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교상사 이민기 대표 & 탤런트 홍요섭

방송국 밖에서 탤런트 홍요섭의 직함은 투어스테이지를 수입, 판매하는 석교상사 전무이사다. 홍 전무가 석교상사에 동참하게 된 것은 이민기 석교상사 대표와의 10년 이상 된 친분이 크게 작용했다. 두 사람과 함께 지난해 오픈한 강원도 홍천의 힐드로사이CC에서 정겨운 라운딩을 가졌다.
[Golf Interview] 살갑지는 않지만 서로 존중하며 10년을 이어온 우정
이른 티오프 시간에 맞춰 힐드로사이CC에 도착하자 신새벽의 신선함이 기자를 맞았다. 도로에 차가 없어서인지 서울에서 1시간 10여 분 만에 골프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느긋하게 옷을 갈아입고 클럽하우스 로비에서 숲이 내뿜는 새벽의 공기를 즐기는 사이, 석교상사 이민기 대표와 홍요섭 전무가 현관으로 들어섰다. 오는 차 안에서 골프복으로 갈아입었다는 두 사람을 잠시 후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티오프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해장국으로 간단한 아침을 마치고 플레이를 시작했다. 청정지역 강원도의 숲 내음을 한껏 맡으며 홍 전무가 티샷을 했다. 티샷이 날아가는 방향을 마뜩찮은 듯 바라보던 홍 전무는 무릎 보호대를 깜빡했다고 했다. 이 대표가 티샷을 한 공이 마침 홍 전무의 공이 있는 방향을 향해 필드에 내려서며 자연스레 이야기가 이어졌다.
[Golf Interview] 살갑지는 않지만 서로 존중하며 10년을 이어온 우정
4년 전 무릎 수술 후 한동안 쉬다 최근 다시 골프 시작

이민기 대표(이 대표): 홍 전무가 4년 전 무릎 수술을 했어요. 그 탓에 한동안 골프를 쉬었어요.

홍요섭 전무(홍 전무): 프로테스트 치르고 시니어대회 몇 번 참석하느라 너무 무리를 한 거죠. 한참 운동을 할 때는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곧장 훈련을 시작했거든요. 가끔 동남아로 전지훈련을 갈 때도 있었는데, 그 뙤약볕 아래서 몇 시간씩 연습을 했어요. 주변 사람들이 저러다 큰 일 난다고 할 정도로요. 제가 뭐에 빠지면 헤어나질 못하거든요.

이 대표: 그 덕에 홍 전무와 골프를 할 기회가 많이 없었어요. 가끔 저희 자선대회에 참석하는 정도였으니까요.

홍 전무: 무릎이 좋지 않으니까 다른 운동도 못하게 됐죠. 그래서 시작한 게 승마입니다. 승마는 말 위에서 하는 거니까 무릎에 무리가 안 가잖아요. 저도 승마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승마만큼 좋은 운동도 없는 듯해요. 특히 나이가 들면 말이죠. 한 10, 20분만 타도 땀이 흠뻑 나거든요. 얼마 전에 병원에서 종합검진을 받았는데, 무릎도 안 좋은데 어떻게 건강관리를 했느냐고 의사도 놀라더군요.

이 대표: 최근에 홍 전무가 제주도에서 촬영을 했는데, 그때 그동안 쌓은 승마 실력을 마음껏 발휘했어요. 저도 가서 함께 골프를 즐겼는데, 요즘은 승마를 즐기는 분들이 많은 거 같더군요.

홍 전무: 케이블 채널에서 나와서 한 건데 섭외를 받고 좀 망설였어요. 콘티를 보니까 말을 타고 골프장까지 가서 거기서 라운딩을 하며 티칭을 하는 거였거든요. 처음에는 상황이 너무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데 앞으로는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더구나 카메라를 보고 “이럴 땐 이렇게 플레이하라”고 코치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플레이를 하면서 알려주는 거라 괜찮겠다 싶더라고요.

이 대표: 그런 면에서 홍 전무는 자신이 그은 선을 잘 지키는 것 같아요. 자기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 확실히 지키는 것 같아요.

홍 전무: 골프 채널에 나가서 티칭을 하면 레슨비는 많이 받겠죠. 하지만 그건 제 분야가 아니거든요. 연기를 하고 회사일 하면서 그건 다른 프로 선수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살다 보면 빠져야 할 때 빠질 줄 알아야 하거든요.
10여 년 전 지켜보는 이들이 건강을 걱정할 정도로 맹연습에 매진했던 홍요섭 전무. 홍 전무는 그 탓에 무릎에 무리가 와서 한동안 골프를 쉬어야 했다.
10여 년 전 지켜보는 이들이 건강을 걱정할 정도로 맹연습에 매진했던 홍요섭 전무. 홍 전무는 그 탓에 무릎에 무리가 와서 한동안 골프를 쉬어야 했다.
아마추어 골퍼를 위한 홍요섭의 원 포인트 레슨

라운딩을 하느라 대화는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반복했다. 그 사이 홍 전무는 틈틈이 이 사장에게 짧은 코치를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시니어일수록 스탠스는 좁히면서 왼발을 조금 열라”는 것이었다.

