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B WEALTH MANAGEMENT

2013년은 재테크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제 개편으로 세금 부담은 늘고 저금리 추세가 이어지며 목표수익률도 낮아질 것이다.

안전 자산만을 고집하다 실질적인 투자 손실이 날 수 있음을 우려하는 이들은 포트폴리오에 위험 자산을 반영한다. 이때 예측 불가능한 변동성의 위험을 낮추기 위해 선호되는 투자 방법이 바로 분산투자다.


투자는 항상 어렵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투자에 엄청난 수험료를 지불한다. 처음 겪어보는 투자에서의 손실은 매우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많은 이들이 그 트라우마(trauma)로 힘들어한다. 안타까운 점은 그런 과정을 딛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후퇴하거나 그 자리에 멈춰버린다는 것이다. 투자를 하면 돈이든 정신이든 얻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앞으로 절대 투자를 하지 않겠다’는 결론만 남기고 발을 빼버리는 이들이 많다.

예금 위주로 자산을 보유하다가 본격적으로 위험 자산 비중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이 채 10년이 되지 않았다. 금리가 하락하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는 투자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을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도래하며 저금리·저성장은 돌이킬 수 없는 사회의 패러다임이 됐다. 시중은행 금리는 외환위기 직후인 지난 1998년엔 연평균 13%(한국은행 기준)를 넘었지만 이제는 3% 초반으로 세금을 떼고 나면 2% 중반에 불과하다. 향후에도 금리는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저금리에도 만족하고 살 수 있을 만큼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대부분은 그만한 재력을 갖고 있지 않다. 경제력이 뒷받침된다고 해도 극심한 변동성을 지닌 미래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투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저금리 시대 재테크 해법은 ‘분산투자’
장기적으로 분산투자를 할 때는 적립식 펀드가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투자 시기와 금액의 분산으로 위험이 줄어들고, 국내 주식형에 투자하면 절세효과도 누릴 수 있다.
장기적으로 분산투자를 할 때는 적립식 펀드가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투자 시기와 금액의 분산으로 위험이 줄어들고, 국내 주식형에 투자하면 절세효과도 누릴 수 있다.
소신 있는 분산투자 변동성 위험 낮춘다

아이러니한 점은 투자를 따로 하지 않아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는 부자들이 오히려 투자에 더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자산의 일부를 잃어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용감해지는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투자 규모가 커지면 손실의 체감 규모 역시 커지므로 결단이 더 어려워진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투자의 승자가 되는 부자들에겐 분명 다른 무언가가 있다. 그 비법을 한번 들여다보자.

부자들은 분산투자를 선호한다. 어떤 자산이 좋다고 해도 한 곳에 몰아넣지 않는다. 예금, 주식, 채권 등에 적절히 나눠 투자한다. 좋은 투자 정보를 접할 기회가 많아 그 정보를 활용하면 승률이 높은 곳에만 투자할 수 있을 텐데도 말이다.

부자들은 자신들이 잘 아는 분야에만 투자한다. 자신만의 확고한 소신으로 자산을 꼼꼼히 분석한 후 결론이 나면 빠르게 투자한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면 과감히 정리한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주식시장에서는 대규모 펀드 자금이 안전한 은행 정기예금으로 이동했다. 적기에 손절매를 했다면 예금을 통해 원금을 회복했겠지만 타이밍을 놓친 경우도 허다했다. 하지만 부자들은 결단성을 가지고 버릴 것과 가져갈 것을 취사선택했다. 확신을 가지고 남겨둔 곳은 인내를 통해 손실의 상당 부분을 만회할 수 있었다.

위험을 피하려고 안전 자산만 고집하다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음을 알고 있는 이들은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면서 예금 이상의 초과 수익을 달성하기 위해 위험 자산을 포트폴리오에 반영한다. 이처럼 분산투자를 활용하면 예측을 벗어나는 변동성의 위험을 상당 부분 낮출 수 있다.

다행히 최근엔 단기 고수익을 좇아 중국이나 브릭스로, 또 자문형 랩으로 옮겨가던 기존의 투자 방식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수익률에 대한 눈높이도 예전에 비해 많이 낮아졌다. 일례로 2012년은 채권에 대한 관심이 대단했던 한 해였다. 이 또한 쏠림 현상의 하나일 수는 있으나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미미했던 예전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이 바뀌면서 이런 변화가 포트폴리오에 반영되고, 목표수익률이 안정적인 선으로 맞춰진 것은 매우 고무적인 변화라고 생각한다.
저금리 시대 재테크 해법은 ‘분산투자’
장기 분산투자의 대안, 적립식 펀드

장기적으로 분산투자를 할 때는 적립식 펀드가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다. 적립식 펀드는 금융 위기 이후 투자 시장을 이 정도 반열에 올려놓는 데 큰 축을 담당한 일등공신이다. 초심으로 돌아가 적립식 투자의 장점을 짚어보자.

첫째, 부담 없는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 둘째, 주가 하락 시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를 제공한다. 셋째, 거치식은 저점 매수 시기를 잘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적립식 투자는 투자 시점에 대한 예측이 불필요해 시장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해결된다. 넷째, 투자 시기와 투자 금액의 분산으로 위험이 줄어든다. 다섯째, 세제 개정으로 절세가 더욱 중요해진 요즘, 국내 주식형으로 투자해 매매 차익의 비과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2013년은 세법 개정으로 재테크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에 따라 세금 부담은 늘고 금리는 저금리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은행에 돈을 맡겨도 이자소득세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원금만 보장될 뿐 실질적으로 투자 손실을 본다는 의미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안을 찾아 안전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저축성 및 연금보험 비중을 확대하고 국내 주식형 편드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한다. 연금 펀드, 재형(재산형성) 펀드 등 세제 혜택 펀드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월지급식, 분할 환매 등을 통한 과세 분산도 고민해야 한다.

투자는 항상 어렵다. 하지만 돌아보면 과거의 어느 시기에도 투자는 녹록지 않았다. 다양한 분산투자를 통해 투자 고수의 대열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한 해를 만들어 보자.



황병례 외환은행 선수촌지점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