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금융상품 트레이딩 고수 강동수 (주)KGT글로벌 대표

강동수 대표는 파생금융상품 트레이딩의 고수로 올 초 파생금융 상품과 추세 매매, 가치주 투자 등의 전문가들을 규합해 (주)KGT글로벌을 설립했다. 한때 주식으로 30여억 원대의 빚을 졌던 그가 주식으로 성공하기까지 소설 같은 이야기를 소개한다.

강동수 (주)KGT글로벌 대표의 원래 직업은 사업가였다. 대학 졸업 후 유아용품, 인터넷 쇼핑몰 등 다양한 사업을 경험한 그가 주식에 눈을 뜬 것은 재무설계 회사인 (주)포도에셋에 들어가면서부터다. 몇 번의 사업 실패 후 시작한 금융컨설팅은 다행히 그의 적성에 맞았다.

입사한 지 3개월 만에 포도에셋의 모든 기록을 갈아치우며 많게는 월수입이 4000만 원이 넘었다. 그런데 일을 통한 성취감과 재무설계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싹텄다. 대부분의 금융컨설팅이 보험수탁고에 의해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인지라 제대로 된 자산관리나 금융컨설팅에 한계가 있었다.
[ROAD TO INVESTMENT] “주식으로 망한 자, 주식으로 일어서다”
첫 투자의 성공에 고무돼 주식에 빠지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게 주식 같은 투자형 상품이었다. 처음에는 간접투자 상품인 펀드를 먼저 공부했다. 그러던 그가 주식에 눈을 뜬 건 헬스클럽을 다닌 게 계기가 됐다. 트레드밀에서 매일 증권 전문 방송을 보던 그는 유독 출연자 한 명을 보며 “저 양반이 주식 제일 잘해. 대한민국 주식 4대 천황 중 한 명이야”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소리를 들었다.

그 소리를 듣고 심장이 뛰었다. 인생의 모델을 찾은 듯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그는 일반적인 방송 전문 애널리스트에 불과했다. 하지만 새로운 돌파구를 찾던 그에게 주식은 새로운 삶을 열어줄 만능열쇠로 보였다.

그때부터 시중에 나온 주식 관련 책은 모두 구해 읽었다. 주변에 주식 좀 한다는 사람이 있으면 거리를 묻지 않고 찾아 나섰다. 그에게 주식은 새로운 도전이자 삶이었고, 미래의 희망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본격적으로 주식투자에 나선 것은 아니었다. 회사에 다니며 틈나는 대로 주식 공부를 했다.

“영업 실적도 좋아서 두 달 연속 1등을 하고, 인센티브도 많이 받았습니다. 아내 몰래 모은 비자금까지 1000만 원 가까이 되더군요. 직장 동료 중에 증권사 출신이 있었는데, 종목 하나를 추천하며 투자해 보라고 하더라고요. 곧 엄청난 호재가 나와 최소한 두 배는 올라갈 거라는 말에 1000만 원을 다 넣었죠.”

그런데 믿기지 않는 일이 벌어졌다. 매일 상한가를 친 것이다. 결국 그는 원금의 3배 가까이를 남기고 그 주식을 처분했다. 그 뒤 해당 종목의 주가는 그가 매도한 것보다 몇 배 더 올랐다.

“제2의 플래닛82로 유명했던 인터리츠였습니다. 난생 처음으로 스키장도 가고, 신나게 돈을 썼습니다. 정말 달콤했습니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의 달콤함이 제 인생을 파멸로 이끌 줄은 그때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어느 순간 그도 모르게 주식을 사야겠다는 강한 충동을 느꼈다. 뭔가에 홀린 듯 내 집 마련하느라 힘들게 사는 고객들과 지인들에게 자신의 주식 성공담을 흘렸다. 당시는 재무설계 전문가로 신문이나 잡지에 칼럼도 기고하던 터라 많은 고객들이 그를 철썩같이 믿었다.

7명의 고객이 그의 통장에 몇백만 원에서 많게는 9000만 원을 송금했다. 그들에게 받은 1억5000만 원과 어머니가 땅을 판 돈 4억5000만 원, 총 6억 원이라는 종자돈이 생겼다. 어머니에게는 펀드에 가입한다고 하고 임의로 운용했다. 몇 배로 불려 깜짝 놀래켜 주려는 심산이었다.

종자돈 6억 원이 1000만 원이 되기까지 채 6개월이 걸리지 않았다. 첫 투자에 실패한 후 조바심에 더 큰 무리수를 뒀고 그러다 손실만 불어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기까지 당해 궁지에 몰리게 됐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고통의 나날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머니와 가족, 고객들이 모든 사실을 알게 됐다. 고객 중에는 고소를 하겠다는 이들도 있었지만 눈물로 용서를 빌었다. 다행히 언제까지 돈을 갚기로 시간적인 유예를 받았다.

“넋 나간 사람처럼 모든 의욕과 자신감, 삶의 의지마저 상실했었습니다. 갑갑한 마음에 산행을 갔는데, 산행을 하면서 다시 해보자는 의욕이 일었습니다. 그 길로 산을 내려와 서점에 가서 주식과 관련된 모든 서적을 샀습니다.

