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용 차량인 RV와 다목적 차량인 MPV에 속하는 SUV는 차량에 별다른 개조를 하지 않아도 비포장도로와 같은 험한 길을 달리는 능력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SUV는 대부분 주행 가능 지역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격렬한 스포츠나 모험을 즐기는 운전자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이후 주 5일제 근무가 확산돼 여행 등 여가 문화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기능성과 연비, 친환경 요소까지 두루 갖춘 SUV 수요가 늘기 시작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SUV는 전년 대비 33.9% 증가한 45만2200대가 판매됐으며 올해 SUV 판매량도 신차 출시 효과에 힘입어 호조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수입 SUV 실적도 마찬가지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수입차 차종별 등록 현황’에 따르면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에 등록된 수입 RV(SUV 포함) 자동차 수는 매해 증가했다. 2003년 3310대였던 RV 차량이 지난해에는 무려 6만2957대로 20배나 상승했다. 전체 점유율은 초반 10년간 15~20% 사이를 오갔지만 2012년 20.9%를 기점으로 2013년 22.2%, 2014년 23.6%, 2015년 25.8%로 최근 4년간 점유율도 잇달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도 ‘SUV 전장’이라고 불려도 될 만큼 SUV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자동차 산업 분석 전문 업체 IHS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전체 승용차 시장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2% 성장한 526만 대로 이 중 211만 대가 SUV 차량이다. 물론 이 중 60%가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국 토종 브랜드이지만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업체들도 중국의 SUV 시장 공략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올해 베이징 모터쇼에 ‘더 뉴 GLC 쿠페’를 아시아 최초로 공개했고, BMW는 소형 SUV ‘뉴 X1’ 롱 휠베이스 버전을 내놓았다. 볼보도 올해 7인승 SUV ‘올 뉴 XC90’를 선보였고, 럭셔리카의 대명사 벤틀리도 첫 SUV 모델인 ‘벤테이가’를 내놓아 전 세계 드라이버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 세계 프리미어 SUV 시장을 두고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들 간 선두 경쟁은 앞으로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프리미엄 신형 SUV
명차 벤틀리의 첫 SUV
벤테이가
벤틀리모터스는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벤틀리 역사상 첫 SUV 세그먼트인 벤테이가(Bentayga)를 선보였다. 벤테이가는 12기통 엔진을 탑재, 강력한 파워와 토크를 제공하면서도 높은 연료 효율성과 정교한 성능까지 두루 갖췄다. 최고 출력 608마력(447 kW), 최대 토크 91.8kg·m(900Nm),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 시간(제로백) 4.1초, 최고 속도 시속 301km를 자랑하는 벤테이가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빠른 SUV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크루에서 디자인, 설계, 수제작이 되는 벤테이가의 스타일링은 벤틀리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준다.
SUV의 진수
더 뉴 메르세데스 AMG GLE 63 4매틱
GLE는 벤츠 SUV의 대표 모델이다. 더 뉴 GLE의 전신인 M클래스는 18년 동안 전 세계에서 160만 대 판매고를 올렸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출시된 후 3100여 대가 판매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GLE 모델의 정점에서 올해 국내에 선보인 ‘더 뉴 메르세데스-AMG GLE 63 4매틱’은 5461CC의 듀얼터보 8기통 엔진을 장착했다. 최고 출력 557마력, 최대 토크 71.4㎏·m의 성능을 낸다. 7단 듀얼클러치 변속기와의 조합으로 제로백 4.3초, 최고 속도 시속 250km에 달한다. AMG 스피드 시프트 플러스 7G 트로닉 변속기가 맞물려 있다. 특히, GLE클래스는 차선 변경 시 사각지대의 차량을 감지해 알려주는 사각지대 어시스트, 보행자까지 인식하는 자동 긴급 제동장치, 직각·평행주차 기능에 출차 기능까지 더한 파킹 어시스트 등 첨단 안전장치도 갖추고 있다.
