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시진핑(習近平) 시대를 앞두고 다양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금년 하반기 윤곽을 드러낼 시진핑 1기(2013~2017)는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군사위원회를 쥐고 있는 한 타협을 통한 견제와 균형에 초점을 맞춘 인사들이 등용될 가능성이 높다.



차기 지도부 핵심은 역시 중국의 모든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는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다. 서열이 낮더라도 똑같이 한 표의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계파가 많은 상무위원을 확보하느냐를 놓고 그동안 엄청난 물밑 경쟁을 해왔음은 익히 알려진 바다.

그동안 상무위원은 3명일 때도 있었고 5명, 7명일 때도 있었다. 1992년부터는 위원이 늘어 7인 체제였고, 후진타오가 주석이 된 2002년부터는 공산주의청년단 계파의 입김도 커지면서 9인 체제로 늘었었다. 차기 상무위원회는 견제와 균형은 유지하되,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7인 체제로 줄인다는 것이 다수 의견이다.

실질적으로는 정치적으로 영향력이 커서 서로에게 부담이 되는 정법, 선전담당 상무위원직을 제외한 것으로 보인다. 구성을 보면 시진핑·위정성이 태자당, 장더장·왕치산이 상하이방, 리커창·리위안차오가 공청단파로 세 계파가 견제와 균형을 이루고 있고, 나머지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직을 놓고 상하이방과 공청단파가 경쟁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에서 공산당은 국가의 상위 개념이며, 입법부에 해당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를 선출하고 행정 및 군대를 총괄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의회 성격의 전인대와 정치협상회의, 행정부 성격을 가진 국무원, 사법기구 등 입법·행정·사법 기능을 다 갖추고 있다.

하지만 모두 공산당 산하에 있으며, 공산당을 대표하는 상무위원들이 전인대 대표, 행정을 총괄하는 국무원 총리, 부총리, 의회의 다당(多黨) 합작기구(공산당 포함 9개의 당)라 할 수 있는 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 군대 부주석 등 최고 요직을 장악하고 있다.



정치 5세대는 법·경제·경영 전공, 해외 유학파가 많고 다양성 커져

차기 지도부를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다음의 정치 5세대라 한다. 현재 시진핑뿐 아니라 위정성, 왕치산, 장더장 등이 모두 장쩌민 전 주석의 최측근으로 분류되고 있어 장쩌민의 상하이방 입지가 강화된다고 보는 의견이 많고 시장에서는 ‘돌아온 장쩌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모양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미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겪어 왔기 때문에 향후 변화를 예상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고위 인물 외에 정치 5세대 전반의 특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이번 5세대가 이전 정치세력과 다른 점들은 무엇일까. 중앙위원회 정치국원 472명을 대상으로 볼 때, 첫째, 이전과 달리 동질성이 약화되고 다양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마오쩌둥, 덩샤오핑의 1·2세대 핵심은 농민, 군인 출신의 혁명 관료였고 장쩌민, 후진타오의 3·4세대는 엔지니어 출신의 기술 관료였다면 5세대는 개혁, 개방기를 거치면서 자연과학 및 공학 전공자가 줄고 법·경제·경영 전공, 해외 유학파들이 늘어나 다양성이 커진 점이 특징이다.

공학·자연과학 전공자는 75명, 16.3%로 줄었고, 경제·법 등 사회과학 전공은 68.1%로 압도적이다. 특히 5세대 해외 유학파는 전체의 15%인 71명에 달하는데, 러시아 등 사회주의 국가로의 유학은 한 명도 없고 미국, 영국, 독일의 순으로 대부분 사회과학, 법, 경제를 전공했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르다. 전반적으로 학력이 높아 박사도 92명, 19.6%나 된다.
[In China] 시진핑 1기의 정치구도와 정치 5세대의 특징
둘째, 인구통계적 특징을 보면 우선 연령대는 1949년생부터 59년생까지 분포돼 있고 1953~55년생이 40%로 가장 많다. 성별로는 남성 중심으로 남성이 415명, 87.9%, 민족은 한족이 414명, 87.7%로 대부분이다.

출신 지역은 후진타오 이후 부상한 산둥성 출신이 56명, 11.9%로 가장 많고 허베이 41명, 8.7%, 장쩌민 때 1위로 부상했던 장쑤성 출신은 6.5%로 줄어 있고, 다음 랴오닝성 30명, 6.5%, 저장성 29명, 6.2%의 순이다. 순서만 바뀌었지 4·5세대 모두 5개 동부 연안지역 출신이 가장 많아서 여전히 지역불균형이 존재한다.

