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남성들이 갑갑해하는 조루는 뇌신경이나 말초신경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신경을 둘러싼 베일이 벗겨지면서 조루의 기전이 서서히 밝혀지고 새로운 치료법이 만들어지고 있다. 조루와 신경의 연관관계를 살펴본다.
[Health Column] 조루와 신경의 상관관계
신경은 중추신경과 말초신경으로 나누어지며 여러 경로를 통해 올라온 정보를 토대로 뇌에서 말단 부위에 명령을 보내게 된다. 명령이 나오기 전까지는 모든 행동을 멈추고 있어야 한다. 조루는 사정 타이밍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 생기는 증상으로 신경세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체는 수많은 신경세포로 구성돼 있으며 한 개의 신경세포는 수많은 신경세포들과 정보 교환을 하며 신체를 움직이거나 뇌를 통해 감정을 조절한다.

신경세포와 신경세포 사이에는 시냅스라는 공간이 존재한다. 세포 말단부에서 분비된 신경전달물질은 연결된 시냅스에 존재하는 수용체에 달라붙어 신경신호를 전달한다. 신경전달물질은 화학구조에 따라 특정 수용체에만 결합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종류와 역할이 다양하다. 교감신경에서 분비하는 물질인 아드레날린은 정신적으로 흥분하거나 긴장하게 만들며 반대로 부교감신경에서 나오는 아세틸콜린은 정신적 안정을 돕는다.
[Health Column] 조루와 신경의 상관관계
정신과 약물의 대부분은 이런 신경전달물질의 전달을 원활하게 하거나 방해하는 물질들의 연구를 통해 개발된다. 이들 중에 성기능 장애와 연관이 있는 세로토닌은 기분을 좌우하며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부른다. 세로토닌 분비에 이상이 생기면 충동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고 갑자기 화를 내거나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성 폭식, 게임 중독, 공황장애 등이 온다.

이 호르몬은 한편으로 사정 장애와도 관련이 있다. 사정의 과정을 분석해보면 정액이 밖으로 분출돼 나오는 하나의 현상으로 보이나 실제는 매우 복잡한 과정이 순차적으로 일어난다. 처음에는 전립선 요도 부위에 정액이 고이는 누정이 있은 후 일정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 정액을 외요도구로 배출하는데 이것을 사정이라고 한다.

정액은 고한에서 만들어진 정자와 정낭액, 그리고 전립선액으로 이루어진다. 여러 곳에서 모인 정액이 전립선 요도 부위에 고이는 과정에서 후부요도를 압박해 사정감이 생겨난다. 이때 정액이 나오려는 참을 수 없는 강한 느낌을 가지게 되며 주변 구조물과 근육들이 수축하면서 정액이 외부로 쏟아져 나오게 된다. 대부분 남성은 이때 외부로 쏟아져 나오려는 정액이 배출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 그러나 배출되려는 순간을 이기지 못하고 상대가 오르가슴에 도달하기 전에 사정하는 것을 조루라고 한다.

우스갯소리로 파트너가 미인이면 조루가 생기고 못생기면 발기부전이 온다고 한다. 사정 장애나 발기 장애의 일부에는 심리적 요인도 있으나 최근 많은 부분이 해부학적 이상으로 온다고 본다. 심리적 요인으로 성경험 초기에 잘못 형성된 요인이나 상대와의 관계 악화 등이 있을 수 있으나, 최근 중추신경계뿐만 아니라 말초신경계 조절 기능의 이상을 원인으로 생각한다.

말초신경 이상으로 인해 생겼다고 보고 치료하는 것이 조루 수술이다. 귀두의 말초신경이 너무 예민해 생겼다고 보고 말초신경을 감퇴시키는 신경차단 수술을 시행해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이다. 배부신경 차단술이라고 하며 음경 귀두의 민감도가 증가한 경우 선택적으로 시행된다. 모든 환자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며 신경 차단에 따른 신경통이나 재발이 있을 수 있으나 비교적 효과가 좋다.

뇌의 사정중추에서 신경전달물질에 이상이 생겼다고 보는 치료가 약물요법이다. 뇌신경세포에 있는 세로토닌이란 물질에 이상으로 사정 시간을 지연시키지 못한다고 본다. 세로토닌은 우울증 기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치료하는 동안 약물의 부작용으로 사정 시간이 지연되거나 사정 불능이 되는 것을 보고 조루 치료제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항우울제로 여러 약물들이 사용되고 있으나 최근 조루 치료용으로 기존의 다른 약물에 비해 작용 시간이 짧은 약물이 개발, 사용되고 있다. 부작용으로는 오심, 구토, 두통, 설사, 어지럼증 등이 있으나 발생 빈도가 적거나 안전한 약물로 선택이 가능하다. 물론 금기증도 있으며 사용하기 전에 주치의에게 상담을 받은 후 결정해야 한다.



이윤수 명동이윤수·조성완비뇨기과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