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세제개편안’에 대해 금융 투자 상품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펀드 등에 투자하는 데 있어 수익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내용이 많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가들에게 있어 2012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절세 혜택이 주어지던 금융 투자 상품의 종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우선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는 기준 금액 자체가 낮아졌다.

과세 대상 기준 금액은 금융소득 연 4000만 원 이상에서 3000만 원 이상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현재 4만9000여 명에서 5만여 명이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비과세, 분리과세 등 세금 혜택이 주어졌던 금융 투자 상품의 종류가 줄어든 것도 특징이다. 즉시연금과 물가연동국채(이하 물가채)가 대표적이다.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는 즉시연금의 경우 내년부터 당장 이 혜택이 사라진다. 만기 10년 이상에 대해 분리과세 혜택을 받고 있는 물가채 역시 2015년 발행분부터 원금 가치 상승분에 대해 과세가 이뤄진다.

금융 투자 상품에 대한 절세 혜택이 줄어드는 것만은 아니다. 건전한 장기 투자 문화 육성과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 장기 적립식 펀드 투자에 대해서는 세금 혜택이 새롭게 주어진다.

내년 1월 1일부터 총 급여 5000만 원 이하 근로자, 종합소득금액 3500만 원 이하 사업자를 대상으로 해외 펀드 비과세와 장기 펀드 소득공제가 신설된다. 중산·서민층의 재산 형성을 위해 내년부터 주식 비중이 40% 이상인 장기 적립식 펀드 가입자에게 소득공제 혜택이 주어지는 것.

5년 이상 가입하면 최장 10년간 납입액의 40% 소득공제를 받는다. 연 최대 납입 금액은 600만 원이며, 소득공제 한도는 연 최대 240만 원까지다. 월 50만 원씩 적립식 펀드에 넣으면 최대의 공제 혜택을 누리는 셈이다. 단 2015년까지 가입해야 한다.

해외 펀드 비과세 혜택이 3년 만에 부활하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내년부터 신설되는 비과세 재산형성(재형) 저축에 해외 펀드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장기 펀드 상품이더라도 해외 펀드 비과세 혜택과 장기 펀드 소득공제 혜택을 중복해서 누릴 수 없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FUND] 2012 세제개편안에 따른 금융 투자 상품 재테크 가이드
시간 포트폴리오가 중요해진다

새 세제개편안이 적용되면 투자 대상 분산만큼이나 금융소득이 실현되는 시점에 대한 분산 포트폴리오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적용 대상이 되는 기준 금액이 연 4000만 원에서 3000만 원으로 낮아질 예정이어서 시간의 흐름까지 잘 관리하지 않으면, 세금 ‘폭탄’을 맞을 우려가 있어서다.

강우신 기업은행 분당파크뷰지점장은 “가입 시 정해진 조건이 충족되면 한꺼번에 수익이 실현되는 주가연계증권(ELS)에 거액을 가입한 투자자의 경우 한꺼번에 수익이 실현돼 세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월지급식 ELS의 투자 비중을 늘리거나, 1개 상품에 ‘몰빵’하지 말고 여러 상품에 나눠 투자함으로써 수익이 실현되는 시점을 분산시키는 게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볼 수 있듯이 경기 둔화, 고령화 등의 요인으로 전 세계적으로 재정건전성 확보가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세금 혜택이 주어졌던 금융 투자 상품의 종류가 갈수록 줄어드는 게 추세다. 이에 따라 절세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금융 투자 상품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가입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많다.

한국경제신문이 대우, 우리투자, 삼성, 대신, 현대, 동양, 미래에셋 등 7개 증권사 금융 상품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최근 절세 이점이 있는 금융 투자 상품을 꼽아달라고 한 결과 물가채(3개 증권사 복수 추천), 브라질 국채(3곳), 인프라펀드(2곳)가 각각 추천됐다. 물가채의 경우 비과세 혜택이 주어졌던 원금 상승분에 대한 과세가 결정됐지만, 2015년 발행분부터 적용키로 해 아직 여유가 있다.

인프라펀드도 2014년 말까지는 배당소득에 대한 저율 분리 과세 혜택이 유지된다. 한·브라질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 채권평가차액 환차익이 모두 비과세되는 브라질 국채도 추천 상품으로 꼽혔다.
새 세제개편안이 적용되면 투자 대상 분산만큼이나 금융소득이 실현되는 시점에 대한 분산 포트폴리오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새 세제개편안이 적용되면 투자 대상 분산만큼이나 금융소득이 실현되는 시점에 대한 분산 포트폴리오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펀드 장기 투자는 인덱스로

장기 적립식 펀드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이 내년부터 신설됨에 따라 펀드 장기 투자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상승장에서 초과 수익을 내는 데는 액티브펀드보다 불리하지만, 분산투자에 따른 손실 방어 효과가 커 장기 투자에 적합한 측면이 있다.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인덱스주식코스피200’의 최근 5년간 수익률(7월 10일 현재)은 15.89%로, 같은 기간 액티브주식일반 수익률(2.58%)을 크게 앞섰다.

김응주 트러스톤자산운용 투자전략팀장은 “액티브펀드보다는 덜하지만, 인덱스펀드 역시 상품 간 수익률 편차가 커 가입 시 운용 전략 등에 대해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설정액 1000억 원 이상 인덱스펀드 중 최근 5년간 수익률 1위인 ‘교보악사파워인덱스1’과 최하위 ‘삼성클래식인덱스’의 수익률은 각각 22.63%와 10.32%로 2배 이상 격차가 났다.

펀드매니저의 역량을 믿고 액티브펀드에 장기 투자하려는 투자자라면, 코스피200 등 벤치마크를 매년 앞서는 수익률을 올린 자산운용사의 펀드를 고르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조정장에서는 손실을 방어하고 상승장에서는 초과 수익을 올려 운용 능력이 입증된 운용사들 위주로 투자해야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글로벌 금융 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 연도별 코스피 등락률은 2008년 -40.73%, 2009년 49.65%, 2010년 21.88%, 2011년 -10.98%, 2012년(7월 8일 현재) 6.29%로, 이 기간에 매년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린 운용사는 KB자산운용, 한국투신운용 두 곳이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대세상승장에서는 모든 운용사가 훌륭한 수익을 내기 때문에 운용사 간 실력이 잘 구분되지 않는다”며 “2008년 이후 시장변동성이 커지면서 조정장에서 손실을 방어하는 능력을 갖춘 운용사를 찾아내는 게 투자자들의 주요한 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세제 혜택을 누리기 위해 장기 적립식 펀드 투자를 고려 중인 투자자라면 일관된 투자 원칙을 유지하고, 펀드매니저 교체가 적으며,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는 펀드를 보유한 운용사 상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해외 펀드는 중·장기 투자에 부적합

해외 펀드의 경우 비과세 혜택이 부활했지만 일부 지역 펀드들의 수익률 변동성이 너무 커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투자하려는 투자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다. 중국 본토 펀드를 예로 들면 글로벌 유동성 랠리 때 성과가 반영돼 있는 지난 4월 말 현재 이전 3개월 수익률이 평균 5.09%(에프앤가이드 기준)를 나타냈다가 7월 10일 현재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은 -5.08%로 추락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은 2.11%와 -1.79%를 각각 나타내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지점장은 “해외 펀드의 경우 투자 대상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 투자자들이 잘 모르고 가입해 시장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어려운 게 가장 큰 리스크”라며 “‘국내 펀드에 비해 투자매력도가 크지 않다’는 게 상당수 투자자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한국경제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