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 맨토니 뱅앤올룹슨 CEO

88년 역사를 가진 뱅앤올룹슨(Bang & Olufsen·이하 B&O)은 덴마크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홈 엔터테인먼트 브랜드다. 절제된 디자인과 정교한 기술력을 담은 제품들은 그만큼 하이엔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 B&O가 합리적인 가격대의 홈 시어터 베오랩 14를 출시했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B&O의 CEO 튜 맨토니(Tue Mantoni)와의 일문일답.
[SPOT INTERVIEW] “기능과 디자인의 조화, 뱅앤올룹슨의 철학입니다”
B&O의 디자이너들은 직원이 아닌 계약 프리랜서라 들었다.
“관료화된 조직에 속해 있으면 자유로운 생각과 행동에 제한을 받게 돼 창의성을 발휘하기 어렵다. 디자이너의 완벽한 독창성을 보장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프리랜서 디자이너를 추구하는 이유다. 그리고 이들과 함께 엔지니어, 콘셉트 개발자, 경영진 등이 ‘아이디어 랜드’라고 부르는 본사 회의실에 모여 회의를 거듭한다. 논쟁과 타협을 거쳐 창의적 아이디어를 기술적으로 구현해 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B&O만의 디자인은 물론 디자인에 담긴 사용자 편의를 생각한 측면이나 견고한 내구성 등을 인정받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1972년부터 영구적으로 11개 제품이 전시되고 있다.”

디자인과 기능,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해야 한다면.
“반드시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기능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B&O 디자인은 그저 아름답게 보이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드는 디자인을 추구한다. 기능과 디자인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로 B&O의 철학이다.”

전 세계 650여 개 스토어 중 압구정 플래그십 스토어의 매출 순위가 늘 5위 안에 든다고 하는데.
“정말 놀라운 성과다. 한국 소비자들은 삼성, LG 같은 전자기업 제품들을 어려서부터 접해왔기 때문에 안목이 높다. 한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곧 세계에서 통하는 경쟁력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 시장은 여성 구매자의 비율이 매우 높다. 유럽에서는 남성과 여성 구매자의 비율이 8대2인데, 한국은 여성의 비율이 50%가 넘는다. 이 부분이 매우 흥미롭다.”

한국은 유난히 유행에 민감하다. 그럼에도 유행에 따르지 않는 B&O 제품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B&O의 디자인은 독창적이다. 시대에 따라 변하는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 나뭇잎이나 무당벌레, 등대 등 삶 속에서 접하는 것들에 모티브를 두고 디자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독특하면서도 친숙한 면이 있다. 또 기술과 디자인의 조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기능을 보완하면서도 미니멀하고 감성적인 부분이 많다. 올 초 출시한 베오플레이 A9의 경우, 제품 상단부의 둥근 부분을 손으로 쓰다듬으면 좌우 움직임에 따라 볼륨이 조절되는 매직 터치 볼륨 컨트롤 기능이 있다. 사람이 쓰다듬는다는 아날로그적인 느낌에 독특한 디자인, 그리고 센서로 인한 볼륨 컨트롤이라는 기술이 한데 어우러진 것이다.”

이번에 선보인 베오랩 14을 소개해달라.
“베오랩 14은 완벽한 음향과 디자인을 모두 중요시하는 B&O의 브랜드 철학이 그대로 드러난 제품이다. 서브우퍼는 280와트로 웅장하고 깊이 있는 음향을 제공하며, 원형의 새틀라이트 스피커는 지름 약 16cm의 작은 크기와 세련된 디자인을 자랑한다. 베오랩 14의 가장 큰 특징은 B&O TV뿐만 아니라 타사 TV와도 호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가지고 있는 TV가 무엇이냐에 상관 없이 베오랩 14을 연결함으로써 B&O만의 명품 음향을 갖춘 홈시어터 시스템을 마련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또 다른 새로운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는지.
“오랜 기간 준비해온 헤드폰 H6와 이어폰 H3를 곧 선보일 예정이다. 기존 헤드폰과 이어폰 라인업은 A8 이어폰과 폼2(Form2) 헤드폰인데, 굉장히 오래전에 출시됐음에도 지금까지 변함 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A8은 2000년도 출시, 폼2는 1986년 출시). 이번 제품에도 상당히 기대가 크다. 무척 오랜만에 선보이는 헤드폰, 이어폰 신제품인 만큼 고객들의 기대도 클 것이라고 생각한다.”


양정원 기자 ne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