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 수익·매매 차익 ‘1석 2조’ 지하철 2호선 라인 인기

중소형 빌딩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안정적인 임대 수익에 차익 실현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속·증여 시 절세 효과는 덤이다. 자산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중소형 빌딩의 성공 투자법을 알아본다.
[COVER STORY] 자산가들이 중소형 빌딩에 열광하는 이유
2013년은 이제 새롭게 다가올 10년을 준비하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변혁기라고 할 수 있다. 외국계 자금 위주로 투자되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2008년 서브프라임 이후 급격하게 변해 왔다. 2012년 오피스 총 매매 거래액인 약 5조 원이 대부분 국내 자본이었다는 점은 이 같은 변화를 실감하게 한다. 1998년부터 2012년 말까지 서울과 수도권의 오피스 매매 사례는 약 584건으로 면적으로는 1426만586㎡, 거래액은 44조2111억 원에 달했다.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해 연간 거래 금액은 5조 원을 넘었다.

실제로 2012년 4분기 외국 자본 소유의 HP빌딩, 충무로빌딩, 아남타워 등 6개 빌딩이 매각됐고, 2013년 토마토저축은행빌딩(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매입), 도곡동 업무시설(LG전자 R&D센터 매입), 두산건설 사옥(하나다올자산운용 매입) 등을 대부분 국내 자본이 사들였다. 2013년 1분기 오피스 빌딩 거래 사례는 앞의 사례를 포함해 9건이며, 거래 면적은 18만7198㎡, 거래액은 8087억 원이었다. 권역별 매매 사례 건수와 평균 매매가 역시 강남 지역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연기금·사모펀드 등 빌딩 투자에 지속적 관심
최근 이러한 부동산 투자에 대한 주요 참여 기관으로는 국민연금(NPS)을 포함한 각종 연기금, 공제회, 사모펀드, 자산운용사(AMC) 등이 차지하고 있다. 예금 금리가 연 1~2%대, 채권 금리도 2~3%로 하락하는 저금리 시장에서 금융소득을 만드는 상품 개발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상업용 부동산 등 대체 투자에 자금이 모이게 하고 있다. 실물 투자의 경우 5~6%의 안정적인 임대수익과 시세차익(capital gain)의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많은 기관, 보험 및 금융사들의 투자처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삼성경제연구소(SERI) 경제포커스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는 국부펀드’ 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 자산의 수익률 하락이 부동산 투자 확대의 주요 배경이 되고 있다고 한다. 국채 수익률 2% 내외, 주요 증시 수익률 5% 이하인 상황에서 금융 자산의 리스크 분산 및 인플레이션 헤지를 필요로 한 국부펀드의 부동산 투자 확대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내 자본의 공격적인 투자와 외국 자본의 높은 수익률에 대한 기대가 상반된 투자 결과를 초래했다고 볼 수 있다. 시장에서는 기금과 자본이 갈 곳이 없어 부동산으로 유입되는데, 정작 부동산 시장에는 마땅한 물건이 없어 고민하는 상황을 자주 본다. NPS로 대표되는 국내 자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개발 형태의 부동산이 주는 시세차익보다는 안정적인 운영수익(operating income)을 보장하는 실물 형태의 부동산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2013년 1분기 매매가 성사된 중대형 오피스 거래 9건 가운데 중소형 빌딩이 3건이며, 이들은 신사동, 논현동, 청담동에 자리한 빌딩이었다. 소형 오피스의 경우 한 달에 10건 이상이 거래되는 곳도 있었다. 저금리 추세가 심화되고 실수요 법인과 개인 자산가들의 수익률 높은 오피스 빌딩에 대한 매입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중소형 빌딩은 대기업 오너 일가가 아니더라도 개인 및 고액 자산가들의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지금도 대형 금융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의 고민은 고객들의 부동산에 대한 열망과 궁금증을 풀어주기에는 자신들의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이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각종 부동산 관련 세미나 및 교육에 적극적인 참여를 보여주고 있다. 강남의 중소형 빌딩의 거래를 정확한 통계 자료로 제시하기 어렵지만, 오피스 빌딩 및 근린 상가 빌딩의 매입 우선 대상 지역이 강남임은 다시 언급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COVER STORY] 자산가들이 중소형 빌딩에 열광하는 이유
중소형 빌딩 투자의 성공 사례
자산가들의 중소형 빌딩 투자에 대한 선호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 사례는 투자 대상으로 중소형 빌딩이 가진 매력을 보여준다.

