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호성 HS빌 회장, 전원 속에 자리 잡은 신개념 휴식 공간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삼회리 안쪽에 자리 잡은 HS빌(HS Ville)은 하루 숙박비가 200만 원에서 가장 비싼 애프터 원(After One)은 1500만 원에 이르는 최고급 휴식공간이다. 2007년 이곳에 들어와 5년 동안 공을 들여 HS빌을 조성한 박호성 회장을 만나 남다른 투자 철학을 들었다.
[Realty Interview] 꿈만 같은 휴식공간으로의 초대
HS빌은 서울에서 차로 40여 분 거리, 경기도 가평 화야산 자락에 계곡을 끼고 말발굽 형태로 조성됐다. 3만3057.8㎡의 땅에 15개 동으로 이루어졌지만 개발을 위해 여기저기 파헤친 흔적은 찾아볼 수 없다. 그 이면에는 개발 초기부터 자연경관을 헤치지 않겠다는 박호성 HS빌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대부분의 건물은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했고 밭이 있는 자리는 그대로 뒀다. 박 회장이 “나무 한 그루라도 더 심었으면 심었지 뽑은 건 거의 없다”고 말할 정도다.
박호성 회장은 땅 매입에서 설계, 시공, 조경까지 HS빌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박호성 회장은 땅 매입에서 설계, 시공, 조경까지 HS빌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부동산 개발사업 후 지친 심신을 치료하기 위해 찾은 곳

박 회장이 처음 청평면 삼회리에 발을 들인 해는 2007년이다. 10년 가까이 개발사업을 하느라 진이 완전히 빠진 상태여서 건강도 추스를 겸 한동안 쉬어야겠다고 생각하던 때였다. 그때 우연히 신문을 보는데 부동산 광고가 눈에 띄었다. 그게 지금 그가 숙소로 쓰고 있는 2층 건물이다.

서울 토박이로 삼회리와는 아무런 연고가 없지만 이유 없이 광고에 이끌려 삼회리를 찾았다. 세컨드 하우스라고 하면 대부분 강가를 선호하게 마련이지만 그는 처음부터 강가에 집을 짓고 살 생각은 없었다. 세컨드 하우스지만 전원 속에서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살기를 원했다.

찾고 보니 삼회리가 딱 그런 곳이었다. 안락한 느낌이 마치 외갓집에 온 느낌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그가 꿈에 그리던 바로 그런 느낌의 동네였다. 전체적인 느낌과 함께 집과 채마밭이 어우러진 동네 분위기도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일본의 민족성을 좋아합니다. 일본의 작은 동네에 가면 높지 않은 산을 끼고 들어선 집들이 고즈넉한 느낌을 주잖아요. 삼회리의 첫인상이 그랬습니다.”

오전에 2층 주택을 사고 오후에는 버려진 채마밭을 샀다. 그 뒤 틈만 나면 그는 삼회리로 내려갔다. 살면서 그는 첫 느낌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했다. 그 편안함에 그는 태어나서 이곳에서 가장 많은 책을 읽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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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의 조화를 위해 돌 하나, 나무 한 그루도 소홀히 하지 않아

삼회리에 터를 잡은 후 매물로 나오는 건물이며 텃밭을 하나둘씩 사기 시작했다. 시세보다 조금씩 값을 더 쳐주자 여기저기서 사달라는 주문이 들어왔다. 심지어 하천 주변의 쓸모없는 땅도 사들였다. 당장 개발의 여지는 없지만 주변 숲이 너무 좋아 순수한 마음에 매입했다. 그러는 바람에 뜻하지 않은 오해를 사기도 했다. 버려진 텃밭을 사서 사과나무를 심고, 여기저기 나오는 부동산을 사자 “통일교 재단에서 사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산 것이다.

“사업성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원래부터 명상, 요가 같은 거 하면서 쉴 생각이었으니까요. 쉬면서 친구들이나 마음 맞는 사람들과 교제하는 공간으로 쓸 요량이었습니다. 그런데 건물이 한 채, 두 채 늘면서 저처럼 지친 다른 사람들에게 공개해도 좋겠다고 생각한 거죠.”

