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저금리 시대엔 은행을 찾는 고객들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다. “이자로 생활하는 건 엄두도 못 낸다”, “정기예금 이자가 5%만 돼도 바랄 게 없겠다”와 같은 푸념 아닌 푸념이 이어진다. 여기에다 2013년 세법이 대대적으로 개편되면서 세금 폭탄을 맞는 건 아닌지 두려움도 느껴진다. 자수성가한 60대 중반 중소기업 A회장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새해 절세 노하우를 알아보자.
[KEB WEALTH MANAGEMENT] 60대 중소기업 A회장의 300억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60대 중반 A회장은 그동안 기업을 건실하게 키우는 데만 관심을 가졌지 자산 운용에는 신경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저성장의 그늘 속에 사업의 매출 신장도 예전 같지 않고 이익률도 점점 줄어드는 데다 나이를 먹으니 이제부터라도 재산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다.

그의 재산 상황을 보면 현재 거주 중인 아파트를 포함해 시가 50억 원 정도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금융자산으로는 30억 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었다. 부동산자산은 입지 조건이 좋아 공실이 없고 수익률 또한 연 6~7%대로 양호했다. 이는 추후 회사 사옥으로 사용을 고려하고 있어 그대로 보유하기로 하고 우선은 금융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보기로 했다.

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세금이었다. 나름 펀드, 예금, 보험 등에 조금씩 가입은 했지만 수익도 시원치 않아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금액이 4000만 원에서 2000만 원으로 하향 조정됐다는데 관리를 제대로 못해 세금을 많이 내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며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을 궁금해했다.

필자는 A회장에게 금융자산을 운용할 때 고려해야 할 점 세 가지를 전했다.


종신형 연금보험 비과세 혜택 최대한 활용
먼저 비과세·분리과세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라. 2013년부터 금융소득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신고 대상이 돼 다른 소득과 합산이 돼 소득세율이 높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으며, 건강보험료의 부담도 늘어날 소지가 있어 어느 정도 금액이 있는 고객이라면 누구나 부담을 갖고 있다.

비과세의 마지막 기회였던 2012년, 연금보험이 광풍처럼 금융시장을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고객들이 비과세 상품 가입에 열을 올렸다.

A회장도 일부 비과세 연금보험에 가입하고 있지만 사업을 하다 보니 오랫동안 예치해야 하는 금융상품은 부담스러워 전체 금융자산에 비해 비중이 너무 낮았다.

물론, 비과세 연금보험의 기간은 길다. 사업가라면 10년이라는 긴 기간 동안 자금이 묶인다는 점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사업 자금으로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보다 너무 많은 자금을 일반 예금에 쌓아두고 있어 비효율적인 면이 많다고 판단했다. 사업에 필요한 유동 자금의 적정 규모를 파악해 보유하고, 나머지 자금은 적절하게 운용하기로 했다. 금융자산이 많은 만큼 최대한 비과세 상품 가입을 고려했다. 일시납 보험 상품은 1인당 2억 원까지는 10년 이상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5년 이상 적립식(월납)인 경우에는 10년 이상 유지하면 금액에 상관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종신형 연금보험 또한 금액에 상관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최대한 활용하길 권했다.

또 소액이지만 생계형 저축 3000만 원, 세금우대저축 3000만 원은 정기예금으로 가입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도 피하고 유동성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보험 상품과 함께 비과세 상품의 대표 주자로 주식형 펀드를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상장 주식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주고 있으며, 향후 주식시장도 점진적인 경제 회복과 함께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라 인덱스펀드에 투자하기를 권유했다.


