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 케네스 로고프와 카르멘 라인하트의 저서 ‘이번엔 다르다’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금융 위기에 대해 냉철하게 파헤친 이 책이 말하는 바는 분명하다. 역사상 금융 위기에 대처하는 정부와 투자자들은 매번 “이번엔 다르다”고 자신하지만, 지난 800년간 결국은 비슷한 원인과 과정을 거치며 금융 위기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투자 전략을 세우는 데 있어 ‘잠재적 위험요인’을 짚어보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그 원인과 전망을 제대로 파악할 때 비로소 ‘비슷하게 반복되는 위기’를 줄이거나 피해가는 게 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물어봤다. 2014년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잠재적 리스크는 무엇일까. 한경 머니는 각 증권사의 리서치 센터장 및 투자전략팀장을 대상으로 ‘2014년 국내외 경제 리스크 대전망’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설문에는 모두 18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및 투자전략팀장이 참여했으며, 국내외 위험요인들과 관련한 전망과 투자자들을 위한 조언을 함께 덧붙였다. 이 중 2014년 투자자들이 꼭 한 번 짚어봐야 할 국내와 국외 위험요인 5개씩을 정리했다.
2014년 국내 리스크 5가지
가계부채·기업 유동성 위기 ‘일촉즉발’


가계부채 1000조 원 시대
만성적 위험요인/ 강도 中下
한국은행의 발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부채가 980조 원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이미 오래전부터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손꼽히던 가계부채가 1000조 원을 육박하게 된 것이다. 이번 설문에서도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경고가 이어졌다. 시기에 있어서도 특정한 때를 못박기보다는 가계부채가 향후 우리 경제의 만성적인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000년대 초반 주택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주택 구입을 위한 대출이 증가한 것이 가계부채의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이 시기 1955~1963년 탄생한 베이비붐 세대의 부동산 보유가 늘어나면서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 역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가계부채의 관리를 위해서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전제조건으로 꼽았다. 특히 가계부채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어 가계부채 문제가 향후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문제가 되는 가계부채 규모는 13조 원 내외로 추정된다”며 “특히 일부 한계 계층의 파산은 신용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며 “부동산 경기가 회복될 경우 가계부채를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부동산 가격 하락이 가속화되거나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경우에는 금융 위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내년보다는 2016년 국내 경기 침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예측했다.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
2014년 1분기부터 강세/ 강도 中上

원화 가치가 10% 상승하면 수출은 4.4%가 줄어들고 영업이익률은 0.9%포인트 감소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수출산업이 근간이 되는 우리 경제 구조에 있어서, 원화절상으로 인한 수출 경쟁력 약화는 그만큼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경고다. 이 같은 우려는 설문에 참여한 리서치센터장들에게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원화 강세는 기본적으로 경기 호조를 반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속도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예상되며 달러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한국 경상수지도 사상 최대치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2014년 1분기 말부터 원화 강세의 속도가 가팔라질 가능성이 높고, 그로 인해 업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에 대비해 기업별 원화 강세를 대비한 환 포지션을 조정하고, 한국은행이 원·달러 환율 하락의 속도 조절을 위해 미세 조정 차원에서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일본의 엔화 약세와 맞물린 원화 절상이 지속된다면 그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4년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본과 경쟁하는 수출 품목의 경우 부정적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의 주력 산업에 대한 브랜드와 기술 투자를 늘려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것이 최선의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엔저 지속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는 2015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대기업 리스크와 투자 여건 악화
2014년이 고비/ 강도 中

동양, STX 등에서 시작한 대기업들의 유동성 위기가 동부, 한진해운 등으로 연쇄적 파장을 일으키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설문에 참여한 증권사의 절반 이상이 국내 위험요인으로 ‘대기업의 유동성 리스크와 투자 여건 악화’를 언급했다.

특히 해운과 건설 등 최근 유동성이 악화되고 있는 한계 업종의 추가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컸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웅진, STX, 동양에 이어 국내외 경기 부진에 따른 중견기업의 자금 악화가 확산되고 있다”며 “그동안 저금리 기조로 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용이했지만 향후 금리 상승기에 진입하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의 주도하에 금융권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들 업종 외에도 전반적으로 대기업들의 투자 부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경기의 개선 흐름에도 기업 실적은 여전히 부진하다”며 “기업 투자 또한 2013년 상반기 30대 기업 목표 대비 집행률이 41.5%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회복되고 있는 만큼 향후 기업의 투자 확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한다”며 “하지만 이 같은 민간투자 부진이 2014년까지 지속된다면 경제성장률 상승에 제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으로 설비투자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는데 설비투자 없이는 고용과 성장 모두 위축된다”며 “2014년에도 설비투자가 원활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이에 대한 분명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부동산 침체의 지속
2014년 말까지 지속/ 강도 中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5년이 넘도록 지속되는 부동산 침체는 내년에도 쉽사리 탈출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부동산 침체가 지속된다면 하우스 푸어 등의 가계부채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심각하다. 각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과 투자전략팀장들이 2014년 우리 경제의 중요한 변수로 부동산 침체를 손꼽은 이유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바닥권 통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정부 정책 효과가 끝나는 2015년 초에 다시 약세로 돌아서면 재차 부동산 약세 심리가 커질 수 있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 그는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해서는 내수경기 활성화는 요원하다”며 “최소한 정부가 정책적으로 거래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일부 가격 조정이 우선이나 이런 과정이 아주 완만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부동산 경기 하락세로 인해 매매가는 점차 낮아지는 반면 전세가는 연일 폭증하는 데 대한 우려도 컸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코리아리서치센터장은 “전세의 반전세, 월세 전환이 늘어나고 전세 공급 축소에 따른 전세 가격 상승 또한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2014년 하반기 오를 듯/ 강도 中

