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 교보생명 노블리에센터 총괄센터장

보험을 ‘팔기’보다 고객의 인생을 ‘풀어’주라. 김현석 교보생명 노블리에센터 총괄센터장은 인터뷰 내내 ‘인생’이라는 단어를 되풀이했다. 보험을 수익 상품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반드시 인생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 교보생명 1세대 자산관리 전문가인 그는 지난 10여 년간 현장에서 이 같은 철학으로 자산가들을 만나왔고, 지금은 전국 노블리에센터를 총괄하며 일선에서 고객 컨설팅을 담당하는 웰스매니저(WM)들을 교육하고 있다.
[Dinner with PB­­­] “차명거래금지법 대응 솔루션 다양하게 제공하죠”
교보생명 1세대 자산관리전문가인 김현석 총괄센터장은 2006년 교보생명 VIP평생 자산관리 서비스인 노블리에센터에 합류했다. 그는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펀드투자상담사 등 각종 금융자격증을 바탕으로 자산가들에게 최적의 재무적 솔루션을 내놓는 전문가로 유명하지만, 그 이전에 많은 고객들이 먼저 찾는 교보생명의 공식 ‘인생 고민 상담사’로서 더 이름이 높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노블리에 대구센터에 몸담았던 김 센터장은 올 초 총괄센터장으로 발령 받아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재 교보생명 노블리에센터는 전국에 서울, 부산, 광주, 대구 등 7곳이 있으며, 여기에 33명의 WM이 소속돼 있다. 그밖에 세무, 회계, 부동산, 노무, 유학 및 경영관리 분야 전문가 32명이 자문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노블리에는 2004년 개소 이후 지난 10년간 10억 원 이상 고객의 누적 상담 건수가 2만3000여 건에 달할 정도로 보험사 프라이빗뱅킹(PB)센터 가운데서도 모범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까지 대구 노블리에센터장으로 계셨습니다. 서울로 오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자산가들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지방의 부자들은 아무래도 서울의 부자들에 비해 자산 운용에 대한 관심이 덜합니다. 보수적인 성향이 짙어 투자로 부를 불리기보다는 그동안 열심히 일해서 번 것을 안전하게 잘 지켜내는 것에 더 관심이 많죠. 자산 구성을 보면 80% 이상이 부동산이지만, 강남 부자들처럼 부채를 일으켜 부동산에 투자해 레버리지 효과를 기대하는 경우는 적습니다. 가업 승계에 대한 관심도 높고요. 금융사 선호도는 은행, 보험, 증권 순이었는데 최근 금리가 떨어지고 은행의 안전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상대적으로 보험 쪽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금리 시대엔 확실히 보험 상품으로 눈을 돌리는 고객들이 많나요.
“저금리 상황에서 절세와 리스크 관리를 동시에 할 수 있어 보험 선호도가 높아진 건 맞아요. 하지만 ‘금리가 계속 떨어지니 나는 보험으로 가야겠다’ 이렇게 해서 갑자기 갈아타는 건 아니고요, 저금리와 증시 악화로 인해 자산운용 시장의 변동 폭이 커지면서 자산가들은 ‘도대체 무엇이 답일까’라고 자문하는 것 같아요. 그 속에서 ‘수익률만을 좇아가는 게 정답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내가 평생 모은 자산을 어떻게 지킬지 혹은 써야 할지 종합적으로 고민해보는 계기가 된 겁니다. 그동안 수십억 씩 보험에 불입해서 수익 올리고, 절세 수단으로 보험을 활용했다면 이제는 좀 더 장기적으로 보고 미래 노후 생활 대비책으로서의 보험, 이왕이면 절세까지 하면 좋겠다는 요구들이 서서히 나오고 있습니다. 보험은 은행 예금처럼 금리가 높아지면 몰리고 낮아지면 쑥 빠지는 메커니즘은 아니에요. 저는 지금의 저금리 상황이 저희 영업맨들이나 고객들이 ‘보험의 본질’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렇다면 보험의 상대적인 장점은 뭘까요.
“보험사와 은행 일선의 판매원들은 보험을 하나의 금융상품으로 분류해 수익률(해약환급금)을 타 금융상품과 비교하는데, 적어도 그건 향후 고령화·저금리 시대의 대응법은 아니라고 봅니다. 연금보험은 내가 젊었을 때 일정한 돈을 모아두고 나이 들어 노후 생활을 보장받는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죠. 돈을 묵혀 두고 수익을 가져가는 게 아니에요. 그동안 자산관리사(FP)들도 실적을 올려야 하니 원칙에서 많이 벗어났던 것도 사실이고요. 경제 상황이 어려울수록 보험도 본연의 목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100세 시대에 만기까지 보험을 가져가는 분들은 ‘역시 보험밖에 없다’고 하십니다.”