한 30권 정도 됐을 겁니다. 주식으로 절망의 나락 끝까지 갔다가 재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거기 있었습니다. 주식투자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고, 대부분 불굴의 의지와 노력으로 극복했다는 성공담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됐습니다.”
강동수 대표는 고수들과의 만남을 통해 규칙적이고 단순한 매매법, 배짱 있는 베팅, 집요함 등을 배웠다.
강동수 대표는 고수들과의 만남을 통해 규칙적이고 단순한 매매법, 배짱 있는 베팅, 집요함 등을 배웠다.
끝이 보이지 않던 고난의 연속

주식 관련 책을 보면서 갈 길이 명확해졌다. 그는 주식을 운명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가족들에게도 자신의 각오를 알렸다. 그때부터 주식 공부와 모의투자 결과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다. 어느 순간 주식의 기본은 마스터했다고 자부했다.

더 열심히 연구하고 공부하면 빚도 갚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또한 크나큰 착각이었다. 주식시장은 단순히 노력만으로는 성공하기가 어렵다. 새로운 기법으로 투자를 했지만 결과는 제자리였다. 책에 나오는 주식으로 돈 번 이들의 투자법은 안 해본 게 없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조급한 마음에 미수 매매에 나섰지만 또 한 번의 실패. 아내는 신용불량자가 됐고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갔다. 하루에도 몇 번씩 돈을 상환하라는 온갖 협박과 모욕적인 전화를 받아야 했다.

낮에는 주식을 연구하고 밤에는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벌었다. 한편으로는 주식고수들의 주문형비디오(VOD)를 무료로 볼 수 있는 곳을 찾아 강의도 듣고, 주식투자 강연회도 찾아갔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가 느낀 것은 고수라며 유료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믿을 게 못 된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는 책 몇 권만 읽고 주식에 대해 조금만 고민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단순한 기술적 분석에 지나지 않는다.

“이 가격 무너지면 손절하고 오르면 이 가격대에 팔라”는 정도의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설사 고수가 자신의 비법을 솔직히 털어놓더라도 만인에게 공개되는 순간 그 방법은 수익을 거두는 방법이 아니라 손실을 내는 방법으로 전락하고 만다.

“두 번 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 스승을 찾아 나서기로 했습니다. 그것만이 이 바닥에서 살아남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승을 만나지 못하면 절대 매매를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에 다짐을 했습니다.”

기회는 우연찮게 찾아왔다. 당시 그는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의 주식 관련 카페에 모두 가입한 상태였다. 도움이 될 만한 글이나 고수의 필명이 보이면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만나려고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 날 카페에서 한 고수가 눈에 띄었다.

주식 시스템 트레이딩의 전설로 통하는 이였다. 투자대회에서 우승한 경력도 있고, 2002년 이후 월간 손실은커녕 일간 손실도 거의 없는 완전무결한 매매를 하는 전설의 고수였다.

그 고수가 그의 딱한 처지를 듣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와의 인연으로 고향인 대구를 떠나 인천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 고수는 매매에 대해 조언을 해주지는 않았지만, 시스템 트레이딩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그에게 알려주었다. 그를 통해 주식으로 돈을 번 사람들을 만나고 친분을 쌓았다.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그에겐 희망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큰 수익을 내지는 못했다. 주식은 좀 알 것 같으면서도 실전에 들어가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모의투자를 할 때는 그렇게 잘 되건만, 정작 실전에만 들어가면 손실을 낳았다. 기껏해야 생활비를 버는 수준에 그쳤다.
은인의 도움으로 시스템 트레이딩에 눈 뜬 강 대표. 그때부터 그는 시스템 트레이딩의 매력에 빠졌다.
은인의 도움으로 시스템 트레이딩에 눈 뜬 강 대표. 그때부터 그는 시스템 트레이딩의 매력에 빠졌다.
주식 돌파 매매부터 낙주 매매·스캘핑 등 주식고수 기행

인천으로 올라온 후에 정말 많은 고수들을 만났다. 그의 첫 주식 스승이었던 이는 주식 돌파 매매와 추세선 매매의 달인으로 1년간 밤을 지새우며 그에게 투자법을 배웠다. 매일 추세선 1000개 이상을 그리며 혹독하게 배웠는데, 그때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추세선 돌파 반자동 시스템으로 완성했다.

주식 낙주 매매의 고수인 또 다른 고수는 스승이자 나중에는 의형제를 맺었다. 지난 10년간 월간 손실이 없는 전설의 낙주 시스템 트레이더로 그동안 수십억 원의 수입을 올린 그는 지금도 재야의 고수로 활동하고 있다.

스캘핑의 달인인 한 고수는 투자대회 5년 연속 우승한 전설의 트레이더다. 주식고수 모임 사이트 타스톡 창업자로 3개월에 한 번씩 주식 모임 또는 강의 활동을 하고 있다.

