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압구정역에 들어서면 양쪽 벽이 온통 성형외과 광고다. ‘걔가 성형한 데!’, ‘Pre & Post’, ‘구부러진 다리, 펴진 다리’, 눈, 코, 안면, 윤곽, 가슴, 지방 흡입, S라인, 양악…. 압구정역 사방 1km 이내에 성형외과만 4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지금도 계속 생기고 있다. 대로 주변만 아니라 이면도로까지 성형외과 간판이 즐비하다.

‘미인은 표정으로 만듭니다. 저는 선만 그어드릴 뿐입니다’라는 성형외과 광고 문구가 있으면 어떨까? 그런 광고를 내걸면 사람들이 안 갈까? “수술을 하면 곧장 미인이 돼야지, 내가 또 무슨 노력을 해야 해? 그럼 안 해!” 이럴까?

성형수술만 한다고 미인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5년 만에 만난 50대의 미혼 여자 친구가 모습이 좀 달라져 있었다. 분명 무엇인가 했다. 턱도 얇아진 것 같고, 눈도 커진 것 같아 보인다. 예뻐 보이는 것은 확실하다. 그런데, 어딘가 익숙하지 않다. 인상이 이상하다. 그전에 보이던 자신감 어린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가까이 가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

예쁜 얼굴 윤곽은 타고나는 것이리라. 코도 그러하리라. 하지만 고운 눈과 입술은 세월의 노력이다. 매력은 달걀형의 얼굴 윤곽에서 느끼는 것이 아니라 그의 표정과 인상에서 생기는 것이 아닐까?

신입사원에게 매일 거울을 15분 정도 보라고 한다. 거울 속의 나를 내가 좋아할 때까지 보라고 한다. 그 눈을 쳐다보라고 한다. 나이가 들면 그 눈을 보기가 두렵다. 잘못한 것이 많기 때문이다. 이것이 양심인가 보다. 거울을 보면서 내가 나를 좋아하면 나의 표정이 좋아진다. 거울 속의 비뚤어진 자기 자신의 모습을 좋아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래서 스스로 표정을 만든다. 반듯하게 웃는 모습, 밝은 눈망울을 만들고 기분 좋은 기억을 떠올린다. 즐거웠던, 웃겼던 친구들을 생각한다. 그러면 거울 속 자기 자신이 조금씩 더 좋아진다. 정 안 되면 “위스키”라고 30번을 말해본다. 입술 양쪽이 올라가면서 좋은 인상이 나타난다. 내가 거울 속의 나를 좋아하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삶이 즐거울 수 있다. 이제 미인이 되기 시작한다.


표정과 인상이 좋으면 미인
대개 좀 보기 싫은 사람은 그 얼굴 윤곽이 괴상해서가 아니라 그 표정이 어둡고 찌그러져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못났다고 생각하면 그 표정은 더욱 더 찌그러진다. 얼굴 양면의 대칭성이 약해지고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그런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서 보면 더욱 싫다. 그래서 더 미워진다. 그래도 참고, 거울 속의 나를 내가 좋아하게 될 때까지 보면서 표정을 바꾸고, 좋은 생각을 하고, 깨끗한 눈을 만들어 보고, 입술 끝을 올리는 연습을 하면 점차 좋은 인상을 갖게 된다. 이렇게 매일 15분, 6개월을 ‘스스로 미인 만들기’ 거울 보기를 해 보라. 사람들이 당신 인상이 참 좋다고 말할 것이다. 그것이 매력이다.

모든 장사는 사람들과의 인상에서 시작된다. 좋은 인상을 갖고 있는 사람은 장사를 잘 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줄 수 있는 것을 갖게 된다. 그래서 신입사원들에게 하루에 15분 거울을 보고 ‘미인 만들기’ 연습을 하라는 것이다. 눈이 작아도, 코가 낮아도, 턱이 굵어도 표정과 인상이 좋으면 미인이다.

미인의 또 다른 조건은 피부다. 땀은 어떤 화장품보다 더 좋은 화장품이라고 한다. 사우나에서 흘리는 땀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어서 오히려 피부를 더 나쁘게 한다. 운동하면서 흘리는 땀은 피부 속의 더러운 물질을 밖으로 빼내고 탄력을 좋게 한다.

하루 15분 거울 속의 나를 바라보기, 내가 좋아하게 될 때까지 그 표정을 만들기, 하루 15분 땀 흘리면서 운동하기. 이 두 가지만으로 모든 사람이 미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CLASSIC ODYSSEY] 거울 속 나를 좋아하면 삶이 즐거워진다
노익상 한국리서치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