월이자 지급식 ELS, 수익률 높고 위험성 적어
둘째로 금융소득 수입 시기를 분산하라. 주식형 펀드의 변동성을 보완한 상품으로 주가가 일정 부분 내에서는 하락하더라도 수익을 주는 상품으로 주가연계증권(ELS)이 있다. 보통의 ELS 상품은 조건을 제시하고 6개월 단위로 비교해 조건을 충족하면 조기 상환하고, 그렇지 않으면 자동 연장돼 마지막 3년째에 만기 상환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최근 2~3년간 주식시장이 저조해 조기 상환을 못하고 만기에 와서야 상환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만기에 상환되므로 목돈의 이자를 받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나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금액이 2000만 원으로 하향되면서 ELS 상품 하나만으로 종소세 대상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을 보완할 수 있음은 물론 이자소득으로 생활하는 분들이 매월 이자를 받아 생활비로 활용 가능한 상품으로 월이자 지급식 ELS가 있다. 매월 이자가 지급되는 월이자 지급식 ELS는 정기예금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주식형 펀드보다 위험성이 적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겸비한 금융상품이라 할 수 있다. 2013년의 이슈 상품이면서 고액자산가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어 포트폴리오에 꼭 들어가야 할 필수 상품으로 적극 추천했다.

셋째로는 통화분산 즉, 환테크를 고려하라. 환율 시장의 변동성이 주식시장 못지않게 크지만, 그동안 수익률이 높았던 부동산, 주식, ELS에서 환테크로 갈아타는 분위기가 시장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최근 계속된 원화 절상으로 환율이 많이 떨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특성상 수출에 대한 의존성이 높고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높다. 또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정책 시행이 가시화될 경우 달러의 강세가 예상되고 있어 외화 보유 기회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환차익은 비과세다. 통화 분산 방법으로는 외화예금, 외화연금보험, 역외펀드 등이 있다. 외화예금은 국내 예금과 같이 정기예금, 적금 형태로 가입할 수 있으며, 달러연금보험도 일반 보험 상품과 같은 맥락으로 보면 되고, 달러연금보험의 경우는 확정금리 연 3.17% 수준으로 달러예금에 비해 금리도 매력적이다. 다만 환율이 결부돼 있어 환차익이나 환차손이 발생할 수 있다. 역외펀드는 해외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에 외국 통화로 투자하고 이익도 외국 통화로 수취하는 것으로 투자를 통한 이익과 환차에 의한 이익 등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도 있다.


즉시연금에 12억 원, 평소 환율에 관심이 많아 달러연금보험에 1억 원씩 환율이 50원 정도 하락할 때마다 두 번에 나누어 2억 원씩 가입하기로 했다. 투자형 상품으로는 주식 매매차익이 비과세 되는 인덱스펀드에 5억 원, 월이자 지급식 지수형 ELS에 4억 원, 원금이 보장되면서 예금이자 수익 이상을 추구하는 주가연계예금(ELD) 상품에 3억 원, 정기예금에 2억 원, MMF에 2억 원을 가입하기로 했다.


이 같이 세 가지 방향을 가지고 상담한 결과, A회장은 안정적인 투자를 원하면서도 절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유동성 확보를 강조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에 투자 상품은 금융자산의 30% 정도, 절세가 포인트인 비과세 연금보험은 50%, 나머지는 정기예금 및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종합 포트폴리오를 제안했다.

A회장은 은퇴 후 생활비 해결 및 절세 효과가 큰 즉시연금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였다. 즉시연금에 12억 원, 평소 환율에 관심이 많아 달러연금보험에 1억 원씩 환율이 50원 정도 하락할 때마다 두 번에 나누어 2억 원씩 가입하기로 했다.

투자형 상품으로는 주식 매매차익이 비과세 되는 인덱스펀드에 5억 원, 월이자 지급식 지수형 ELS에 4억 원, 원금이 보장되면서 예금이자 수익 이상을 추구하는 주가연계예금(ELD) 상품에 3억 원, 정기예금에 2억 원, MMF에 2억 원을 가입하기로 했다. 특히 인덱스펀드는 지수가 하락할 때마다 5번 정도로 나누어 분할 매수 전략을 취할 계획이다.


오지은 외환은행 개포동지점 PB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