레스(LA)의 최고급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로스앤젤레스 컨피덴셜과 함께 익스체인지 LA 클럽에서 진행됐다. 시상식에서 실비앙 돌라(Sylvain Dolla) 인터내셔널 CEO는 “시계 제작과 마찬가지로, 최고의 영화도 열정을 바탕으로 제작됩니다. 이것이 바로 해밀턴 비하인드 더 카메라 어워즈가 특별하고도 독보적인 영화를 제작해낸 가장 열정적인 스태프들에게 수상의 영예를 주는 이유입니다”라고 언급해 시상식의 취지와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이렇듯 해밀턴이 영화 브랜드로 알려지게 된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시계의 전체 콘셉트를 개척하고 영화 제작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문의 해밀턴 02-3149-9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