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ND OUT

롯데스카이힐 성주CC는 금오산과 가야산으로 둘러싸여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해발 600m 고지에 자리하고 있어 산 아래 지역에 비해 섭씨 3~4도 정도 기온이 낮아 여름에도 시원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코스 설계는 잭 니클라우스 전 수석디자이너 탐 피어슨(Tom Pearson)이 맡아 울창한 송림과 처녀림,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살리는 친환경 코스로 디자인했으며 아름다움을 겸비한 전략적인 코스로 만들어 놓았다.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 회원제의 품격과 서비스를 대중제 골프장에서
스카이힐로 대변되는 롯데그룹 소유의 골프장은 스카이힐 제주CC, 스카이힐 부여CC, 스카이힐 김해CC, 그리고 스카이힐 성주CC다. 롯데라는 브랜드에 걸맞게 그 지역을 대표하는 명문 회원제 골프장들이다. 하지만 지난해 스카이힐 성주CC가 회원제 골프장에서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을 전격 발표했다.

롯데스카이힐 성주CC는 원래 회원제 골프장이던 헤븐랜드를 2009년에 공매로 롯데가 인수했다. 하지만 ‘스카이힐’의 명성에는 시설과 서비스 수준이 다소 부족했던 것이 사실. 그래서 코스 레이아웃과 조경, 그리고 클럽하우스 확충, 고객 서비스 개선까지 전반적인 리뉴얼을 단행한 후 그해 5월 그랜드 오픈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회원권 분양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지방이라는 핸디캡, 우후죽순 늘어나는 골프장으로 인해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더 이상 회원제 골프장만 고집할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선뜻 회원제 골프장에서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가 않다는 것. 가장 큰 걸림돌이 회원들의 입회금 반환 문제다. 서울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많은 회원제 골프장들이 고객 감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중제 전환을 모색하지만 수백억 원에 달하는 입회금 확보에 엄두를 못 내고 있다.

하지만 롯데스카이힐 성주CC는 달랐다. 모회사인 롯데상사의 통 큰 지원으로 220억 원에 달하는 입회금을 모두 반환하고 대중제로의 변신에 성공한 것이다.

대중제로 전환한 후 롯데스카이힐 성주CC는 회원제하에서는 할 수 없었던 다양한 고객 프로모션과 저렴한 그린피, 적극적인 마케팅이 가능했다. 적자에 허덕이던 골프장은 불과 1년 만에 영업이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코스 또한 골프매거진 선정 ‘2012 한국 10대 퍼블릭 코스’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에 하태홍(42) 롯데스카이힐 성주CC 총지배인은 “회원제에서 제공하던 코스 컨디션과 캐디 서비스, 식음료까지 고객들에게 대중제 전환 후 질이 떨어졌다는 얘기를 듣지 않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며 “이런 노력이 조금 더 유지된다면 올해는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의 자신감은 직원들의 달라진 마음가짐을 담보하고 있다. “직원들의 마인드가 회원제일 때는 다소 소극적이었다면 지금은 적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이유를 묻자 “대중제로 전환하고 자신들이 일한 만큼 성과가 나오는 것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경영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지만, 한번 해보자는 구성원들의 열정 마인드로의 변화가 롯데스카이힐 성주CC의 미래를 더 기대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 회원제의 품격과 서비스를 대중제 골프장에서
스카이 코스 2번 홀 그린
스카이 코스 2번 홀 그린
롯데스카이힐 성주CC는 캐디를 뺀 전체 인력이 70여 명이다. 하지만 코스 관리와 식음료 서비스, 라커 서비스, 미화까지 각 분야를 전문 업체에 과감하게 아웃소싱하면서 실제 롯데 소속 직원은 11명에 불과하다. 거기다 롯데 소유 골프장 4곳의 전화와 인터넷을 통한 고객 서비스를 한 곳에서 통합, 운영하니 실제 인력은 그보다 적다. 이런 새로운 시스템은 고객 확충과 더불어 경영 개선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하 총지배인은 “모든 것을 다 잘할 수는 없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더 잘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전문 업체와 골프장이 윈윈(win-win)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에 자리한 롯데스카이힐 성주CC는 18홀(파72·6602m) 코스로 대구에서 1시간 거리에 있다. 금오산과 가야산으로 둘러싸여 자연경관이 뛰어나고 해발 600m 고지에 자리하고 있어 산 아래 지역에 비해 섭씨 3~4도 정도 기온이 낮아 여름에도 시원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코스 설계는 잭 니클라우스 전 수석디자이너 탐 피어슨이 맡아 울창한 송림과 처녀림, 천혜의 자연을 그대로 살리는 친환경 코스로 디자인했으며 아름다움을 겸비한 전략적인 코스로 만들어 놓았다.