세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이곳만한 휴식공간도 없겠다 싶었다. 이곳이 천혜의 휴식공간임을 자신의 경험이 말해주고 있었다. 그렇다고 HS빌을 타운으로 개발할 생각은 없었다. 그의 말을 뒷받침하듯 개발이 완료된 지금도 드문드문 동네 분들이 사는 집과 밭이 있다.

최근 들어 HS빌처럼 치료와 휴양을 겸한 시설들이 하나둘씩 생기고 있다. 그런 곳은 거의가 획일적으로 땅을 깎아서 만들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자연 친화를 외치면서 거꾸로 자연을 훼손하고 있는 것이다.

“HS빌은 돌 하나 함부로 뽑지 않았고, 나무 한 그루라도 더 심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대부분의 건물을 기존 주택을 리모델링한 것도 함부로 땅을 깎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HS빌의 메인 건물도 폐가 3채를 허물고 그 자리에 지었습니다. 새로 지었다면 훨씬 수월했을 겁니다. 그러나 경제성보다 자연과의 조화를 우선했기에 이렇게 할 수 있었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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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휴식이란 인파 속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며 온전하게 나를 내려놓는 것이다. HS빌에서는 그런 진정한 휴식이 가능하다.
진정한 휴식이란 인파 속에서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시간을 보내며 온전하게 나를 내려놓는 것이다. HS빌에서는 그런 진정한 휴식이 가능하다.
땅 매입에서 건설까지 세심한 주의 기울여 탄생

‘자연과의 조화’를 최우선에 두었기 때문에 개발 기간도 5년이나 걸렸다. 박 회장은 땅 매입부터 시공까지 모든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인고의 노력 끝에 탄생한 HS빌은 총 15개 동으로 이루어졌다.

각각의 숙박시설은 일본식, 독일식, 스위스식 등 콘셉트가 다르게 지어졌다. 일본 료칸(旅館)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린 곳에서 사우나와 찜질방을 갖춘 곳, 야외 결혼식이 가능한 곳, 1970년대 향수를 느끼게 하는 집 등 저마다의 개성을 살린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특이한 점은 HS빌 건물의 여러 곳에 다양한 크기의 댄스홀을 갖추었다는 점이다. 스포츠댄스를 좋아하는 박 회장의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된 결과다. 10년 가까이 스포츠댄스를 즐겨 온 박 회장은 스포츠댄스가 육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좋다고 말한다. HS빌은 댄스홀과 함께 경험 많은 전문 강사진도 갖추고 있다.

먹을거리도 HS빌이 내세우는 차별화 포인트다. HS빌에는 농사팀이 별도로 있어 HS빌에 있는 텃밭을 가꾼다. 이곳에서 나오는 유기농 식재료들은 전문 요리사들의 손을 거쳐 고객들에게 공급된다.

건물이며 독특한 콘셉트, 차별화된 서비스 등은 누구라도 한번쯤은 관심을 가질 만하다. 문제는 사업성이다. 어떤 이들은 돈을 벌려면 회원권을 분양하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하지만 HS빌의 근본 취지와 맞지 않는 회원이 들어올 위험이 염려스러워 회원권 분양은 하지 않기로 했다.

“제가 시행부터 시공까지 개발사업을 오래 했고, 지금도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사람입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버는지 모르겠습니까. 밭 660㎡씩 잘라서 집 지을 수도 있었겠죠. 돈 벌려고 작심했으면 방법을 몰랐겠어요. HS빌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했고요. 아기 같은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HS빌에 제 스스로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HS빌의 경제성을 문제 삼는다. 그런데 누구든 1년에 한번쯤은 세상과 단절된 공간에서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 박 회장이 그랬듯이 말이다. 결혼 30주년을 맞아 부부 단 둘만의 공간이 필요할 때도 있고, 강변 잔디밭에서 근사한 야외 결혼식을 꿈꾸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이들에게 맞춤 서비스를 하겠다는 게 HS빌의 탄생 배경이다. 박 회장은 그 초심을 잊지 않고 HS빌을 전 세계에서 유일한, 신개념 휴식공간으로 만들 생각이다.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