첫 사례는 사옥을 매각해 기업의 재무를 개선한 경우다. 기업주는 사옥으로 운영하던 약 50억 원 상당의 강남 빌딩을 시장에 공개하지 않고 매각하기를 원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부채 비율 상승으로 증권 시장 상장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었다. 건물을 매각한 후 빌딩을 임차하면 부채 비율을 상당히 낮출 수 있었다. 양호한 매매 조건을 갖춘 임차인이 나타나 40억 원대 중반에 매매가 성사됐다. 매매 시 10년 이상 임대차 계약을 체결해 매수자, 매도자 모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건물 관리와 운영 또한 회사가 맡기로 해 건물주는 월세 입금 통장만 확인하면 되는 행복을 누리게 됐다. 단, 이런 빌딩의 매매는 1~2개월 내에 빠르게 진행되기는 어렵다. 매수자의 경우 보통은 1~2년 꾸준한 다리품을 팔아야 본인에게 맞는 물건을 얻을 수 있다.

두 번째 사례는 강남의 대형 오피스 빌딩이다. 약 800억 원대에 공매로 낙찰 받은 빌딩에서 건물주는 매년 약 100억 원의 임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낙찰 후 건물주는 기존 중소 임차인을 전부 명도한 후 우량 대기업을 유치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다. 임대수익만으로 초기 투자금을 회수했다. 현재 빌딩 가치가 2000억 원대에 달해 재매각 시 큰 차익도 실현할 수 있다.

이처럼 많은 자산가들은 중소형 오피스 빌딩(근린상가 빌딩 포함)을 매입해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실현하는 것이 노후 준비에 가장 유리한 상품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 얼마 전 도심 주변의 중개업소를 몇 곳 찾아 소형 빌딩 매입에 대해 직접 알아본 결과 ‘아파트를 내놓고 상업용 빌딩’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금융회사의 PB들마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부동산을 산책하는 수준이 아닌 고시 공부 수준으로 접근하는 현실에서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중소형 빌딩 투자의 선호 요인을 살펴보기로 하자.

첫째, 안정적인 임대 수익률을 제시할 수 있다. 수익률이 은행예금 금리보다 높고(통상 4~8% 수준), 주식처럼 원금 손실 등 변동성이 크지 않음을 들 수 있다. 최근 매각가에 비해 임대료의 인상이 과거보다는 다소 낮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 중소형 빌딩 중에는 공실에 대한 걱정이 전혀 없는 건물도 상당수 있다.

둘째, 규모의 다변화로 매매에 대한 안정성과 현금 환금성이 뛰어나다. 중소형 빌딩은 매각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100억 원 규모의 빌딩이라면 대출을 통해 현금 50억 원에 구입이 가능해 개인과 중소 법인들을 중심으로 매수를 원하는 이들이 많다.

셋째, 시장 환경에 따른 상품의 가치 상승 가능성이다. 중소형 빌딩은 인플레나 물가 상승에 따라 임대료 및 매각 가치 상승 가능성이 상존한다. 재매각할 경우에도 상당한 자본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인플레로 돈의 가치는 떨어지더라도 실물 부동산의 가치는 인플레만큼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넷째, 고용 창출 효과다. 중형 빌딩의 경우 임대업 및 관리업의 고용을 창출할 수 있어 개인 및 법인의 운용 사업이 가능하다. 실례로 원룸 및 도시형 생활주택을 200여 채 보유한 개인이나 중소형 빌딩을 3~5채 보유한 임대사업자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다섯째, 증여와 상속, 비용 생성을 통한 절세 효과다. 건물주가 건물관리 및 임대사업자로 법인을 설립하면 관리업체의 비용을 통해 절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COVER STORY] 자산가들이 중소형 빌딩에 열광하는 이유
안정적인 임대 위해서는 임대차 히스토리 파악해야
중소형 빌딩 투자에 대한 원칙이나 기법은 많은 교재와 세미나에서 다루고 있다. 실제로 시장에서 직접 빌딩을 운영, 관리하는 몇몇 전문가들의 조언과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아래와 같이 10가지로 요약해 본다.

