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부터 100위인 양현석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대표까지. 100대 주식 부자들을 살펴보면 국내 산업계의 흐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나라 부자들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식’ 가치의 등락폭에 따라 큰 변화의 방향을 짚어낼 수 있는 것이다.
2013년 12월 5일을 기준으로 2012년 12월 5일 대비 지난 1년간 국내 100위 주식 부자들의 주식 가치 등락폭을 비교했다.



100대 부자
가구 업계 최초 1조 원 매출 눈앞, 한샘
[STOCK RICH] 울고 웃는 100대 주식 부자
현대·기아차의 최대 협력업체 중 하나인 한일이화의 유양석 회장은 2012년 791억 원이던 주식 가치가 1993억 원으로 152.1% 상승하며 100대 주식 부자 가운데 가장 높은 주식 가치의 상승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눈에 띄는 인물은 조창걸 한샘 명예회장이다. 2012년 1027억 원에서 2013년 2443억 원을 기록하며 138% 주식 가치 상승을 기록하며 두 번째로 높은 주식 가치 상승을 보였다. 가구 업계에서 최초로 1조 원 매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한샘은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와 맞물려 리모델링 수요가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자인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인테리어와 부엌가구 부문에서 장기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반면,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은 2012년 4497억 원에서 2013년 2950억 원으로 주식 가치가 34.4% 하락했다.



30대 그룹 총수
리모델링 시장 활성화에 KCC
[STOCK RICH] 울고 웃는 100대 주식 부자
100대 주식 부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내 30대 그룹 총수들 중에서 주식 가치가 가장 많이 상승한 주인공은 정몽진 KCC그룹 회장이었다. 2012년 5306억 원에서 2013년 8660억 원으로 63.2%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 대비 2013년 1·2·3분기 연속으로 주식평가액이 증가했다. 국내 건축자재 부동의 1위인 KCC는 최근 건설 경기 하락에도 리모델링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주거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친환경 페인트 등의 소비가 늘어난 것도 긍정적이다. 반면 해외 비자금 조성 논란에 휩싸인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012년 1조5183억 원에서 2013년 1조3346억 원으로 12.1% 주식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주식 부자
여성 단 9명, 대기업 총수 친인척
[STOCK RICH] 울고 웃는 100대 주식 부자
2013년 12월 기준 100대 주식 부자 가운데 여성은 단 9명만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대기업 총수의 형제, 부인, 자녀로 나타났다. 그중 주식 가치가 가장 많이 상승한 인물은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 2012년 5082억 원의 주식 가치가 2013년에는 6904억 원으로 35.8% 뛰어올랐다. 그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동생으로, 지주회사 격인 SK C&C의 2대 주주다. 두 번째로 주식 가치가 급등한 주인공은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이었다. 2012년 262억 원에서 2013년 2438억 원으로 16% 상승했다. 반면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부인인 이화경 오리온 부회장은 2012년 9666억 원에서 2013년에는 주식 가치가 20.3% 하락한 7701억 원으로 나타났다. 2013년 2분기부터 이어진 실적 부진에 더해 최근 담 회장과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직에서 사임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이정흔 기자 verdad@hankyung.com│자료 제공 재벌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