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ELS

아우디 S모델은 A모델의 콘셉트에 고성능과 역동성을 더한 모델이다. S모델의 이니셜 S는 ‘성능의 제왕(Sovereign Performance)’을 의미한다. S모델 중에서 뉴 S8은 ‘제왕 중 맏형’이라 할 정도로 최고 레벨의 스포츠 세단이다. 평범한 세단으로 만족할 수 없는 질주 본능을 가진 이들이 아우디의 품격을 누리면서 일상에서 스포츠카의 역동성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됐다.
아우디 S8, 정장 입은 우사인 볼트, 질주 본능 깨운다
아우디 S8 4.2 콰트로가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 1996년이었다. 아우디가 기존 A모델보다 레벨업 라인업을 갖추기 위해 S모델을 등장시켰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AMG모델과 BMW의 M시리즈가 등장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S8은 우선 제원부터 압도적이다.

가속력을 가늠하는 기준인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h에 다다르는 시간)이 4.2초다. 기존 모델의 5.1초보다 1초나 빨라졌다. 포르쉐 등 웬만한 스포츠카 수준이다. 또한 최대 출력은 520마력, 비슷한 배기량의 현대 2013 에쿠스 VS380이 334마력인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괴물인지 알 수 있다. 제원만으로 시승이 기대되는 차였다.

외관은 A8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전체적인 라인, 프런트 그릴의 크기, 전조등의 발광다이오드(LED) 장식은 거의 동일하다. 프런트 그릴의 오른쪽에 조그맣게 달고 있는 S8 배지를 보지 않으면 금방 분간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꼼꼼히 외관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굵고 강렬한 라인이 “A8보다 내가 강자”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바퀴는 A8보다 1인치 더 큰 21인치다.
아우디 S8, 정장 입은 우사인 볼트, 질주 본능 깨운다
실내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로 A8과 크게 다르지 않다. 스티어링 휠 모양이 조금 차이가 있고 스포티를 강조하는 알루미늄·카본 트림이 차이가 있을 뿐 센터페시아 등 대부분이 흡사하다. 스티어링 휠에도 S8의 배지가 하단에 달려 있어 “A8과 헷갈리지 마”라고 말하고 있다. A8도 마찬가지지만 실내 공간은 차의 크기에 비해 다소 좁게 느껴진다.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S8의 우월성이 드러난다. 버튼 엔진을 누름과 동시에 중후하고 조용한 엔진음이 울려 퍼진다. 실내 정숙성을 위해 다소 억제돼 있지만 성난 황소의 콧바람처럼 강렬함을 느낄 수 있다. 엔진 시동음만으로도 ‘와우’ 하고 감탄을 자아낼 만큼 매력적이다.

S6, S7, S8 모두 V8, TFSI 트윈터보 가솔린 직분사 엔진이 탑재돼 있다. 8개의 실린더가 모두 작동해 강력한 파워를 뿜어내는 한편, 항속 주행 시에는 4개의 실린더만 작동해 연료 소비를 줄여 효율성을 높인다. 엔진 버튼을 누르면 센터페시아 상단에서 내재돼 있던 디스플레이가 고개를 들듯 출몰한다.
아우디 S8, 정장 입은 우사인 볼트, 질주 본능 깨운다
S8의 진가를 체험하기 위해서는 서킷이나 독일의 아우토반이 적절하겠지만 ‘에브리데이 스포츠 세단’이란 콘셉트에 맞게 서울 도심을 주행 코스로 정했다. 서울역에서 용산 일대에 걸친 강북의 조금 한적한 도로를 돌아다녔다. 빨간 신호에 정지하고 있다가 푸른 신호등으로 바뀔 때 마침 도로가 뻥 뚫려 있어 가속 페달을 꾹 밟았다.

그러자 육상 경기에서 출발 총소리를 들은 우사인 볼트가 전력질주를 하듯 S8은 섬광처럼 튀어나갔다. 운전석으로 몸이 확 내동댕이쳐지며 온몸에 전율이 퍼지는 경험이었다. 아찔한 재미다. 차선을 바꿔 추월할 때도 순간 가속력이 좋기 때문에 수월하다. 최고 속도는 시속 250km다.


S8은 대형 세단이지만 알루미늄 차체가 적용돼 철제보다 40% 가벼워 몸놀림도 가볍다. S8에는 뒷바퀴의 좌, 우 토크 배분이 가능한 스포츠 디퍼런셜을 채용한 최신 콰트로 풀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돼 노면을 움켜쥐듯 달리고 자로 잰 듯한 코너링이 가능하다. 급제동, 급회전 등 거칠게 운전해 봤음에도 불구하고 실내에서는 쏠림이나 소음이 거의 없이 평온하다. S8에는 능동 소음 차단(active noise cancellation)이 적용돼 외부 소음의 유입을 줄인다.

편의 장치로는 차량 외부에 4개의 카메라가 추가돼 운전자는 실내에서 모니터를 통해 주위에서 진행하는 차들을 볼 수 있다. 시동을 걸면 대시보드의 양끝에서 렌즈가 솟아오른다. 이 장치는 또한 스피커를 열어주기도 하는데 뱅앤올룹슨 14개의 스피커는 차 안을 콘서트홀로 만든다.

연비는 앞서 언급한 가변실린더(COD) 기술이 적용돼 효율성을 높였음에도 리터당 7.7km에 불과하다. 그리고 가격은 1억7810만 원으로 A8(1억4350만 원)에 비해 약 3460만 원 비싸다.
아우디 S8, 정장 입은 우사인 볼트, 질주 본능 깨운다
아우디 S8, 정장 입은 우사인 볼트, 질주 본능 깨운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