상당 기간 동결돼 있던 기준금리가 2014년 하반기에는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물론 충분한 경기 회복하에서의 금리 인상은 문제 될 이유가 없다. 다만 급격한 물가 상승에 따라 금리 인상 압박이 강해지는 경우, 가계부채 등의 문제와 결합돼 경제 및 금융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4년 4분기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에 근접하고 물가 상승이 2%대 중반으로 올라오면서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경우 가계부채로 인한 민간소비가 위축될 우려가 크다”며 “금리 상승의 기울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특히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와 맞물려 금리가 급등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눈에 띄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14년 국내 경기 회복과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채권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같은 경우 가계부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대될 수 있기 때문에 금리에 대한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4년 국외 리스크 5가지
미국 테이퍼링·신흥국 위기‘오리무중’
2014년 세계 경제의 ‘키’를 쥐고 있는 곳은 단연 미국이었다. 2014년 초 예산안 합의와 부채 한도 협상 진행 과정, 그리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 축소 방안 등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향후 파장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대세였다.

그 때문인지 설문에 응한 18개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과 투자전략팀장 중 16명이 ‘테이퍼링(tapering: 미국의 양적완화 단계적 축소)’을 첫째 잠재 리스크로 꼽았다. 특히 미국의 통화정책은 신흥 아시아 시장을 비롯해 유럽과 일본 등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설문 응답자 중 13명이 이로 인한 ‘신흥국 경기 급랭’을 위험요소로 언급했으며, 유로존 회복의 부진을 우려한 전문가도 8명에 이르렀다. 1990년대 외환위기 당시에 비해 신흥국의 경제 체력이 전반적으로 강화된 상태인 데다 신흥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만큼, 금융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리 상승 속도에 따라 신흥국 자본 유출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적지 않았다. 유럽 시장 역시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며 소비심리 개선의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유로존 내 국가들 사이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데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었다.

특히 일본과 중국은 우리 경제에 밀접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국가들이라는 점에서 주의를 당부하는 의견이 많았다. 중국의 성장 둔화에 대해 경고를 보낸 응답자가 11명에 이르렀으며, 일본의 아베노믹스 실패를 우려하는 응답자도 5명이었다. 중국의 성장률이 완만하게 하향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보다 낮아질 경우 한국의 수출 및 성장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아베노믹스가 실패할 경우 한국 경제는 물론 세계 경제에 상당한 후폭풍이 일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졌다. 이 외에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과 글로벌 보호주의가 확산하는 데 우려를 표하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2014년 3월 예상/ 강도 下~上

미국이 풀어놓은 막대한 자금을 과연 언제부터 거둬들일 것인가.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이 미국의 Fed에 쏠려 있는 이유다. ‘2014년 국내외 경제 리스크 대전망’에 참여한 각 증권사의 리서치센터장 및 투자전략팀장들 역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국외 위험요인 가운데 첫째로 꼽았다.

