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스튜디오 애버뉴 636

서울 강남의 가구숍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운운하며 물건을 고르는 풍경, 왠지 익숙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고급 취향을 가진, 합리적인 소비자는 어디에나 있는 법. 지난해 11월 말 유럽 7개국 14개의 가구와 패브릭 브랜드들을 필두로 문을 연 리빙 스튜디오가 강남에 문을 열었다. 신사동 636번지, 애버뉴 636(Avenue 636)이 그곳이다.
벽돌로 이뤄진 빈티지한 외관.
벽돌로 이뤄진 빈티지한 외관.
벽돌로 이뤄진 애버뉴 636의 빈티지한 외관은 한눈에도 이국적이다. 유럽 어느 골목에서 본 듯한 수수한 스토어 같은 느낌이랄까. ‘애버뉴 636’이란 상호가 궁금해 주소를 보니 바로 신사동 636번지다. ‘리빙 스튜디오’라는 이름을 확인하며 문을 열고 들어선 1층에는 비비드한 레드 컬러가 한 번 보면 잊히지 않을 것 같은 2인용 침대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품 판매에서 인테리어 컨설팅까지 원스톱

박소현 실장은 “애버뉴 636은 콤팩트 앤드 코지(compact & cozy)를 콘셉트로 간결하면서도 모던하고 너무 차갑지 않은 느낌을 지향하는 리빙 스튜디오”라고 설명했다. 5층으로 이뤄진 공간은 각 층 82.64㎡ 규모로 2~4층은 매장, 5층은 프라이빗 라운지로 구성했다.

자칫 차갑게 느껴질 수 있는 ‘모던함’의 한계를 극복하고 편안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의 공간에 가구는 물론 패브릭 제품까지 구비해 주거 공간에 대한 종합 쇼핑이 가능하게 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제품 판매와 함께 패브릭을 포함한 인테리어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애버뉴 636은 리테일과 컨설팅 비중을 50대50 정도로 유지할 계획이다.
애버뉴 636 3층. 스웨덴 침구 ‘힘라’ 등 독특한 침구류를 만날 수 있다.
애버뉴 636 3층. 스웨덴 침구 ‘힘라’ 등 독특한 침구류를 만날 수 있다.
콤팩트 앤드 코지를 콘셉트로 한 내부 공간.
콤팩트 앤드 코지를 콘셉트로 한 내부 공간.
프랑스의 편집숍 ‘메르시(Merci)’와 영국의 ‘민트(Mint)’를 벤치마킹해 문을 열었다는 이곳은 유니크한 숍의 색깔을 지향하는 셀렉트숍으로 빅 브랜드 한두 개로 마케팅하는 한국식 리빙 스토어를 지양한다.

애버뉴 636만의 색깔을 뿜어낼 수 있는 브랜드를 찾기 위해 스태프들은 오픈 전에 유럽에서 열리는 페어를 찾아다니는 데 발품을 팔았는데, 브랜드를 선택하는 기준은 한국 시장에 신선할 것, 품질은 뛰어나되 거품 없는 합리적인 가격일 것, 외국 잡지와 인터넷 사이트 등으로 이미 가구와 소품에 대한 수업(?)이 돼 있는 국내 얼리어답터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일 것 등이었다.

그렇게 선택된 유럽 7개국 14개 브랜드에는 3대째 전통 방식 핸드메이드 매트리스를 생산하는 르 리 나시오날(Le Lit National), 브라질을 대표하는 건축가인 파울로 멘데스 다 로차의 파울리스타노(Paulistano) 암체어, 패밀리 아이템으로 코디가 자유로운 프린팅 쿠션·패션 브랜드인 바이노드(By Nord), 스웨덴의 침구류인 힘라(Himla), 스페인의 커튼과 블랭킷 브랜드인 텍시도르(Teixidors) 등이 포함된다.
감각적인 소품들.
감각적인 소품들.
이국적인 패브릭 소재.
이국적인 패브릭 소재.
17개 중 14개 브랜드가 국내 ‘최초’ 공식 수입

특히 외국 사이트에서 정보를 입수, 국내 수입을 기다리고 있던 파울리스타노 마니아들은 애버뉴 636이 문을 열자마자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파울리스타노 암체어의 경우 가죽 버전이 247만 원, 패브릭 버전이 147만 원 선으로 유럽 현지 사이트 소매가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다.

박 실장은 “애버뉴 636은 해외여행 시 리빙숍 한두 군데 정도는 챙겨서 들러볼 정도로 가구와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가격에 민감한 고객층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전하면서 “대부분의 제품은 유럽 현지의 소매가와 비슷하거나 더 낮게 책정된 것도 있다”고 덧붙였다.
수입 전부터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파울리스타노 암체어.
수입 전부터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파울리스타노 암체어.
예를 들어 소파와 램프를 생산하는 덴마크의 엘레어노어 홈(Eleanor Home)의 경우 인도, 포르투갈, 베트남 등 생산국을 제3국으로 바꾸어 가격 경쟁력을 키우는 식이다. 17개 브랜드 가운데 14개가 국내 최초로 공식 수입 절차를 거쳐 소개된 만큼 애버뉴 636은 나만의 개성을 살린 공간을 꾸미고자 하는 감각 있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5층 프라이빗 라운지에는 오픈 시점부터 시작해 앞으로도 유럽 작가들의 전시회가 종종 마련될 예정으로, 애버뉴 636은 단지 가구만 구입하는 공간이 아니라 그 이상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애버뉴 636에서는 예산에 맞춰 침대 프레임 등의 자체 제작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636번지. 문의 02-517-7370, www. avenue636.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