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영의 공간 & 공감_세 번째

조명은 공간 분위기를 좌우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인테리어는 조명으로 완성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둠을 밝히는 원초적 기능 외 많은 잠재적 역할을 하는 조명, 그중에서도 간접 조명의 가치에 대해 알아보자.
전체 분위기와 조도를 형성하는 간접 조명의 사용 예 (W호텔 런던).
전체 분위기와 조도를 형성하는 간접 조명의 사용 예 (W호텔 런던).
과거에 조명은 딱 2가지로 평가됐다. 에너지 효율성과 무조건 밝을 것. 그러나 이제 조명은 목적도 기능도 달라졌다. 공간이 처한 상황과 목적에 따라 무수히 많은 조명이 선택되고 있는 요즘, 특히 공간을 온화하고 고급스럽게 만드는 간접 조명은 ‘갑 중 갑’이다.

집에 자녀가 있는 분이라면, 천장에 설치된 등이 아이의 눈 건강을 해치지 않을까 염려했던 경험이 있을 터다. 직접 조명은 설계가 간단하고 간접 조명보다 비교적 저렴하게 설치할 수 있기 때문에 그간 대부분 주거공간에서 사용돼왔다. 그러나 직접 조명은 바로 떨어지는 빛이 부드럽지 못하고, 빛이 비춰지는 반대편엔 그늘이 생기므로 빛으로 공간을 풍요롭게 만들기는 어렵다.
간접 조명이 공지붕을 비춰주어 깊이감과 따뜻함을 더해주는 판다스튜디오 오피스.
간접 조명이 공지붕을 비춰주어 깊이감과 따뜻함을 더해주는 판다스튜디오 오피스.
다양한 연출법과 색온도 선택으로 공간 재탄생
반면 간접 조명은 빛을 바로 받지 않아 빛이 부드러워 공간을 따뜻하게 연출한다. 최근 상업공간이나 주거공간에서 간접 조명을 설치해 공간의 다양한 변화와 감성적인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간접 조명을 활용하는 몇 가지 예는 다음과 같다. 벽과 벽 사이 간접 조명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고, 천장 간접 조명은 천장을 더 높아 보이게 해 새로운 공간감을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메인 등과 스위치를 분리해 각각 다른 분위기 만들어주어 공간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방법도 있다.

그밖에 직접 조명에 비해 간접 조명은 균일한 조도 확보가 가능하며 그림자가 짙게 생기지 않아 빛이 부드럽다. 또한 등 기구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조명 효과까지 볼 수 있기 때문에 천장을 깔끔하고 모던하게 디자인할 수 있다.
간접 조명으로 디자인한 미니멀한 스탠드 디자인.
간접 조명으로 디자인한 미니멀한 스탠드 디자인.
이러한 간접 조명은 빛의 색온도에 따라서 또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빛의 색온도 6000K(주광색)는 빛이 쿨 화이트로, 학교나 인쇄소 같은 장소에 적합하며 차가운 느낌을 연출한다. 5300~5700K(주백색)는 내추럴 화이트로 미술관이나 주거 환경에 적합하다. 마지막으로 4500K(전구색)는 노란빛을 띠는 웜 화이트로 따뜻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카페나 레스토랑, 호텔 같은 장소에 적합하다.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분위기를 바꿔보고 싶다면 간접 조명을 활용해보시길. 다양한 빛 연출 방법과 색온도 등을 고려한 선택으로 같은 공간이 전혀 다른 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될 테니 말이다.


기획 박진영 기자 | 글·사진 심지영 판다스튜디오 디자이너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