‘본질’에 충실하다 보면 단기적 실적은 나빠지겠죠.
“그러한 점을 감수하더라도 혼탁해진 보험 시장을 바로 잡을 필요는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보험을 판다는 것은 그 사람의 인생을 다루는 것입니다. 고객 인생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지, 보험 상품을 먼저 떠올리고 거기에 고객을 끼워 맞추려 하면 상품도 죽어버립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10억 원대 자산가들을 만나보면 자기 수준에 맞는 보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목돈을 가진 사람들일수록 노후 보장보다 높은 환급금을 받으려는 목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한 마디로 100세 시대를 살아가면서 반드시 준비해야 하는 장기 상품을 짧은 기간 내에 마련하려다 보니 대부분 5년 납, 10년 납, 길어야 20년 납인 단기 상품에 집중합니다. 그러니 길게 봤을 땐 자신은 물론이고 가족들의 미래를 지켜줄 자금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에요. 국민건강보험료도 보장받으려면 평생 내야 하고, 국민연금도 제대로 보장받으려면 40년 이상 불입해야 소득대체율이 나올 수 있게끔 설계됐잖아요. 이처럼 보장성 보험이 됐든 연금 보험이 됐든 납입 플랜이 장기적으로 세워져야 합니다.”


노블리에는 VIP를 위한 세심한 자산 승계 플랜으로도 유명하죠.
“장기 금융상품인 보험을 취급하다 보니 우리는 단순히 자산을 불리는 것보다는 안정적으로 자산을 승계하는 쪽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공되는 세무 서비스가 다른 회사들보다 훨씬 세밀하고 깊이가 있죠. 아울러 저희는 지금의 자산이 후대로 증여, 상속되는 과정에서 가족 구성원 간 잡음이 최대한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준비를 철저하게 합니다. 가령 유언장 서비스만 해도 정말 세심하고 꼼꼼하게 준비하죠. 해당 고객은 물론 가족들의 성격까지 모두 자산관리 서비스에 반영시키기 때문에 그만큼 신뢰도가 높습니다. 대부분의 금융기관처럼 자산 승계 프로그램 툴을 돌려 포트폴리오를 작성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죠. 저희는 WM들이 일대일로 고객을 만나 그들의 생애 전반과 철학을 이해하고 재무적, 비재무적인 솔루션과 플랜이 녹아 있는 제안서를 작성합니다.”


실제로 센터장님께서는 어떤 식으로 고객과 인간적인 유대관계를 맺고 있으신지요.
“자산가들일수록 남들에게 말하기 껄끄러운 가족문제가 한 가지씩 있습니다. 돈을 잘 벌고 성공한 이들일수록 가정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죠. 한 부부 고객이 있는데요, 남편과 아내가 저를 각각 따로 만나기를 원하더군요. 그들은 제게 자신의 입장에서 서로 다른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듣다 보니 이들은 가정의 행복을 깨는 것을 원하는 게 아니었어요. 다만 소통하는 법을 잘 몰랐을 뿐이었죠. 제가 중간에서 메신저 역할을 해 가정을 지킬 수 있도록 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또 어떤 분은 얼마 전 결혼시킨 딸에게 인생의 첫 출발에 앞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조언해 달라고 부탁하셨습니다. 제가 인생을 성공적으로 산 사람이 아님에도 이런 요청을 받을 때면 엄청난 보람을 느낍니다. 고객과 상담하면 이처럼 상품보다는 인생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결국, 보험이라는 것은 먹고 사는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만 필요로 할 수 있는 상품이죠.”


말씀을 듣다 보니 센터장님께서는 기본에 충실한 스타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점포장 시절 보험 상품에 대한 지식을 제대로 숙지하고 고객들을 만나기 위해 영업 나가기 전 보험 약관을 꼼꼼히 읽고 뜯어봤습니다. 보험 영업하시는 분들 중에 약관을 제대로 안 읽어 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그런데 어느 날 CFP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내가 화폐의 가치에 대해서도 잘 모를 정도로 가진 지식이 너무 얕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뭔가 잘못됐구나 싶어 밤에 따로 공부하며 ‘은퇴설계 전문가 과정’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그걸로 영업사원들을 교육했는데 호응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노블리에로 발령을 받으면서도 우리 WM들에게 제대로 된 철학을 이식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요즘 자산가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무엇입니까.
“오는 11월 29일 시행을 앞두고 있는 차명거래금지법이 이슈죠. 그간 여러 이유로 차명부동산, 차명 주식, 차명계좌를 사용해 왔지요. 앞으로 차명 거래를 할 경우 차명거래자는 물론 이를 알선, 중개한 자도 고발돼 징역 또는 벌금형에 처해지게 됩니다. 기존 관행대로 운용한 차명 거래가 있다면 11월 29일 이전에 전문가와 상의해 처리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참에 소득 신고 여부 및 자산 운용 상태를 정밀 진단하고 리스크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반드시 마련하시길 바랍니다.”