시기와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2014년 3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양적완화 축소로 인한 파장은 극히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지만 그 이후의 전개가 관건이라는 반응이다. 미국이 무리하게 양적완화를 추진할 경우 채권금리가 오르고, 한국의 시장금리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 가계의 대출금리 상승으로 파장이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반기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 이후 기준금리 인상, 혹은 자산 매입 완전 종료 등을 조기에 시행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예상외의 고강도 출구전략이 시행될 경우 시장의 충격이 극대화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미국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2014년 초 예산안 합의와 부채 한도 협상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박기현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014년 중간선거가 예정돼 있어 민주당과 공화당이 정치적 갈등을 크게 표면화시킬 가능성은 낮다”며 “정부 예산에 대한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합의점을 도출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신흥국 경기 급랭
2015년까지 지속/ 강도 中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곳은 다름 아닌 신흥 아시아 시장이다. 각 증권사 투자전략팀장들 역시 설문을 통해 이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드러냈다. 글로벌 저금리로 인해 빠르게 유입되던 해외 자본이 Fed의 양적완화 종료 우려로 재차 빠르게 유출될 경우 신흥국의 시장 불안으로 연동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시기 역시 미국의 금리가 정상화될 때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였다. 특히 단기 부동 자금이 몰린 인도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자금 유출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14년 4월 인도네시아 총선, 5월 인도 총선, 7월 인도네시아 대선 등 정책 이슈가 산재해 있어 선심성 정책과 레임덕 간의 불균형이 커질 수 있다”며 “이들 국가들은 대부분 자원의존형 수출 구조를 가진 국가여서 1차 상품 가격의 약세에 따른 재정수지 적자로 저성장 및 디플레이션에 빠지며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 하강 위험 및 외화 건전성 측면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은 인도네시아이며, 인도네시아 불안은 아세안(ASEAN) 전체를 흔들 수 있다”며 “아세안 불안이 재현될 경우 궁극적으로 한국은 차별화 수혜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아세안 증시에 대해서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 시장 자산에 대한 투자가 안전할 수 있으며 이머징마켓에 대한 투자는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중국 경제 경착륙 우려
2015년까지 지속/ 강도 中上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하는 데 따른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정부의 향후 정책 방향에 따라 산업 구조조정 등 강도 높은 개혁이 진행되며 성장세가 악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국은 거대한 시장규모뿐 아니라 지리적으로도 밀접한 국가인 만큼 한국 경제에도 그 파장이 직접적이고 막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경기의 부진으로 세계 경제 또한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 여기에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이라는 점에서 한국 경제 성장률 또한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며 질적 성장을 강조하는 만큼 기존의 양적 성장 과정에서의 폐해를 시정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과거와 같은 대규모 부양책을 시행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약화된 가운데 산업 구조조정 등 강도 높은 개혁이 진행되며 성장세 악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경우 성장 동력 변화에 따라 성장률 둔화가 불가피한 중진국 함정이 우려되는 시기”라며 “중간재, 원자재에 집중돼 있는 대(對)중 무역구조를 다변화하고 소비 등 내수시장 진출 확대를 통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유럽 경기 회복 미흡
2014년 상반기까지/ 강도 中下

유럽의 재정 위기 극복 노력에 서서히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가격의 상승으로 소비심리도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로 인해 유럽의 경제성장률이 1%대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으며, 세계 경제성장률 회복의 원천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 또한 적지 않다. 유동성 공급에도 실업률 개선 등 실질적인 경기 회복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11월 4일 발표된 유로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유로존의 3·4분기 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2·4분기 성장률 0.3%를 크게 밑돌았을 뿐 아니라 지난해 3·4분기에 비해서는 총생산 규모가 0.4% 되레 줄었다.

백관종 NH농협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의 경제성장률 회복이 더딜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 역시 기대보다 더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유로존 증시의 경우 크게 높아진 주식 가치 부담에 따라 실망스런 매출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 주식 비중을 축소하는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독일 중심의 성장으로 인한 유로존 내 불균형 발생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남부 유럽의 경우 소비 위축이 심각한 데다 주식은 오르지만 부동산은 가격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탈리아 대연정 붕괴 가능성과 독일 총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베노믹스의 실패
2014년 하반기 이후/ 강도 中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강력한 경제 부흥 정책인 ‘아베노믹스’가 실패한다면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맞먹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의 아베노믹스에 지지를 표명했던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최대 위험요인으로 아베노믹스의 실패를 들었다. 그만큼 전 세계적으로 불안한 질주를 계속하고 있는 아베노믹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일본 GDP의 2.5배에 달하는 국가 부채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고 경고한다. 높은 부채 비율로 인해 국채 금리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국채 보유 비중이 높은 일본 금융기관들의 손실도 커진다. 이를 메우기 위해 한국에 투자한 돈을 한꺼번에 빼간다면 외화 유동성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설문에 참여한 투자전략팀장들 역시 이를 최악의 시나리오로 경고했다.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은 2013년 대비 2014년에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국가”라며 “4월부터 소비세율이 인상되면 경기 하락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가 위축되는 가운데 재정 건전성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을 위험이 크다”며 “일본 주식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일본의 자산 시장 거품이 꺼지면 주가가 폭락할 것이란 경고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강력한 아베노믹스 실시에도 일본의 내수 회복이 더뎌지고 생산 활동 위축이 재개되면 정책 신뢰가 급격히 하락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금리 급등과 함께 금융시장 전반의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일본의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후폭풍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도 외환보유액을 비롯한 유동성 관리 등 전체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정흔 기자 verdad@hankyung.com


설문 응답자 명단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김낙원 하이투자증권 선임연구원, 류승선 미래에셋증권 코리아리서치센터장, 박기현 동양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배정현 리딩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백관종 NH농협증권 리서치센터장,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 이상원 현대증권 투자전략팀장, 이영원 HMC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 임정석 B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 허문욱 K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홍성국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가나다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