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터는 포르쉐의 첫 번째 양산형 로드스터 550 스파이더를 계승한 차로, 포르쉐의 스포츠카 철학을 담은 2인승 미드십 스포츠카다. 프리미엄 스포츠차의 대명사 포르쉐가 최신 경량 설계로 민첩성과 효율성을 높인 3세대 박스터(Boxster)를 내놓고 정식 판매에 들어갔다.
[History of the Car] 포르쉐 미드십 스포츠카의 계보를 이어온 Porsche Boxster
영화 ‘에덴의 동쪽’, ‘이유 없는 반항’등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제임스 딘은 영화배우이자 자동차 레이스를 즐기는 스피드광이었다. 촬영이 없을 때면 레이스에 출전해 우승을 거두는 등 프로 레이서들 사이에서도 인정받을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제임스 딘의 애마로 알려진 포르쉐는 1953년 출시한 미드엔진 방식의 스포츠카 550 스파이더(550 Spyder)다.

포르쉐 550 스파이더는 1948년 첫선을 보인 미드엔진 방식의 경량 로드스터 356을 계승하며 1953년 탄생했다. 강력한 성능의 4기통 엔진을 장착한 레이스카 550 스파이더는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그 성능을 인정받았다.

포르쉐 550 스파이더를 이어 1960년 등장한 718 RS 60 스파이더는 모터스포츠 참가를 목적으로 개발됐다. 718 RS 60 스파이더는 1960년 12시간 세브링 내구 레이스에서 우승하면서, 미국 대회에서 첫 번째로 우승한 자동차라는 명예를 얻게 됐다. 이후 718 RS 60 스파이더는 유러피언 힐 크라임 경주에서도 3년 연속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포르쉐 박스터는 356을 시작으로 550 스파이더와 718 RS 60 스파이더 등으로 이어온 포르쉐의 미드십 스포츠카 전통을 이어온 적자다.



1세대 986 모델(1996~2004)
박스터 6기통 2.5리터/204마력/0→100km/h 6.9초/240km/h
1세대 986 모델
1세대 986 모델
포르쉐는 미드십 로드스터의 열정을 품고 1993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박스터 콘셉트카를 선보였고 큰 인기와 주목을 받았다. 여세를 몰아 1996년 포르쉐의 새로운 모델이자, 양산형 미드십 로드스터 박스터가 등장했다. 2000년에는 수평대향 6기통 엔진 배기량을 3.2리터로 키운 모델도 선보였고, 2004년에는 박스터 550 스파이더 50주년 한정판 모델도 내놓았다.



2세대 987 모델(2005~2011)
박스터 6기통 3.2리터/280마력/0→100km/h 5.5초/267km/h
2세대 987 모델
2세대 987 모델
2009년 출시돼 최근까지 판매된 2세대 박스터 페이스리프트 모델은 박스터와 박스터 S 등 두 가지 모델로 구성됐다. 수평대향 6기통 엔진을 장착한 박스터는 2세대 모델로 진화하면서 각 모델별로 출력이 차별화된다. 베이스 모델은 배기량 2.9리터, 최고 출력은 255마력이다. 박스터 S 모델의 3.4리터 엔진은 직분사(DFI) 방식을 적용해 최고 출력 310마력의 힘을 발휘한다. 신형 엔진은 높아진 출력을 자랑할 뿐 아니라 기존 모델보다 현격히 향상된 연료 소비 효율까지 갖췄다. 연료 소비 효율과 성능 면에서의 진화는 포르쉐의 7단 더블 클러치 타입의 변속기 PDK (Porsche Doppel Kupplung)를 통해 한층 더 강력해졌다.

박스터의 모든 모델에는 기본적으로 수동 6단 변속기가 탑재됐고, 옵션으로 7단 PDK를 선택할 수 있다. 7단 PDK는 수동 6단보다 빠른 가속력을 보이는 동시에 연비도 향상시킨다. 그 결과, 옵션으로 장착 가능한 7단 PDK를 사용하면 박스터 S의 0→100km/h 가속 시간은 단 5.2초(PDK·스포츠 플러스 기준)에 불과하다. 또한 다이내믹한 차체 디자인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는 소프트 톱은 단 11초면 열 수 있으며 시속 50km까지는 주행 중에도 개폐가 가능하다. 또한 미드십 엔진 모델로는 처음으로 박스터에는 뉴 PCM(Porsche Communication Management)과 통풍식 열선 시트가 옵션 사양으로 제공돼 운전자의 편의도 높였다.

파워 트레인의 대폭적인 변화와 함께, 내외관 디자인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새로운 헤드램프 디자인은 카레라 GT의 모습을 반영했고, 브레이크 램프엔 발광다이오드(LED) 테크놀로지가 접목돼 후방 안전성을 높였다. 또한 커브에서 야간 주행 안정성을 높여주는 다이내믹 코너링 라이트가 옵션으로 장착된다. 디자인 요소들도 보다 확실해졌다. 박스터의 안개등과 LED 램프는 직사각형으로 마무리됐고 후면 범퍼 박스터의 개성을 잘 드러낸다.



3세대 981 모델(2012~)
박스터 6기통 3.4리터/315마력/0→100km/h 4.8초/277km/h
3세대 981 모델
3세대 981 모델
3세대 신형 박스터는 외관에서부터 더욱 스포티해진 변화를 보인다. 60mm 늘어난 휠베이스와 각각 40mm, 18mm 늘어난 앞뒤 오버행으로 인해 스티어링 휠이 차체에 더욱 가깝게 위치해 앞 유리가 보다 넓어지고, 컨버터블 톱이 차체 후반부까지 대폭 길어지면서 콤팩트한 로드스터 박스터의 전체적인 실루엣은 더욱 낮으면서도 우아한 느낌까지 갖췄다.

새롭게 설계된 컨버터블 톱의 부품들은 각각 정확하게 전동식으로 움직이며 실내를 덮는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탑승자에게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하며 경사지게 만든 센터 콘솔을 통해 새로운 포르쉐의 아웃라인을 반영한다. 카레라 GT와 함께 탄생한 이 센터 콘솔 디자인은 포르쉐의 모든 모델에 사용되면서 더욱 인체공학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신형 박스터는 박스터와 박스터 S 등 2개 모델로 출시된다. 두 차량 모두 수평대향 6기통 직분사 휘발유 엔진이 탑재되며, 전기 회생 시스템과 열 매니지먼트, 오토 스타트·스톱 기능으로 효율성이 강화됐다. 베이스 박스터 모델의 새로운 엔진은 배기량 2.7리터에 265마력을 내며, 배기량이 더 높았던 이전 모델에 비해 최고 출력이 오히려 10마력 올라갔다. 3.4리터 박스터 S 엔진은 이전 모델에 비해 5마력 높아진 315마력을 생성한다.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제공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