기자에게도 충고를 아끼지 않았는데, 핵심은 “채는 제 갈 길을 가고 내 몸은 돈다”는 것이었다. 홍 전무는 연습량이 태부족인 대부분의 아마추어들에게 아무리 스윙 폼을 얘기해도 큰 효과가 없다며, 그 말을 항상 염두에 두라고 했다.

전반 마지막 홀인 9번 홀에 이르렀을 때 홍 전무는 또 한 번의 인상 깊은 코칭을 했다. “아마추어일 경우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를 쓰지 말고 8번이나 피칭으로 퍼팅하듯이 샷을 하라”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티칭 프로들이 가르치는 것은 대부분 프로 골퍼를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그런 샷은 수천, 수만 번의 연습을 통해야만 가능하다. 많아야 일주일에 하루 이틀 연습장을 찾고, 한 달에 한 번 골프장에서 플레이를 하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큰 효과가 없다. 그는 이미 미국 등에서는 대부분 티칭 프로들이 그렇게 지도하고 있다고 했다. 음료수를 챙기고 후반 라운딩을 시작하며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다시 이어졌다. 우리 홍보대사니까 무조건 홍 전무를 띄워야 한다는 이 사장의 억지 덕에 대담은 주로 이 사장이 묻고, 홍 전무가 답하는 식으로 이루어졌다.

이 대표: 골프는 언제 시작했어요. 처음 만났을 때 이미 골프 실력이 대단했던 것 같은데….

홍 전무: 큰형님이 젊은 나이에 시작하면 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권해서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 골프장에 나간 게 1986년경이었을 겁니다. 지금도 기억나는데 양주CC였어요. 공을 많이 잃어버린다고 해서 한 봉지나 사들고 갔었죠.

이 대표: 골프가 맞았나 봅니다. 계속 한 걸 보면.

홍 전무: 제가 좀 과격한 운동을 좋아합니다. 필드에 나가기 전에는 ‘이게 무슨 운동이 될까’ 싶었는데 해보니까 제법 운동이 되더라고요. 그렇다고 곧바로 매달린 건 아니고요, 본격적으로 하게 된 건 한참 후였습니다. 사장님, 만났을 때가 바로 그때였습니다.

이 대표: 그게 1999년경이었을 겁니다. 홍 전무가 저희 클럽을 쓰고 있었는데, 스펙이 잘 안 맞았나 봐요.

홍 전무: 제가 오랫동안 스킨스쿠버를 했습니다. 한때는 외국에 스킨스쿠버 숍도 운영했었습니다. 탤런트들은 드라마를 늘 하는 게 아니잖아요. 드라마 하나를 하고 나면 6개월에서 많게는 1년 가까이 쉬어야 하니까 세컨드 잡 같은 게 필요하거든요. 나이가 들면서 스킨스쿠버가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더군요. 그래서 골프를 해보자고 한 거죠. 방송 쉬는 틈틈이 시니어대회도 나가고 하면 좋겠다 싶었어요. 쓰던 스킨스쿠버 장비가 투어스테이지를 만드는 브릿지스톤 제품이어서 골프클럽도 자연히 브릿지스톤 제품을 썼죠. 그런데 샤프트가 저한테 잘 안 맞는 것 같더라고요. 샤프트를 바꾸러 갔다가 사장님을 알게 됐죠.

이 대표: 탤런트 홍요섭은 그 전에 당연히 알고 있었죠. 아내의 처녀 시절 이상형이 홍 전무였거든요. 당시 저희가 골프업체 중에서 최초로 피팅센터를 운영하고 있었거든요. 거기로 탤런트 홍요섭이 걸어 들어왔으니 당연히 호감이 갔죠.

홍 전무: 가끔 왕래를 하다 나중에는 가족이 함께 식사를 할 정도로 가까워졌죠.

이 대표: 홍 전무 덕에 연예인 골프팀 이글이글도 후원하게 되고, 자연히 홍 전무를 홍보이사로 모시게 됐죠.
“나이가 들면 스탠스를 줄이고 왼발을 조금 여는 게 좋습니다. 자신이 시니어에 가깝다는 걸 인정하고 클럽도 거기에 맞게 바꿔야 골프를 보다 즐길 수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스탠스를 줄이고 왼발을 조금 여는 게 좋습니다. 자신이 시니어에 가깝다는 걸 인정하고 클럽도 거기에 맞게 바꿔야 골프를 보다 즐길 수 있습니다.”
10년 우정의 시작과 미래

두 사람의 인연을 듣는 사이 어느덧 마지막 18번 홀에 닿았다. 인공호수를 끼고 자리한 18번 홀 티그라운드에 올라서자 클럽하우스가 한눈에 들어오는 경치가 일품이었다. 초여름의 더위를 분수가 식혀주는 가운데 18홀을 마쳤다.

신발을 털고 클럽하우스에 들어서며 홍 전무에게 “골프장이 어땠느냐”고 묻자 “골프장은 더 할 수 없이 좋았다”고 답했다. 흠이라면 생각보다 스코어가 나지 않았다는 점. 그러면서 그는 “한동안 골프를 쉬었고, 연습도 안 했으니 당연한 결과”라고 웃으며 말했다.