셋째, 학력 수준을 보면 4세대보다 높아졌고, 석사 졸업자가 54%로 가장 많다. 특징이라면 대부분 재직 시에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제일 많은 경우가 중앙당교로 31.7%, 다음이 사회과학원, 난카이(南開)대, 지린(吉林)대, 런민(人民)대, 베이징(北京)대 순으로 학연을 맺고 있다.

전체적으로 조감해 보면 다양성이 커져서 다양한 의견 수렴이라는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이질성이 높아진 점에서는 경우에 따라 긴장과 갈등의 가능성을 예고하며, 이는 증가하는 소득 격차, 지역 격차와 관련해서 문제가 될 수 있어 보인다. 또한 경제관리·법·경영 전공자의 증가는 이전 주어진 매뉴얼에 따라 일을 처리하는 기술 관료에서 좀 더 다양한 사회, 조직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일반 행정 관료로 대체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In China] 시진핑 1기의 정치구도와 정치 5세대의 특징
연안지역·수출 중심의 불균형 발전과 내륙·내수 중심의 균형 발전 간 조화가 관건

시진핑 1기 및 중국 정치 5세대에서의 핵심 정책 사안은 그동안 중국 고성장에 기여해 온 연안·수출 중심의 불균형 발전과 그 부작용으로 발생한 빈부 간,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내륙·내수 중심의 균형 발전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다.

최근 계층·지역 격차에 대한 불만으로 시위가 빈발하고 있고, 앞서 봤듯이 정치 5세대의 다양성, 이질성이 이미 커져 있어서 불균형 시정을 위한 내륙 개발, 내수확대 정책은 계파에 관계없이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사실 충칭(重慶)을 중심으로 한 서부 개발과 소비 확대를 주장하면서 이미 1~2년 전부터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후진타오를 정점으로 하는 공청단파는 대체로 내륙과 낙후된 지역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당연하며, 늦은 감도 있다. 공청단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왕양은 불균형 발전 해소를 위해 좀 더 과감한 산업구조조정과 저부가가치 수출기업에 대한 특혜지원 중단 대신 내륙개발 확대, 내수기업 육성을 주장한 바 있다.

문제는 세계 경기 침체로 연안·수출 중심의 성장정책을 갑자기 늦추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키우기 위해선 산업구조조정이 필수적이지만, 내륙 개발, 소비 확대가 충분히 속도를 내지 않는 한 대량 실업을 몰고 올 구조조정에 손대기는 쉽지 않다. 보시라이 사건 이후 내륙·서부 개발은 주춤하고 있고, 소비 확대도 의료보험체계 등 사회안전망 구축으로 저축률을 낮추지 않는 한 단기 달성과는 거리가 멀다.
마오쩌둥, 덩샤오핑의 1·2세대 핵심은 농민, 군인 출신의 혁명 관료였고 장쩌민, 후진타오의 3·4세대는 엔지니어 출신의 기술 관료였다면 5세대는 개혁, 개방기를 거치면서 자연과학 및 공학 전공자가 줄고 법·경제·경영 전공, 해외 유학파들이 늘어나 다양성이 커진 점이 특징이다.
마오쩌둥, 덩샤오핑의 1·2세대 핵심은 농민, 군인 출신의 혁명 관료였고 장쩌민, 후진타오의 3·4세대는 엔지니어 출신의 기술 관료였다면 5세대는 개혁, 개방기를 거치면서 자연과학 및 공학 전공자가 줄고 법·경제·경영 전공, 해외 유학파들이 늘어나 다양성이 커진 점이 특징이다.
또한 경제 정책과 함께 외교 정책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후진타오 때의 외교 정책이라 할 수 있는 대외 문제에 대해 비교적 소극적인 화평굴기(和平屈起)에서 보다 적극적인 개입을 시도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작년 천안함 때와 최근 일본과의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 열도) 분쟁은 적극적인 분쟁 개입을 시사한다.

내부 불만을 경제 정책으로 풀기 어려울 때 민족주의나 대외로 불만을 발산시키는 것은 역사의 상식이다. 우리의 적극적인 외교 전략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된다. 아무튼 시진핑으로선 상하이방, 태자당의 성장 위주 정책과 공청단의 균형 발전을 가능한 한 조화시키려 하겠지만 쉽지 않은 과제로 보인다.

더구나 국가 전략은 12차 5개년 계획이 후진타오 주도하에 작년에 이미 결정됐기 때문에 시진핑 1기는 이전 정책을 계승하면서 변화를 모색하는 시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