차명거래금지법에 대해 어떤 솔루션을 제시해주실 수 있나요.
“자산가들이 차명계좌를 사용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신고되지 않은 소득이거나 증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죠. 둘 다 사전에 미리 고민해서 절세 전략을 수립하면 소득세와 상속·증여세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많거든요. 가령 사업장을 쪼개는 방법이 있습니다. 한 명의 사업자 명의로 사업장을 운영하면 세금이나 상속세가 많을 수밖에 없죠. 배우자와 공동으로 사업자 등록을 하고 미리 자산을 쪼개면 상속세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저희 WM들은 다양한 솔루션으로 이 기회를 고객 재산을 양성화시키는 계기로 만들자고 합니다.”
[Dinner with PB­­­] “차명거래금지법 대응 솔루션 다양하게 제공하죠”
그동안 차명계좌에 분산돼 있던 예금을 빼서 저축성 보험 등에 투자하는 자산가들이 늘어날 거라는 예측도 나오던데요.
“앞서 말씀드렸듯 단순히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좇기보다는 본인의 생애와 재무 상황에 맞는 플랜을 수립하는 게 먼저라고 봅니다. 앞으로 우리는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할 겁니다. 따라서 자산 규모 중심의 관리보다는 보유 자산에서 일정한 소득이 꾸준히 나오게 하는 ‘소득 발생 중심’의 관리가 필요하죠. 낮은 금리와 물가를 고려해야 하며, 설령 투자 환경이 좋지 않아 수익률이 떨어져도 원금은 지킬 수 있는 대비책이 있는 상품이 필요합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를 주식, 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높인 뒤 돌려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입니다. 국내외 다양한 펀드를 통해 투자하고 이를 수익으로 얻기에 점점 낮아지는 공시이율 상품보다 대체로 수익률이 높아요. 저금리 물가 상품에 따른 구매력 수준을 유지시켜주고 연금 개시 시점에는 원금 보존 기능이 있어 노후 준비와 합리적인 자산운용을 꾀할 수 있습니다.”


퇴직을 앞둔 50대 중반의 10억 원 자산가의 포트폴리오를 제시해 주신다면요.
“즉시연금(상속종신형) 본의 명의 2억, 즉시연금(종신연금형) 배우자 명의 2억, 예금 2억, 주가연계증권(ELS) 2억, 고배당주펀드 1억, 인컴펀드 1억으로 제시하겠습니다.”



36층 스카이라운지 ‘파로그랜드’에서 즐기는싱저우 소스를 곁들인 한우 안심구이
[Dinner with PB­­­] “차명거래금지법 대응 솔루션 다양하게 제공하죠”
워커힐 외부사업부에서 운영하는 파로그랜드는 강북 랜드마크 오피스빌딩 센터원의 36층 스카이라운지에 위치하고 있다. 감각적인 이미지를 자아내는 정통 일식과 중식 두 가지 콘셉트의 레스토랑으로, 고객의 까다로운 미각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멋진 전망과 야경을 더해 대한민국 대표 스카이라운지로 자리매김했다. 총 925㎡ 공간에는 163석(홀 81석·룸 82석), 11개의 룸을 보유하고 있으며, 룸 또한 6석부터 20석까지 갖추고 있어 프라이빗한 고급 비즈니스나 상견례, 돌잔치 등 가족 행사와 같은 다양한 모임이 가능하다. 이날 선을 보인 싱저우 소스를 곁들인 한우 안심구이는 싱가포르 스타일의 흑후추소스를 곁들여 한우 안심의 풍미를 더하고 새송이, 가지, 아스파라거스, 토마토를 구어 영양의 밸런스를 맞춘 안심 요리다. 새콤달콤한 싱저우 소스는 카베르네 소비뇽, 시라 품종과 잘 어울린다.



매칭 와인 실드 에스테이트 바로사 카베르네 소비뇽
(Schild Estate Barossa Cabernet Sauvignon)
[Dinner with PB­­­] “차명거래금지법 대응 솔루션 다양하게 제공하죠”
남호주 바로사 지역에 카베르네 소비뇽 100% 와인으로 프랑스 오크통에서 장기간 숙성해 타닌이 적으며 실키하며 토스티한 맛이 특징이다. 오랜 시간 입 속에 퍼지며 오랜 여운을 준다. 다양한 산미와 향과 맛의 여운을 오랫동안 느낄 수 있는 품격 있는 프리미엄 와인이다.


이윤경 기자 ramji@hankyung.com│사진 이승재 기자
장소 협조 파로그랜드(02-6030-85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