클럽하우스와 연못 주변에는 야외 갤러리를 연상하듯 곳곳에 놓인 미술품들이 문화적 감성과 품격을 더하고, 연못 테라스에서 보이는 풍광은 흐르는 물과 짙푸른 산, 청명한 하늘이 만나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클럽하우스를 기준으로 오른쪽 높은 곳에 펼쳐진 코스가 스카이 코스(9홀), 왼쪽 낮은 곳에 자리한 것이 힐 코스(9홀)다. 언뜻 보기에도 만만해 보이는 코스가 아니란 걸 직감적으로 느낀다. 분지와 산악지형이 적절하게 혼재돼 긴장감을 더한다. 티 박스에서 보이는 페어웨이는 많이 좁아 보인다. 홀을 따라 흐르는 크리크, 워터해저드, 그리고 더 당황스러운 것은 하얀 모래로 가득 찬 페어웨이 벙커들이다. 특히 스카이 8번 홀과 9번 홀이 만나는 페어웨이 벙커는 모래만 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리쬐는 태양은 백색 벙커를 더 도드라지게 만든다. 티 박스에 올라가기도 전에 기선 제압을 당한 기분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출발이 힐 코스라면 티샷은 거의 멘붕이다. 힐 코스 10번 홀은 왼쪽의 대형 암석이 페어웨이 옆구리를 치받고 서 있고 오른쪽으로 길게 늘어선 조경수는 IP 지점을 훨씬 작게 만들고 있다. 11번 홀은 급격한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각 홀들은 고유의 공략 특성을 가지고 있고 업 다운이 있어 리듬감이 있으며 과감해야 할 곳과 조심해야 할 곳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린을 공략할 경우 백 핀일 때는 조금 길게 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린 뒤쪽이 언덕으로 이어져 굴러 내려오기 때문이다. 그린은 소위 구겨 논 그린은 아니지만 그린의 크기와 크고 작은 언듈레이션으로 홀컵 찾아가기가 만만치 않다.

라운드가 끝날 때쯤 어디선가 ‘땡’, ‘땡’ 청명한 종소리가 들린다. 이름하여 ‘승부의 종’이다. 9번 홀, 18번 홀에 있는 이 종은 아쉬움과 설욕을 위함이다. 도저히 이대로 끝낼 수 없다는 절박(?)한 골퍼들을 위해 주중 진행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1홀, 3홀, 5홀까지 추가가 가능한 기회의 종이다. 극적인 한판 뒤집기의 종인 셈이다. 동반자 누군가가 종을 울렸다면 나의 오늘 라운드는 성공적이었다는 뜻. 한편 롯데스카이힐 성주CC는 수도권 고객들과 여행을 겸한 골퍼들을 위해 21실의 게스트하우스가 클럽하우스 뒤편에 마련돼 있다. 평일에는 셔틀 패키지를 이용하면 대구 달서구에서 오전 6시 출발해 오후 1시에 돌아오는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힐 코스 1번 홀 그린
힐 코스 1번 홀 그린
INTERVIEW
하태홍 롯데스카이힐 성주CC 총지배인
클럽하우스에서 내려다보이는 스카이 코스 8, 9번 홀
클럽하우스에서 내려다보이는 스카이 코스 8, 9번 홀
롯데스카이힐 성주CC가 대중제로 전환한 계기를 마련한 장본인이 바로 하태홍 총지배인이다. 인수 후 초기 경영을 맡은 그는 성주 지역에서 회원제 골프장 유지는 불가하다는 것을 느꼈다. “회원제 골프장 특성상 비싼 그린피로 고객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고 골프장 증가로 업장 간 과잉 경쟁은 매출액 감소로 이어지고 또 회원들 특유의 다양한 니즈를 모두 충족하면서 경영수지를 맞춘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보다 저렴한 그린피와 다양한 고객 확보를 위해 대중제 전환은 불가피했습니다.”

대중제 전환 1년이 지난 현재 그의 선택은 빛을 발하고 있다. “저렴한 그린피와 다양한 프로모션으로 매출이 전년 대비 30% 정도 늘어나 영업이익이 발생했습니다. 올해는 경상이익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롯데스카이힐 성주CC를 찾은 내장객들의 반응 또한 뜨겁다. 일반적인 대중제 골프장 정도로 생각했다가 회원제 수준의 코스 컨디션과 캐디 서비스를 경험하면 고객들의 만족도는 급상승한다.

회원제와 대중제를 모두 경험한 하 총지배인은 양쪽의 장단점을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지방 골프장의 핸디캡 극복에 대해 “회원제의 장점을 대중제에 적극 도입하고 롯데스카이힐이라는 브랜드에 걸맞게 다른 대중제 골프장과는 비교할 수 없도록 최고의 코스 컨디션과 고객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또한 서울과 수도권 고객들이 좀 더 편안하게 업장을 찾을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매사에 자신감과 겸손함이 묻어나는 그의 목표는 “고객 유치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저렴한 가격과 최고의 고객 감동 서비스를 펼쳐는 것”이다. 더불어“코스 상태와 대고객 서비스를 더 업그레이드시켜 ‘한국 5대 퍼블릭 코스’에 오르는 것”이다.




이승재 기자 fotolee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