주식워런트증권(ELW) 스캘핑의 달인도 만났는데 그는 ELW 매매로만 100억 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고 전해진다. 강 대표는 그의 제자 중 한 사람에게 ELW를 배웠으며, 그의 도움에 힘입어 ELW를 배운 지 일주일 만에 하나대투대회에 나가서 1등을 했다. 현재 스승은 장기 투자의 달인으로 연평균 수익률 100%를 자랑한다.

10여 개의 포트폴리오 종목 중 80% 이상이 100% 이상 수익을 내는 경우가 많다.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가까이 종목을 보유한다. 전체 상장기업의 재무제표와 주식거래량, 국내외 경제지표 등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포트폴리오를 만든다. 성장가치주와 대형주보다는 주로 중소형주에 투자한다.

고수들을 만나면서 그는 크게 세 가지를 배웠다. 첫째, 모두가 규칙적인 한 가지 단순한 매매법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불확실한 투자의 세계에서 하나의 단순한 규칙을 발견하고 그것을 꾸준히 실천한다. 둘째, 배짱 있는 베팅이다. 벌 때 버는 과감성과 버틸 때 버티는 배짱이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인 듯하다. 셋째는 집요함이다. 투자에서 이들은 절대 포기를 모른다.
“시스템 트레이딩은 투자 심리와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객관적인 투자 판단이 가장 큰 강점이죠. KGT 글로벌은 투자 고수들의 매매기법을 로직화해서 가장 안전한 매매를 구현할 것입니다.”
“시스템 트레이딩은 투자 심리와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객관적인 투자 판단이 가장 큰 강점이죠. KGT 글로벌은 투자 고수들의 매매기법을 로직화해서 가장 안전한 매매를 구현할 것입니다.”
ELW 매매로 매월 10억 원씩 벌던 호시절

오랜 실전 투자와 고수들로부터 매매 기법을 전수받은 강 대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을 올렸다. 주된 분야는 ELW였다. 2009년 제1회 하나대투증권 실전투자대회에서 우승한 후, ELW를 시스템화하고 알고리즘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당시 ELW 시장은 손으로 매매하는 사람과 매매를 알고리즘화해 시스템 트레이딩을 하는 두 가지로 부류가 양립했다. 점점 기계화되는 ELW 시장에서 손으로 매매하는 그와 같은 사람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었다. 그럼에도 월 5000만~1억 원 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던 때였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2011년 3월 23일 ELW에 대한 검찰 수사가 이루어진 것이다. 모든 스캘퍼가 전격 구속기소되고 10곳의 증권사 대표들이 기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누군가의 제보로 ELW 스캘퍼의 전말이 밝혀지고 불공정 행위와 편의 제공 등이 도마에 올랐다.

“사실 저도 두려웠습니다. 이제 돈을 벌기 시작했는데 이대로 또 끝이 나는가 싶었습니다. ELW 매매 수익의 핵심은 속도고, 저 또한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 수많은 노력을 할 때였습니다.”

사건이 터진 이후 메이저 트레이더들과 팀들은 대부분 자취를 감추었다. ELW에 ‘E’자만 꺼내도 범죄자 취급을 당했다. 사건 일주일 만에 ELW 거래가 거의 끊기다시피 했다. 그는 그때 “이게 기회다” 싶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었다. 일반 인터넷선으로 매매해도 알고리즘만 잘 짜면 충분히 승산이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

아무도 없는 ELW 스캘핑에서 제일 먼저 매매를 시작했다. 하루에 수천만 원씩 매일 벌었다. 몇 개월간 매월 10억 원에 가까운 수익을 냈다. 그 뒤 무죄판결이 나고 대부분의 팀들이 복귀했지만 아무도 그를 따라오지 못했다. 그가 만든 로직이 가장 우수했기 때문이다.

“ELW 스캘핑 매매는 아주 단순합니다. 정교한 로직과 누가 더 빠르냐의 문제일 뿐입니다. 2011년 4~7월까지 4개월 동안 약 40억 원을 벌었습니다. 원금 대비 1000%에 가까운 수익률입니다. 일간 손실은커녕 시간당 손실도 없었습니다.”

강 대표는 뛰어난 승률을 자랑하는 매매 패턴을 보면 ELW 매매처럼 단순하다고 한다. 알고 나면 아주 단순하지만 알기 전에는 절대로 모르는 것이다. ELW 매매를 통해 강 대표는 손으로 하는 매매와 알고리즘을 활용해서 시스템 트레이딩을 하는 것이 하늘과 땅 차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그는 미래의 주식시장과 파생시장은 기계들의 냉혹한 전쟁이 될 것을 의심치 않는다. 시스템 트레이딩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판단한 그는 번 돈의 상당 부분을 투자해서 얼마 전 회사를 설립했다. 그동안 만난 재야와 제도권의 고수들을 규합해 제도권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미리 설정한 투자 전략에 따라 자동으로 상품을 사고파는 시스템 트레이딩은 파생상품에서 주식 현물로 영역을 넓히는 중입니다. 시스템 트레이딩은 투자 심리와 감정에 흔들리지 않는 객관적인 투자 판단이 가장 큰 강점이죠. KGT글로벌은 투자 고수들의 매매기법을 로직화해서 가장 안전한 매매를 구현할 것입니다. 그걸 무기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겁니다.”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