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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손실 난 펀드들. 그냥 묵은지 마냥 묻어 두고 가는 게 상책인가. 아니면 펀드 리모델링을 통한 적극적인 시장 대응이 필요할까. 고민이 많은 요즘이다. 현 시점에서 펀드 시장을 점검하고 균형 잡힌 재투자 요령을 알아본다.


지금까지 투자자들은 강제 조항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적립식 펀드는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목표 기간까지 묻어두는 ‘묵은지 투자법’을 고수해왔다. 최근 글로벌 금융 위기 등으로 인한 폭락장을 경험하며 그동안 쌓아왔던 수익률이 눈앞에서 사라지는 현상을 목격하게 되면서 소위 출구 전략, 목표 수익 전략, 리모델링 전략을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시장의 변동성과 투자 자산의 쏠림 현상이 커지고 있는 요즘, 효과적인 리모델링 전략만 잘 세워도 수익률 회복 및 시장 상승 시 추가 수익을 낼 확률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펀드 리모델링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을까.
[경제 위기의 자산관리] 펀드 리모델링! 균형 잡힌 재투자 이루어져야…
펀드 리모델링 사전 준비 작업

펀드 리모델링에 있어 중요한 점은 투자에 대한 기준 수립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이 예측할 수 없이 출렁이듯이 투자 수익 및 손실에 대한 대응도 결심하지 못하고 출렁거리는 게 일반적이다. 마켓 타이밍을 정확히 잡아 투자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전에 목표 수익 또는 손실 감내 범위를 정하고 그 수익에 도달했을 때 꾸준한 펀드 리모델링을 시행하는 방법을 습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펀드 리모델링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민해야 되는 두 가지는 환매와 재투자에 대한 고민이다.

펀드 환매의 기준은 무엇인가. 펀드를 환매함에 있어서는 많은 부분을 따져봐야 한다. 펀드를 환매하기 이전에 내 펀드 포트폴리오의 분석이 우선 선행돼야 하는데 몇 가지 확인 과정이 필요하다.

첫째, 특정 국가, 특정 종목, 특정 섹터에 편중돼 있지는 않은지 살펴야 한다. 실례로 투자자들을 보면 각 금융기관별로 추천받은 펀드들이 대부분 중국 펀드인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90% 이상이 중국 펀드로 구성된 사례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둘째, 각 펀드별 수익률은 시장수익률과 함께 할 수 있는가다. 일정기간 투자를 통해 목표 수익을 달성한 펀드라면 환매 후 재투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수익률이 좋은 펀드는 좋고 수익률이 나쁜 펀드는 나쁘다? 이것은 또 다른 얘기다.

단순히 수익률로만 펀드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엔 근거가 부족하다. 오랜 기간 동일한 유형의 펀드 대비 수익률이 정체돼 있거나 시장수익률을 따라가지 못하며, 지속적으로 하락세인 펀드, 시간이 갈수록 설정액이 줄어드는 펀드, 펀드매니저가 자주 교체되는 펀드 등은 다른 펀드로 리모델링하는 것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주식 종목과 마찬가지로 지금은 손실이 난 펀드라 할지라도 펀더멘털이 우수한 펀드라면 꾸준한 적립식 투자를 통해 목표 수익을 달성하는 방법도 무분별한 펀드 환매를 통한 리모델링을 시도하는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셋째, 펀드 환매에 따른 환매 수수료, 환매 기간에 대한 검토다. 어떤 펀드는 특정 날짜에만 인출이 가능하고, 일정 기간 동안 환매가 안 되는 폐쇄형 펀드 등 펀드별 환매에 대한 조건이 다 다르기 때문에 환매 후 재투자를 감안할 경우에는 펀드 환매 일정도 검토해야 한다.



가입 펀드별 리모델링 실전 전략

선별 작업을 거쳐 펀드 환매에 대한 밑그림이 그려졌다면 리모델링 작업의 50%는 이루어진 것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환매 펀드와 기존 운용 펀드를 감안한 재투자 전략 수립인데, 재투자 전략을 수립함에 앞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시장 전망에 따른 자산운용 전략 수립 과정이다.

하반기 주식시장은 글로벌 이슈들의 영향으로 여전히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유럽안정화기구(ESM)의 출범에 따른 안정화와 미국 경기 반등, 중국 정부의 통화정책 완화 효과에 따른 중국 경기 반영과 금리 투자 대안으로 금 투자 수요 유지 등 글로벌 이슈를 종합해 볼 때 하반기 위험자산의 선호도는 선진 증시?신흥 증시?원자재 순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이런 시장 상황을 감안한 펀드 리모델링에 대해 다시 한 번 정리해 보면 수익이 많이 난 펀드는 추가 글로벌 악재에 의한 변동성 확대 시 수익분 상실이 예상될 수 있으므로 환매 후 재가입을 검토하고 고점에서 가입한 브릭스 펀드의 경우 일정부분 상승 이슈가 있을 때마다 비중을 축소하는 게 바람직하다. 중국 펀드의 경우 금리 인하 등 긴축 완화 등에 대한 시그널을 감안할 때 그 효과가 경기에 반영되는 올 3분기 말, 4분기에는 단계적인 상승이 예상되므로 보유 후 손실 폭을 줄여 리모델링하거나 일정부분 수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추구하는 게 합리적이다.

전통적인 안전자산 중 하나였던 금의 경우 최근 들어 투자자들에게 투자자산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금 선물 가격 면에서도 전년도 고점 대비 15% 정도 조정돼 있는 바 포트폴리오 내 섹터 비중으로 편입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겠다.

감정에 의해 적기에 환매 및 재투자가 불가능했던 투자자라면 또 하나의 리모델링 후 재투자 대안으로는 최근 들어 여러 증권사에서 내어 놓고 있는 목표 수익 전환, 자동 매수·매도 시스템을 서비스화한 각종 펀드 서비스 시스템을 활용한 재투자도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위험을 줄이며 수익을 관리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러스트 허라미
이형우 솔루션파트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