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이드 신발은 비에 잘 젖는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비가 오는 날 착용을 꺼린다. 진정 구두를 아는 남자들은 비 오는 날, 고무 밑창의 스웨이드 구두를 신는다.
[Fashion] 비 오는 날의 스웨이드 구두
가죽의 표면을 샌드페이퍼처럼 거친 면에 문질러 기모 가공한 스웨이드는 특유의 고급스러운 질감 덕분에 다양한 용도로 사랑받고 있다. 스웨이드를 재료로 한 가장 흔한 물건 중 하나가 바로 신발인데, 소재의 특성상 약간의 물기라도 빠르게 흡수해 쉽게 색이 진해지고 만다. 흙탕물이라도 튀면 재빨리 털어내도 얼룩이 남기 때문에 곤란하다. 이러한 이유로 사람들은 비 오는 날에 스웨이드 신발에 부담을 느끼며 착용을 기피한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과 달리 스웨이드는 물에 강한 소재다.
플레이보이 처커 부츠 35만9000원, 샌더스 by 유니페어.
플레이보이 처커 부츠 35만9000원, 샌더스 by 유니페어.
샌더스의 플레이보이 처커 부츠를 착용한 스티브 매퀸.
샌더스의 플레이보이 처커 부츠를 착용한 스티브 매퀸.
가장 대중적인 남성 구두 소재인 카프(송아지 가죽)는 비를 맞고 난 뒤 물기가 마르면, 표면에 지우기 어려운 얼룩이 남거나 돌기가 생기곤 한다. 반면에 스웨이드는 좀처럼 큰 손상을 남기지 않으며 복원력도 강하다. 게다가 전용 샴푸를 사용해 물로 세척할 수도 있다.

비가 오는 날 비즈니스 슈트를 입어야 한다면, 구두를 잘 아는 사람들은 꼭 스웨이드 구두를 신는다. 오염이 되더라도 세척하면 끝이기 때문이다. 물론 같은 스웨이드 구두라도 가죽 밑창을 적용한 모델은 곰팡이 등이 생길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선택은 스웨이드에 코만도 솔이나 다이나이트 솔, 비브람 솔, 크레이프 솔 등 고무 소재의 밑창을 적용한 모델이다.

미국의 구두 브랜드인 알든은 크레이프 솔을 적용한 스웨이드 구두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으며, 영국의 트리커즈 역시 많은 모델을 다이나이트 솔로 만든다. 구두의 제작 기법 중 견고하기로 유명한 최고급 등산화 제작법인 노르베제 공법을 적용한 프랑스의 파라부트는 자체 개발한 미끄럼 방지 고무창을 부착한 브랜드다. 모두 멋진 스웨이드 신발을 제작하고 있지만, 이번 시즌 주목할 만한 모델은 영국 샌더스의 플레이보이 처커 부츠다. 플레이보이 처커 부츠는 ‘미스터 쿨’이라는 별명을 가진 최고의 스타일 아이콘이자 미국 영화배우 고(故) 스티브 매퀸이 즐겨 신어 유명해진 부츠로, 비즈니스 캐주얼과 캐주얼 차림에 전천후로 어울린다. 고급 제법은 아니지만 본드로 솔을 부착하는 시멘티드 제법으로 만들어 방수성도 높다.
스웨이드의 기본적인 오염은 지우개로 지울 수 있다.
스웨이드의 기본적인 오염은 지우개로 지울 수 있다.
오염이 누적됐다면 스웨이드 전용 샴푸를 물에 희석시킨 다음, 솔로 문질러 세척한다.
오염이 누적됐다면 스웨이드 전용 샴푸를 물에 희석시킨 다음, 솔로 문질러 세척한다.
스웨이드를 손질한 뒤에는 항상 전용 솔로 빗질하듯 쓸어준다.
스웨이드를 손질한 뒤에는 항상 전용 솔로 빗질하듯 쓸어준다.
이외에도 카프를 농구공의 표면처럼 돌기 가공한 그레인 레더는 물기뿐 아니라 긁힘에도 강해 매우 사랑받는 소재이며, 오일드 레더는 ‘기름을 먹인 가죽’이라는 말 그대로 유분 함량이 높아 보슬비 정도는 튕겨낸다. 다만 매우 강한 내구성을 지닌 것으로 알려진 코도반은 물기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비 오는 날에는 착용을 삼가는 것이 좋으며, 고무 소재의 밑창이라 해도 브릭 솔의 경우 매우 미끄러워 넘어질 우려가 있다. 스웨이드의 이러한 강점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직접 세척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이 큰 남자들이라면, 구두 리페어 전문점인 ‘릿슈(www.resh.kr)’에 맡기는 것도 좋은 관리법이다.
카프를 가공한 그레인 레더 역시 물와 긁힘에 강한 소재다. 59만9000원, 파라부트 윌리엄 by유니페어.
카프를 가공한 그레인 레더 역시 물와 긁힘에 강한 소재다. 59만9000원, 파라부트 윌리엄 by유니페어.
기획 양정원 기자│ 글·사진 김창규 패션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