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의 ‘그것’과도 비교되는 조루 증상으로 많은 남성들이 남몰래 고민한다. 이 증상의 원인은 뇌의 중추신경 또는 귀두의 말초신경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행동치료법, 항우울제, 수술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HEALTH COLUMN] 토끼의 사정에서 벗어나는 방법
사람들은 조루를 흔히 토끼의 ‘그것’과 비교한다. 토끼의 교미 시간은 짧아야 3초 정도다. 수컷이 암컷의 등에 잠깐 올라타는 것 같더니 바로 내려온다고 해서 그렇게 비유한 것이다.

토끼는 교미 시간이 짧아 임신을 하려면 세 차례 정도는 관계를 가져야 된다고 한다. 쥐, 염소, 닭도 지극히 짧아 언제 했는지 모를 정도다.

인간은 사정 시간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어 빨리 할 수도 늦게 할 수도 있다. 1시간이 넘게 피스톤 운동을 해도 사정이 되지 않는 남성도 있고, 삽입하자마자 사정을 하는 남성도 있다.

사정이 빠르다는 것만으로 성행위 본연의 목적인 임신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인간이 토끼처럼 빨리 사정을 한다면 상대에게 성의 없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인간의 성행위는 동물과 달리 종족 번식이나 자기만족보다 상대에 대한 배려를 더 중요시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의 반응이 성관계의 만족도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문제는 상대를 만족시키는 것처럼 어려운 일이 없다는 것이다.

진료실로 찾아오는 남성들 중에는 사정 시간이 너무 짧아 상대가 만족하지 못한다는 고민을 털어놓는 이들이 많다. 무조건 1시간 넘게 할 수 있게 만들어 달라며 수술을 원한다. 모임에 나가도 조루 때문에 남몰래 고민하는 이들을 만나게 된다. ‘혹시 나도 조루인가?’ 헷갈려 하는 이들도 많다.

조루의 원인은 아직 연구 중이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뇌에서 흥분에 따른 사정 시간을 조절하는 중추신경에 문제가 있거나 혹은 귀두에 분포한 말초신경에 이상이 있다고 본다.
[HEALTH COLUMN] 토끼의 사정에서 벗어나는 방법
이를 바탕으로 보면 과거부터 이어져 온 민간요법에도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 남성들이 많이 시도하는 궁여지책 중 하나가 성관계 중에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이다.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거나 숫자를 100에서 1까지 거꾸로 세기도 한다. 상대에겐 미안한 이야기지만 다른 생각을 하다 보면 사정하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시간이 연장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귀두의 말초신경이 너무 예민해 조루가 생긴다고 보고 감각을 둔화시키기 위해 여름철 해수욕장에서 뜨거운 모래에 귀두를 담그거나 샤워기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에 귀두를 노출시켜 둔감하게 만드는 것이다. 남성들은 이처럼 여성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방법을 써가며 사정 시간을 늘리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한다.

현대의학은 이런 노력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남성들을 위해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우선, 행동치료법의 하나로 성관계를 하다가 사정이 되려는 느낌이 오면 잠시 멈추는 방법이 있다. 사정하려는 느낌이 오면 잠시 피스톤 운동을 멈추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흥분이 사라지고 맥박이 느려지면 이때 다시 피스톤 운동을 재개한다.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사정 시간을 조절하는 방법을 키워주는 것이다. 이런 호흡법을 제대로 익히면 조루는 자연스럽게 치료된다.

이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전문의의 진단과 치료를 필요로 한다. 현대의학은 행동요법과 더불어 항우울제와 수술로 치료를 한다. 항우울제는 뇌의 흥분중추를 자극해 사정 시간을 늦춰준다. 수술은 귀두 바로 밑에 있는 신경가닥을 절단해 질에 삽입하는 순간 느껴지는 짜릿한 느낌의 정도를 낮춘다. 느낌의 정도가 약하면 사정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토끼의 사정이 빠른 것은 힘센 동물들의 습격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그렇게 진화해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인간은 맹수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집을 지어 사는 종족으로 진화했고 그만큼 사정 시간에도 여유가 생겼다. 인간에게 성관계는 더 이상 종족 번식의 목적이 아니다. 삶의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한 엔터테인먼트인 만큼 더욱 여유롭고 행복한 성관계를 즐겨야 할 것이다.


이윤수 명동이윤수·조성완 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