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안목으로 골라주는 큐레이션 서비스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란 정기구독을 뜻하는 서브스크립션(subscription)과 상업을 뜻하는 커머스(commerce)의 합성어로, 구매자가 일정 금액을 지급하면 업체가 상품을 ‘알아서’ 선정해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형태다. 신문과 잡지, 우유 등을 생각하면 쉽다. 2010년 미국에서 출발한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2011년 국내에서 화장품 정기배달 서비스로 처음 등장했고, 2015년 초 100여 개 업체, 100만 명의 소비자가 이용하는 약 600억 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다. 배달 품목도 그야말로 다양하다. 야채, 과일, 반찬, 도시락, 각종 건강식, 베이커리 등 식품류와 푸드부터 와이셔츠, 양말, 화장품, 꽃, 유아용품, 펫 용품에 이르기까지 없는 게 없다. 배달 간격도 일주일, 이주일, 한 달 등 자신의 라이프 패턴에 맞출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신문, 잡지, 우유 같은 품목이야 ‘브랜드’만 골라도 되지만, 기호가 반영되고 상품마다 상태가 다른 품목들은 ‘업체의 선택’을 어떻게 믿을 수 있을 것인가. 그래서 반영된 게 ‘큐레이션 서비스’다. 믿을 만한 전문가가 소비자에게 맞게 물건을 엄선해주는 것. 한번 발을 들이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이 정기배달 서비스의 이용객 대다수가 ‘재구독’을 한다고 하니, 만족도는 어느 정도 객관화할 수 있을 듯하다.
물건 사러 가는 시간도 절약해주고, 전문가의 안목으로 골라주기까지 하고, 좋은 상품을 경제적인 가격에 받아볼 수 있으니 잘만 활용하면 라이프스타일을 한층 업그레이드해주기에 충분하다. 그럼, 어디서 어떤 품목을 ‘구독’해야 할까. 시간 절약·최상의 퀄리티·가격 경쟁력으로 이용자 확대
플라워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업체인 꾸까는 ‘꽃의 일상화’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아름다움을 배달하고 있다. 유러피언 감성의 플로리스트들이 계절과 시즌에 맞는 플라워 디자인을 연구, 매월 다른 꽃을 새롭게 핸드 타이드 부케 방식으로 제작, 지정된 날짜에 지정한 주소로 배송해준다. 격주로 2개월간 총 4회를 받아보는 서비스가 86000원, 역시 2주마다 한 번씩 받아보며 21900원을 정기 결제하는 ‘바이 위클리 플랜’도 있다. 이용 중 언제든 결제 중단도 가능하며, 첫 배송 시 꾸까 화병이 함께 배송된다. kukka.kr 1661-1031
키마에서 운영 중인 블룸 앤 보울 프로젝트도 꽃 정기구독이다. 한 달에 두 번 격주 화요일마다 배송되는 ‘바이 위클리 블룸’ 서비스가 49900원. 한 달에 세 번 배송 받는 서비스는 74600원, 매주 받아보는 위클리 서비스는 99000원이다. 역시나 계절에 맞는 꽃을 직접 선택해 핸드타이드 형태로 배송하며, 첫 회에 화병을 제공한다. kimma.kr 070-7644-1413
영국 제인 패커 디플로마 과정 등을 수료한 송지수 대표가 운영하는 드 테이블 플라워에서도 매주 98000원, 격주 49000원에 정기배달을 하고 있다. www.detableflower.co.kr 02-3477-4806 신선한 제철 채소들을 엄선해 가족 규모에 맞게 정기적으로 배달해주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도 이미 이용자들이 많다. 여성 농민들이 구성한 마을 공동체에서 직접 재배, 수확한 먹을거리를 도시 소비자 회원들과 함께 나누고자 만들어진 언니네 텃밭 제철 꾸러미가 대표적인 예. 소규모 텃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를 매주 1회 보내주고 소비자 회원은 매월 지정된 회비로 여성 농민의 생산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국산 콩두부, 방사유정란, 제철채소 네 종류, 반찬 또는 전통가공식품류로 구성된 2인 이상 다인 가구를 위한 제철 꾸러미가 1회 기준 25000원, 최소 4회 유지 조건이다. www.sistersgarden.org 02-582-1416
제주에서 가장 비옥하기로 이름난 무릉리에서 재배되는 제철 농산물과 제주를 대표하는 특산물, 그리고 이곳에서만 생산되는 가공식품들이 매월 1회씩 1년 내내 배달되는 무릉외갓집도 꾸러미 형태의 회원제 농산물 배송 서비스다. 5~7가지 제철 아이템으로 구성되며 1회(1개월)가 40000원, 12회(1년) 438000원이다. murungdowon.net 070-4414-7966
요리를 해먹고 싶어도 메뉴를 정하고 레시피를 확인하고 장을 보는 복잡한 과정 때문에 망설였다면 이제 그럴 필요가 없다. 매주 2~3가지의 새로운 레시피와 그에 맞는 신선한 식재료를 보내주는 온라인 글로서리 마켓 푸드마스가 있기 때문이다. 마트보다 신선한 식재료를 그것도 정량화된 양으로 보내주니 불필요하게 장을 많이 볼 필요도 없어 경제적인 데다, 뚝딱 만들 수 있는 레시피까지 보내주니 훌륭한 요리사가 되는 건 시간문제. 가격은 메뉴에 따라 달라진다. foodmas.co.kr 070-8244-4787 서울에서 가장 맛있는 동네 빵집을 엄선해 배달하는 헤이 브레드의 서비스를 이용하면, 직접 찾아가는 수고를 덜고도 장인이 만든 빵을 정기적으로 배송 받을 수 있다. 작년에 론칭한 헤이 브레드는 당일 배송을 원칙으로 고객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며 당일 매진 사례가 속출할 정도. www.heybread.com 02-6085-0004 이밖에도 더 많은 품목을 ‘정기배달’하고 싶은데, 일일이 업체를 챙기기 힘들다면 모든 정기배달 서비스를 한데 모아놓은 덤앤더머스를 이용하면 된다. 각종 반찬부터 세제, 와이셔츠, 키즈 제품, 펫 용품 등 100여 가지에 이르는 품목이 정기배달되니, 이쯤 되면 상품이 아닌 라이프스타일 자체를 정기배달하는 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www.dummerce.com 1899-2468
박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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