첫째, 무조건 입지가 좋아야 한다. ‘나 홀로 빌딩’은 투자 대상에서 후순위에 넣는 것이 좋다. 관련 기업과의 유기적 교류와 고객들의 동선 등을 고려한 입지가 가장 중요한 선택 요인이다. 특히 지하철 접근성이 가장 중요하다. 오피스 빌딩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는 2호선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둘째, 감당할 수 있는 규모의 빌딩에 투자해야 한다. 무리한 레버리지(leverage)는 운영 및 임대수익보다 관리, 운영 지출에 대한 부담으로 자기 자본마저 잃을 위험이 있다.

셋째, 안정적이고 현실적인 임대수익의 확인이다. 이를 위해서는 임차인의 신용도와 충성도를 확인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임대차 히스토리(leasing history)를 파악하는 것이다. 매입 이후 임대료를 연체하거나 못 내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고, 이러한 불량 임차인으로 인해 골머리를 썩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충성 임차인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임대료 인상의 잠재성이다. 기존의 임대료가 적정한지 주변 시세보다 낮은지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주변 시세보다 낮게 받고 있는 중소형 빌딩이라면 충분한 매력이 있다. 현재의 수익률이 3% 미만이라고 너무 고민할 필요는 없다. 잠재력이 있다면 매수자의 노력과 애정에 따라 얼마든지 수익을 높일 수 있다.

다섯째, 자본적 지출을 예상하라. 건물을 매입한 이후 시설 투자, 자본적 지출이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파악해야 한다. 장비 교체와 노후도, 기존 시설을 교체 유무와 운영 상태를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대형 오피스 빌딩의 경우 전문가를 통한 건물 실사와 용역을 통해 자본적 지출을 최소화하고 지출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 매입 가격에 산입해 가격을 조정하는 경우가 있다.



소형 임차인 두려워 말고 우량 임차인 유치하라
여섯째, 관리비의 적정성 여부다. 관리하는 시설, 청소, 보안 등의 인건비 부담과 전기, 수도, 관리비의 마진율은 어떤지를 파악해야 한다.

일곱째, 투자 목적을 명확히 해야 한다. 5년, 10년 장기적인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단기간에 임차인 교체, 임대료 인상, 시설 교체와 투자 이후에 비싸게 되팔 것인지를 면밀히 따져야 한다.

여덟째, 우량 임차인을 유치하라. 기존 임차인을 유지하는 것도 비용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겠지만, 소형 임차인을 여럿 두는 것보다 우량 임차인인 대기업 하나를 유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아홉째, 소형 임차인의 이탈을 두려워하지 마라. 처음부터 우량 임차인을 층 단위로 임차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으나 향후 소형 임차인만 다수로 있을 경우 임차인 협의체를 만들어 건물주에게 대항하거나 건물주를 곤경에 빠뜨리는 일을 경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들의 요구(needs)가 다변화하듯 임차인의 업종도 다양하게 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시장의 변화를 살펴야 한다. 상업용 빌딩은 ‘취득, 관리·운영, 처분’의 3단계로 구분한다. 전체의 의사 결정에서 물론 관리·운영이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실질적으로 시장의 상황을 살펴보면 취득 단계에서 전체의 70~80%가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취득 단계에서 이미 관리·운영(임차인의 기대수익 분석, 임대수익, 관리수익, 공용 시설물의 수익 등) 수익이 예측되며, 매각하는 경우의 시나리오까지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매각 시점의 시장 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함은 다시 언급하지 않아도 잘 알 것이다.




윤여신 CBRE Korea 상무·도시계획학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