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만큼 차도 겪어봐야 알 수 있다는 말에 수긍한다면 직접 타볼 것을 추천한다. 어쩌면 벤츠에 대한 고정관념마저 바뀔지도 모른다. 벤츠 더 뉴 GLA 200 CDI 4매틱을 타고 초가을 도로를 달려봤다.
[Life&car] 메르세데스 벤츠 ‘더 뉴 GLA 200 CDI 4매틱’ 3色 매력
적당히 불어오는 선선한 가을바람에 저마다 오색 빛으로 분주히 치장하는 산을 찾기에 적당한 계절이다. 아무래도 가족 단위로 캠핑을 가거나, 숨어 있는 여행지를 찾아 드라이브를 계획하는 일이 잦아질 수밖에 없다.

상황에 따라 만반의 준비를 해야겠지만, 차량의 실용성을 따져보는 일도 그만큼 중요해졌다. 짊어지고 갈 장비를 실을 공간은 물론, 거친 도로에서 맘 편히 운전할 수 있는 차량이라면 보다 안성맞춤인 셈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 적당한 SUV를 추천받기로 했고, 수소문 끝에 ‘메르세데스 벤츠 더 뉴 GLA 200 CDI 4매틱(The New GLA 200 CDI 4MATIC)’을 직접 시승할 기회를 잡았다. 개인적으로는 벤츠 하면 떠오르는 기존의 ‘고급스러움, 중년의 이미지’가 이번 시승으로 어떻게 바뀔지 무척이나 흥미롭기도 했다.

오프로드에서 환상적 움직임

벤츠 측에 따르면 더 뉴 GLA 200 CDI 4매틱은 신형 2.0리터 직렬 4기통 디젤 엔진을 장착해 진보적인 디자인과 스포티한 감성은 물론, 오프로드 능력까지 겸비한 다재다능한 프리미엄 콤팩트 SUV다.

연료 소비와 배기가스 배출을 최소화했으며 ‘유로 6(Euro 6)’ 기준을 충족하는 친환경 CDI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7G-DCT)의 조화로 편안한 승차감과 역동적인 주행 성능을 발휘한다.
특히, 전륜구동 기반의 가변식 사륜구동 시스템인 4매틱은 모든 도로 조건에서 최적의 주행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전자 제어 멀티 디스크 클러치가 후륜 액셀과 연계돼 가변 토크를 제어하며 100% 전륜구동 방식에서 운전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50대50으로 토크가 배분된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장시간 또는 장거리 운행으로 인해 집중력이 저하된 운전자에게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주의 어시스트(attention assist) 기능은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 운전자의 안전을 돕는다. 게다가 에코 스타트와 에코 스톱 기능은 높은 효율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와 관련, 레이더 센서를 통해 전방 차량의 거리를 측정해 거리가 너무 가깝다고 판단되면 계기판에 불빛이 들어와 운전자에게 시각적인 경고를 해주는 충돌방지 어시스트 플러스(assist plus) 기능은 급제동 시 앞 차량과의 거리가 짧을 경우 BAS(Brake Assist System)와 연동해 제동을 최적화해 앞 차와의 충돌 사고를 최소화해준다.

현대모비스와 공조를 통해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장착했고, 실제 교통량을 반영한 TPEG(Transport Protocol Expert Group), 3D 내비게이션, 후방 카메라, 사이드와 무릎 에어백을 포함해 7개의 에어백이 기본 적용되는 등 편의성과 안정성을 고려한 점도 눈에 띈다.

아늑한 실내 분위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힘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차에 직접 올라 운전자의 입장에서 더 뉴 GLA 200 CDI
4매틱을 살펴봤다.

먼저, 외관을 보자니 ‘참 잘 생긴 녀석이 힘도 좋겠다’는 느낌이다. 굵은 힘줄을 연상시키는 보닛의 디자인과 그릴 한가운데 위치한 벤츠 로고를 중심으로 양 옆 전조등과 방향 지시등으로 이어지는 앞 라인은 묵직하지만, 날렵한 인상 그대로다.

옆 라인을 따라가다 보면 앞뒤 좌석 높이 그대로 후면 트렁크로 이어지는 SUV만의 모양에 잘 단련된 근육이 군데군데 묻어난다.

운전석에서 차량 내부를 살펴보면 파노라마 선루프가 뒷좌석까지 장착돼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고, 자연광 그대로 아늑한 실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대시보드와 도어 셀, 도어 손잡이에 내장된 실내 등은 스타일리시한 기분을 배가시켜준다.

시승은 서울 광화문에서 출발해 서울~춘천 고속도로 강일나들목(IC)부터 강촌IC까지 왕복 약 200km 코스와 경기도 김포시청을 출발해 인천 강화도 동막해변까지 약 70km의 코스 두 곳으로 정하고, 가속 페달에 발을 올렸다.

결론부터 밝히자면 더 뉴 GLA 200 CDI 4매틱은 저속 시내 주행과 고속도로, 굴곡 많은 오프로드에서 3색(色) 매력이 돋보인다.

강일IC까지 이어지는 시내 주행에서 더 뉴 GLA 200 CDI 4매틱은 한껏 오르는 흥을 억누르면서 탁 트인 고속도로를 조용히 기다리는 맹수를 연상케 했다.

물론, 편안한 좌석에 에코 모드의 주행 기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인상이다. 페달에서 발은 떼었다 붙였다 하는 일이 반복됐지만, 물 흐르듯 조용한 주행이 이어진다.

그러기도 잠시, 고속도로에 들어서자 SUV의 묵직한 느낌일 것이란 생각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속도를 즐기는 야생마로 급변한다.

아무래도 일반 세단과는 다른 차량의 무게 때문인지 처음 페달을 밟을 때 느껴지는 중량감은 있었지만, 이어지는 고속주행에서는 여느 스포츠 세단과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는 매력을 뽐낸다.
[Life&car] 메르세데스 벤츠 ‘더 뉴 GLA 200 CDI 4매틱’ 3色 매력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9.9초라고 설명했지만, 잘 하면 이보다 빠른 가속도도 가능할 것이란 느낌마저 들었다. 굳이 발에 힘을 주지 않아도 약간의 무게 이동만으로도 질주 본능을 기다렸다는 듯 앞선 차량을 추월하기 바쁘다.

특히, 동막해변으로 이어지는 코스의 경우, 구(舊) 도로에서 굽이굽이 이어지는 코너가 많은 터라 더 뉴 GLA 200 CDI 4매틱의 오프로드 위 성능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힘은 좋지만 코너에서 둔할 것이란 예상도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여러 차례 달려본 경험자로서는 구간별 급변하는 코너링에서도 더 뉴 GLA 200 CDI 4매틱은 큰 쏠림현상 없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더 뉴 GLA 200 CDI 4매틱은 시내와 고속도로부터 오프로드까지 잘 어우러졌다. 도로 상황에 따라 다이내믹하게 변하는 모습에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다.

벤츠의 SUV를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오너드라이버’라면 더 뉴 GLA 200 CDI 4매틱을 경험해볼 것을 추천한다. 알음알음 각자 알고 지내던 벤츠란 브랜드 이미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Mercedes-benz The New GLA 200 CDI 4MATIC
차 사이즈 4440×1805×1510mm
엔진 형식 직렬 4기통
트랜스미션 형식 7단 듀얼 클러치 | 제로백(0 → 100km/h) 9.9초
최고 출력 136hp/3400~4400rpm | 최고 속도 200km/h
최대 토크 30.6kg·m/1400~3000rpm
복합연비 14.8km/ℓ(2등급)
가격 5050만 원(부가세 포함)

나원재 기자 nw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