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총재도 모르는 B급 경제학’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경제 지식은 필수다. 그러나 막상 공부하려고 책을 뒤져봐도 여전히 어렵다. ‘한국은행 총재도 모르는 B급 경제학(이하 B급 경제학)’ 저자는 그 이유를 “박사, 교수들은 훌륭한 농부, 사냥꾼이지만 서툰 요리사”라고 얘기한다. 즉 재료는 싱싱한데 먹기는 불편한 요리가 지금까지 맛봤던 경제학이라면, 그 재료들을 버무려 멋진 요리로 만들어낸 것이 ‘B급 경제학’인 것이다.
영화감독, 소설가 지망생인 저자의 재기와 유머 넘치는 글솜씨에 술술 읽히는 재미가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한경비즈니스 기자이기도 한 저자는 후기 자본주의의 부의 분배 과정을 통찰하며 애덤 스미스, 칼 마르크스의 주장들이 왜 지금의 시대에 딱 맞아떨어지지 않는지를 설명한다. 그 서술 과정은 어렵고 난해한 이론이 아니라 누구나 다 아는 흔한 사례들에서 나온다는 것이 이 책의 최대 장점이다. 기업 최고경영자(CEO), 소자본 창업자, 직장인, 학생 등 이 시대 ‘호모 에코노미쿠스’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다.
우종국 지음, 실버라이닝, 462쪽, 1만5500원
하버드 비즈니스가 재조명한 드러커 명저 시리즈
‘새로운 경제 사회의 경영’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가 재조명한 드러커 라이브러리 시리즈. 그 전작들에서 피터 드러커는 변화하는 비즈니스 세계를 예측하고 리더의 역할에 대해 실질적인 조언을 제시해 왔다. 이번에 출간한 4권은 경영 환경을 둘러싼 구조적 변화를 감지하고 현상 이면의 본질을 밝힌 책이다. 드러커는 경제, 사회, 정치, 비즈니스 등의 수많은 영역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의미를 이해하고 대응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척도로 ‘생산성’을 강조한다. 다시 말해, 생산성을 향상시키는지 혹은 저하시키는지에 대한 판단이 모든 경영 문제의 해법이라는 것이다.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로 인해 발생한 환경 문제를 단순히 기업의 책임으로 전가할 것이 아니라, 성장을 포기하지 않는 범주에서 또 다른 해법을 찾아야 하며 실업이나 비용 증가에 대해서도 고려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다소 기업의 입장을 중심에 둔 것으로 보이지만, 환경 문제와 생산성 위기를 고민하는 경영자를 비롯해 오피니언 리더들이 균형 잡힌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피터 드러커 지음·안세민 옮김, 청림출판, 296쪽, 2만 원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가 내 지갑에 미치는 영향
‘자본주의 사용설명서’
지금 자본주의는 기로에 놓여 있다. 이대로 갈 것인가.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인가. 약 250년에 걸쳐 우리 사회를 지배했으며 현재 위기를 겪고 있는 ‘자본주의’를 쉽게 풀어 낸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 5부작’이 책으로 출간됐다. 2013년 한국방송대상 대상을 거머쥐면서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는 이 다큐멘터리는 사실 한 주부 PD의 사소하면서도 근원적인 물음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왜 미국의 리먼 사태가 내 지갑에 영향을 미치는지’, ‘물가는 왜 수십 년 동안 오르기만 하는지’ 궁금했다는 것이다. 이번 책은 방송에서 미처 다 보여 주지 못한 내용들이 심층적으로 보완되고 정리됐다. ‘은행에 빚을 갚는다’는 것이 개인에게는 속박과 굴레에서 벗어남을 뜻하지만 국가 경제로 보면 경제 규모의 축소를 의미한다든지, 마트에 가면 왜 나도 모르게 충동구매를 일삼게 되는지 등 자본주의 사회의 숨은 진실과 무서움에 관해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유혹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지를 알려 준다.
EBS ‘자본주의’ 제작팀 지음, 가나출판사, 388쪽, 1만7000원
지치고 힘든 내 영혼을 힐링해 주는 클래식 콘서트
‘최영옥과 함께하는 클래식 산책’
이상과 현실의 틈새에서, 자아와 외부의 경계에서 감정을 소비하는 우리에겐 정서 순화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럴 때 가장 예민한 귀에 클래식 선율을 선물한다면 일상은 치유의 시간이 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음악칼럼니스트 최영옥은 곡에 담긴 작곡가들의 고뇌를 살피고 그 마음을 사회 모습에, 우리 일상에 비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특별한 사건 등 연계되는 소재로 이야기를 시작하고 작곡가의 감정, 곡이나 연주자에 대한 정보 등을 이야기함으로써 클래식과 우리 삶을 밀착해 이야기를 풀어 간다. 이렇게 소재와 노래, 정보가 모두 하나의 감정으로 모아지도록 구성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하고, 이러한 공감을 기반으로 한 명곡 탄생의 배경 속에서 마음 정화와 그 치유를 유도한다. 무엇보다 장마다 말미에 저자 최영옥이 세심하게 골라 추천하고 있는 ‘명반, 명연주로 완성하는 클래식 힐링’은 클래식을 좀 더 쉽고 친숙하게 접할 길라잡이가 돼 줄 것이다.
최영옥 지음, 다연, 312쪽, 1만5000원
이정흔 기자 vivajh@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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