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TY COLUMN

대형 아파트 보유자들은 매도에 나서거나 다운사이징을 고려해 봐야 한다.


2013년 주택 시장은 냉랭한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취득세 감면 혜택이 작년 말로 끝나면서 연초부터 거래 시장이 냉각되고 있고 국내외적인 경기 전망이 어두운 것도 한 몫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새누리당에서 주택 취득세 감면을 1년 연장하는 법안을 제출한 상태이지만 당장 얼어붙은 시장 분위기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특히 대형 아파트를 보유한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격 하락과 보유세 부담, 환금성 부족 등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대형 아파트 보유자들은 다음 사항을 참고해서 매도에 나서거나 다운사이징을 고려해 봐야 한다.

첫째, 대형 아파트 값이 소형에 비해 크게 하락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서울 지역의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는 3.3㎡당 36만 원 하락했으나 85㎡ 초과 대형은 169만 원이나 떨어졌다. 경기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작년에 소형은 0.99% 하락하는 데 그쳤으나 대형은 4.79%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중형> 소형 순으로 매매 값 하락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개별 아파트를 살펴보면 대형 아파트의 하락세를 체감할 수 있다. 2000년 초 부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타워팰리스1차 224㎡는 2009년 10월 29억 원(16층)에 실거래 됐으나 2012년 7월에는 18억4500만 원(19층)으로 10억 원 이상 하락했다.

경기도 역시 일산과 분당, 그리고 대형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용인 지역이 크게 하락했다. 분당에선 대형 주상복합아파트가 하락을 주도했다. 분당파크뷰 208㎡는 2008년 3월 22억2000만 원(9층)까지 거래됐으나 작년 9월에는 13억 원(9층)까지 떨어졌다. 작년 2월 이후에는 그나마도 거래가 뚝 끊긴 상태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85㎡ 초과 아파트의 미분양은 수도권에서 2만 가구를 넘어서고 있다.

둘째, 대형 아파트는 주로 50대 후반 이후 연령대가 거주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보유세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만약 대형 아파트의 공시지가가 26억7200만 원이고, 해당 아파트 보유자가 1주택자이며 연령이 50대 후반이라고 가정하면 재산세 918만 원, 종합부동산세 752만 원 등 한 해 내야 할 총 보유세액이 1670만 원에 달했다.

만약 이 아파트 소유자가 공시지가 13억 원의 아파트로 이사를 가면 재산세 400만 원, 종부세 100만 원 등 총 500만 원만 납부하면 된다. 연간 1100만 원 이상 절세할 수 있는 것이다. 아파트 한 채 외에 마땅한 다른 재산이 없는 은퇴자라면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셋째, 1~2인 가구의 증가와 가구원수 감소도 대형 아파트에는 악재다. 통계청의 ‘2010년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2000년 34.6%였던 1~2인 가구는 2010년도엔 48.2%로 늘어났다.평균 가구원 수도 2005년 2.88명에서 2010년에는 2.69명으로 0.19명이 감소했다. 향후에도 저출산, 핵가족화로 인한 1~2인 가구 증가, 가구원 수 감소, 고령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평균 가구원 수가 3명 이하인 상황에서 굳이 대형 주택에 거주할 필요가 점점 없어지는 것이다.
대형 아파트, 지금이라도 파는 것이 ‘정답’
넷째, 향후 이사 계획이나 투자 목적의 주택 구입 계획을 가진 가구의 비율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연구원이 2008년 발표한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이주를 계획하고 있는 가구의 비율은 2006년 11.37%에서 2008년 7.49%로 3.88%포인트 감소했다.

경기 불황과 소득 정체, 부동산값 하락이 지속되면서 이사나 투자 목적의 수요가 점점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형 아파트는 가격과 세금, 인구구조, 투자심리 측면에서 빨리 처분하는 것이 손해를 덜 보는 지름길이다.



양해근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