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생명보험 업계에서는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이 수익성(6.90), 리더십(6.67), 자산건전성(6.76), 사회공헌(6.20), 업무혁신(6.16) 등 전 항목에서 고르게 높은 점수를 받아 전체 86.15점으로 최고의 파워 금융인에 선정됐다.

박 부회장의 1위 등극은 어느 정도 예상된 바였다. 삼성생명은 자산규모가 184조 원에 달하는 국내 최고의 보험사로 박 부회장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업계에 끼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1953년생인 그는 삼성캐피탈 사장, 삼성카드 사장, 삼성전자 중국 총괄 사장에 이어 2010년 삼성생명 사장에 올랐다. 이후 1년 반 만인 지난해 말 삼성그룹 2013년 사장단 정기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박 부회장이 폭넓은 경영 안목으로 국내 보험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들어맞았다.

삼성생명은 올해 수입보험료만 30조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발표된 세제개편안이 적용되기 전 즉시연금 등 저축성 보험의 판매가 급증한 덕분이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재무적 성과와 인권, 환경, 사회공헌 활동을 인정받아 국내 최초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월드상을 받았다.

박 부회장은 저금리 기조 속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해외 투자처도 적극 물색하고 있다. 올 들어 해외사업본부 산하에 인도네시아, 인도, 베트남그룹을 각각 신설했으며 알리안츠 등 외국계 보험사 및 자산운용사와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그는 이를 토대로 2020년 자산 500조 원, 매출 100조 원의 세계 15위 생명보험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박 부회장이 삼성그룹 내에서도 네 번이나 계열사 사장 자리를 꿰찬 비결로 빠른 변화와 고객 신뢰를 강조한 ‘신경영’을 빼놓을 수 없다. 평소 고객 맞춤 서비스를 중요하게 여기는 만큼, 지급 프로세스를 간소화하고 우편, 팩스 등 보험금 접수 채널을 다양화하는 등 고객 불편을 덜어주는 아이디어를 직접 내기도 했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남다른 CSR 활동 인정받아
박 부회장에 이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수익성(5.56), 리더십(6.04), 자산건전성(6.04), 사회공헌(6.25)에서 높은 점수를 얻어 63.39점으로 2위에 올랐다. 생명보험 업계에서 유일한 오너 최고경영자(CEO)인 신 회장은 실적을 우선시 하는 전문경영인들과 달리 사회공헌과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기업 가치 중심의 경영 전략을 펼쳐왔다. 2010년 국내 생명보험사 최초로 지속가능경영 전담 부서를 신설, 운영해 온 점이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11월 13일 유엔 산하 전문기구인 유엔글로벌콤팩트(UNGC)로부터 ‘2013 가치대상’ 지역사회나눔상을 수상했다. UNGC는 유엔이 추진하고 있는 지속 균형 발전에 기업들을 참여시키기 위해 설립된 유엔 산하 전문 기구로, 교보생명은 2010년 국내 보험사 중 처음으로 가입했다.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장남인 그는 1998년 회장 자리에 올랐다가 이듬해 이사회 의장으로 보직을 바꿨으며, 2000년 5월 다시 회장에 복귀하며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자산건전성(8.75), 업무혁신(8.75) 항목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은 존 와일리 ING생명 사장은 37.94점을 받아 외국인 CEO로서는 유일하게 ‘톱3’에 이름을 올렸다.
생명보험부문 파워 금융인 1·2·3위에 오른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가운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오른쪽), 존 와일리 ING생명 사장.
생명보험부문 파워 금융인 1·2·3위에 오른 박근희 삼성생명 부회장(가운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오른쪽), 존 와일리 ING생명 사장.
이윤경 기자 ram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