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STORY] 한 지붕 두 이름, 명의(名義)노믹스
50대 전후 남자들이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다. “황혼에 이혼 당하기 싫어 부동산 명의를 아내 앞으로 돌려 놓았다”는 이야기다. 설명인즉, 이혼하면 재산 분할을 해야 하는데 아내들이 ‘내 것’을 절반 나눠줘야 하는 게 싫어 이혼하고 싶어도 ‘데리고’ 산다는 것이다. 웃자고 하는 말이지만, 행간을 잘 읽어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소유권’ 즉 명의(名義)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를 알 수 있다.

부부가 공동으로 이룬 재산이라 할지라도 보통 소유권이 남편 앞으로 돼 있는 게 보편적인 우리 현실에서 ‘명의’가 특히 여자들에게 더 심리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 명의 문제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 젊은 층과 중장년층의 온도차가 있다. 중년 이후의 부부에게 ‘명의 이전’이 ‘경제적 이유’ 때문이라면, 젊은 층에게 부부 공동 명의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는 것.

커플(부부)은 경제적 공동체임과 동시에 심리적 공동체다. 어쩌면 명의라는 게 ‘서류’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심적으로 경제적으로 공동체를 더욱 단단하게 하는 일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 아닐까.


글 박진영 기자│도움말 김현진 법무법인 세종 파트너 변호사·원종훈 KB국민은행 WM컨설팅부 세무팀장·김희선 센추리21코리아 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