레인지로버의 야심작
이보크 컨버터블
지난해 로스앤젤레스(LA) 모터쇼를 통해 세계 최초로 공개된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이 올 7월 국내 데뷔를 기다리고 있다. 레인지로버 최초의 컨버터블 모델로 기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혁신적이고 우아한 디자인에 세련된 폴딩 루프를 더했다. 지(Z)자 형태로 접히는 전자동 소프트 톱은 차체 후면으로 매끄럽게 이어져 깔끔한 라인을 완성하며, 루프 개폐는 시속 48km 이하 주행 시 각각 18초, 21초 만에 완료된다. 엔진은 4개의 알루미늄 실린더를 기반으로 더욱 가벼워졌으며, Si4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 중 선택이 가능하다. 특히 2.0리터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유럽 복합연비 기준 리터당 19.6km의 연비와 km당 149g 수준의 낮은 탄소배출량을 자랑하며, 랜드로버 특유의 다이내믹한 주행을 가능케 한다.
처음 만나는 재규어의 SUV
F-페이스
재규어 최초의 SUV인 F-페이스(F-Pace)도 올여름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아름다운 디자인과 정밀한 핸들링, 럭셔리한 인테리어는 재규어의 DNA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콘셉트 카인 C-X17의 양산 모델인 F-페이스는 지난해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국내에서는 올해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 후 7월 출시될 예정이다. 전륜 더블 위시본, 후륜 인테그럴 링크의 정교한 서스펜션과 스포츠카 F-타입(F-Type)에서 입증된 토크 벡터링, 어댑티브 다이내믹스 등 주행 기술을 적용해 스포츠카와 같은 주행 성능이 특징이다. 또한 성인 5명이 탑승할 수 있는 넉넉한 실내 공간과 650리터의 트렁크 용량, 40대20대40으로 접히는 뒷좌석을 제공하는 등 SUV의 공간 활용성을 충족시켰다.
프리미엄 콤팩트 SAV의 중심
뉴 X1
BMW 뉴 X1은 2009년 첫 출시 이후 현재까지 세계적으로 80만 대 이상 판매된 BMW X1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뉴 X1은 이전보다 강인해진 디자인과 넓은 공간을 갖췄으며 헤드업 디스플레이, 자동 평행주차 기능 등 프리미엄 옵션들을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다. 새롭게 장착된 BMW x드라이브 사륜구동 시스템은 도로 및 기후 조건에 관계없이 언제나 최고 수준의 접지력과 안정성을 발휘한다. BMW는 오프로드뿐만 아니라 도심에서도 뛰어난 드라이빙을 강조, SUV가 아닌 SAV(Sports Activity Vehicle)로 표기하고 있다. 실내는 BMW만의 전형적인 운전자 중심의 디자인과 파워풀한 SAV의 특징을 결합해 BMW의 핵심인 운전의 즐거움과 실용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계기판 패널의 평평한 표면과 운전자 쪽으로 기울어진 센터콘솔은 운전자가 안정적으로 차량의 다양한 기능들을 편리하게 작동할 수 있게 한다. 조작 버튼들은 고품격 재질로 마감됐다.
볼보의 야심작
올 뉴 XC90
스웨덴 브랜드 볼보도 ‘올 뉴 XC90’를 통해 SUV 차량에 럭셔리를 입혔다. 볼보자동차코리아가 지난 3월 국내 시장에 첫 공개한 7인승 럭셔리 SUV인 올 뉴 XC90는 새로워진 볼보를 상징하는 모델로 글로벌 시장에서 볼보가 럭셔리 브랜드로의 부활을 이끄는 발판이 됐다. 특히, 올 뉴 XC90는 새로운 디자인과 파워트레인, 플랫폼이 서로 완벽한 조화를 이룬 볼보의 전략 모델이다. 여기에 기능미와 심플함을 중시하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볼보 특유의 ‘사람 중심(human-centric)’ 철학으로 섬세하게 풀어냈다. 볼보가 자랑하는 최신의 안전과 편의 시스템은 더욱 강화했다. 올 뉴 XC90는 반자율주행 시스템과 헤드업 디스플레이, 자전거와 동물까지 감지하는 업그레이드된 안전 시스템, 그리고 9인치 터치스크린, 20인치 휠 등을 기본으로 제공한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측은 “올 뉴 XC90를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경쟁 모델 대비 최고 수준의 안전 시스템과 편의사양을 적용하고도 가격은 전략적으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김수정 기자│사진 각 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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