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영의 공간 & 공감_다섯 번째
타일은 욕실과 주방에서만 쓰이는 재료라는 고정관념이 깨진 지 오래전 일이다.주거에서 마루 대신 타일을 깔 수도 있고, 다양한 패턴의 조합으로 아트월을 구성할 수도 있으며, 심지어 타일을 붙여 테이블 상판으로 쓰기도 하는 등 타일을 이용해 인테리어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기능적인 면까지 충족시켜줄 수 있는 현명한 타일 선택을 위해 타일의 종류와 그 특성을 살펴보자. 먼저 자기질타일은 고온에서 구워 강도와 온도 변화에 강하며 방수성이 높기 때문에 주로 바닥 타일로 많이 쓰인다. 반면 도기질타일은 강도가 약하고 온도 변화에 민감해 바닥 타일로는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다양한 색상과 모양으로 선택의 폭이 넓어 주로 실내 벽 타일로 사용한다. 자기질과 도기질타일은 타일 뒷면에 물을 떨어뜨려보면 쉽게 구분할 수 있는데, 물이 빠르게 흡수되는 것이 도기질타일이며 흡수되지 않는 것이 자기질타일이다. 포세린타일은 표면과 내부가 같아 표면이 마모되더라도 본래 색상을 유지할 수 있어 내부의 벽, 바닥뿐만 아니라 외장재로도 손색이 없다. 주거에서 마루 대신, 상업공간에서 바닥재로, 외벽 마감용으로 쓰이는 등 다른 타일에 비해 사용 범위가 넓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자기질·도기질·포세린타일 외에도 외부 테라스 같은 곳에 자연석 느낌의 독특한 연출을 할 수 있는 석재타일, 표면에 광이 나고 대리석 느낌의 폴리싱타일 등 다양한 종류의 타일이 있으며, 사용되는 위치에 따라 각각의 특징에 맞는 타일 선택이 필요하다.
위치에 따른 크기와 스타일 선택법, 화려한 타일은 포인트로
요즘은 다양하고 독특한 디자인의 타일들이 정말 많다. 자연 소재를 모티브로 한 내추럴한 느낌의 타일, 기하학적 패턴으로 이루어진 유니크한 느낌의 타일, 화려한 컬러와 문양으로 전통 공예품 같은 핸드메이드 타일 등 다양한 스타일이 있다. 돌이나 나무같이 내추럴 느낌의 타일은 각 장마다 패턴이 같으면 인위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다양한 패턴이 랜덤하게 구성되는지를 꼭 체크하면 좋다. 또한 모자이크나 핸드메이드 타일같이 모양이 화려하고 컬러풀한 타일은 포인트로 일부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타일은 모양과 크기에 따라서도 다양한 느낌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정사각형 타일은 정돈된 분위기를 줄 수 있고, 직사각형 타일은 좀 더 세련된 느낌을 낼 수 있다. 또한 한쪽 폭이 600mm가 넘는 비교적 큰 크기의 타일은 개방감 있고 모던한 느낌을 낼 수 있지만, 화장실이나 레스토랑 주방과 같은 습식 공간에서는 배수 경사를 만들어주는 데 적합하지 않으므로 습식 공간 바닥은 큰 사이즈의 타일을 사용하지 않는다.
어떤 타일을 선택하는지도 중요하지만 시공 방법에 따라서도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직사각형의 타일을 헤링본 패턴으로 시공하면 평범한 스타일의 타일도 디테일하게 포인트 요소로 만들어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수직, 수평으로 시공되는 타일의 각도를 살짝 틀어 사선패턴으로 시공하면 공간이 역동감 있고 속도감을 표현할 수 있다. 또한 타일 줄눈의 시멘트 색상을 조정해 다양한 분위기를 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흰색 타일에 줄눈을 흰색으로 하면 전체적으로 깔끔한 분위기지만, 줄눈을 그레이로 해 포인트를 주면 유니크한 느낌의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요즘은 서울 논현동 자재거리에 국산부터 수입까지 다양한 타일들을 취급하는 쇼룸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넓게 시공된 모습을 직접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타일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획 박진영 기자 | 글·사진 심지영 판다스튜디오 디자이너 실장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