클럽하우스에서 간단한 샤워로 이른 더위를 털어낸 후 두 사람과 다시 레스토랑을 찾았다. 김치찌개에 생맥주 한 잔을 곁들이며 두 사람의 정담이 이어졌다.

홍 전무: 이글이글 이야기를 하다 말았죠. 지금은 탤런트 이한위 씨가 이글이글 단장입니다. 10여 년 전 이글이글을 시작하면서 사장님과 가까우니까 연결시킨 거죠.

이 대표: 홍 전무가 인품이 훌륭해서 따르는 후배들이 많아요. 당시만 해도 연예인들 사이에 골프가 활성화되지 않을 때라, 우리 직원들이 하면 재밌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시작했는데 기대보다 훨씬 열심히 해주셨어요. 이순재 선생님이나 박광현 씨 같은 분들은 행사가 있을 때마다 찾아주셨고요. 그때만 해도 홍 전무가 홍보대사로 있었는데, 예의가 아닌 듯해서 상근이사를 맡아달라고 부탁을 드렸죠.

홍 전무: 사장님 제안을 받고 처음에는 가까운 분의 호의라고 생각해서 좀 망설였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이 있는 데다 기업에서의 역할이 부담스러웠거든요. 하지만 골프에는 자신이 있었고, 골프용품과 골프산업에도 나름대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에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어요.
샤프트를 바꾸기 위해 석교상사 피팅클럽을 찾았다 만난 두 사람. 이를 계기로 이 사장이 홍 전무가 관여하던 연예인 골프단을 후원하게 됐고 그게 인연이 돼 1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했다.
샤프트를 바꾸기 위해 석교상사 피팅클럽을 찾았다 만난 두 사람. 이를 계기로 이 사장이 홍 전무가 관여하던 연예인 골프단을 후원하게 됐고 그게 인연이 돼 10년이라는 세월을 함께 했다.
이 대표: 피팅센터가 있는 본사 2층에 홍 전무 방이 있는데, 방송이 없으면 일주일에 2~3일 출근해서 일을 봅니다. 드라마 촬영이 있을 때는 전화로 업무를 협의하고요. 회사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면 항상 함께 하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홍 전무: 4~5년 전부터 사람들이 절 만나면 “사업 잘 되냐”고 물어요. 저를 투어스테이지 사람으로 인식하는 거죠. 그때부터 연습장에 가서도 표정 관리를 해야 되더라고요.(웃음) 투어스테이지 얼굴이라는 생각에서요.

이 대표: 지금은 홍보 업무 외에 직원들 고민도 들어주고, 직원들 의견을 전달해주는 역할까지 도맡아 합니다. 젊은 직원들이 많아서 그동안 갭이 좀 있었는데, 홍 전무가 중간 다리 역할을 잘 해주고 있어요.

홍 전무: 제가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닌 성격이거든요. 처음에는 그런 성격 때문에 사장님이 좀 곤란하셨을 겁니다. 지금은 회사 생리도 알고 전체를 아우르는 사장이라는 자리에 대해서도 아니까 조절을 하죠.

이 대표: 우리가 골프회사 중에서 자선골프대회 등 이벤트가 가장 많은 곳일 겁니다. 홍 전무가 그럴 때마다 관여해서 여간 도움이 되는 게 아닙니다.

홍 전무: 석교상사는 피팅센터도 국내 최초로 도입하고 1부 투어는 물론이고 2부 투어, 주니어 대회 등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프로 골프단, 연예인 골프단을 만든 것도 우리가 최초입니다. 장사도 장사지만 골프회사로 한국의 골프 발전에 기여를 해야 한다고 믿거든요. 그럴 때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이 대표: 최근에는 골프의류 사업에 홍 전무의 전문성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홍 전무가 처음 석교상사에 동참했을 때부터 의류사업을 맡겨볼까 생각했거든요. 조만간 이 부분에서 홍 전무가 전문성을 살려 잘 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

홍 전무: 그런 사장님 생각을 제가 또 알고요.

이 대표: 10년 넘게 지내니까 그런 것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나 봅니다. 친구 같기도 하고. 몇 번 홍 전무에게 사석에서는 말을 놓으라고 했는데, 절대 안 놓더라고요. 저를 존중해서 그러겠죠. 가족처럼 편안하면서도 서로 존중해주는 마음이 있으니까 지금까지 잘 지냈는지도 모르죠.

홍 전무: 사장님이나 저나 그렇게 살가운 성격은 아니거든요. 심지어 아내들한테도요.(웃음) 그렇지만 서로 말을 안 해도 아는 거죠. 앞으로도 그러기를 바라고, 그럴 거라고 믿습니다.

점심을 마치고 두 사람은 나란히 밴에 올라 상경 길에 올랐다. 서로 자리를 양보하며 차에 오르는 모습이 무척이나 편안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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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요섭 전무의 캐디백…

홍 전무는 1986년부터 브릿지스톤의 제품을 써왔다. 무릎 부상으로 골프채를 놓았다, 2년 전 다시 클럽을 만들었다. 아직은 힘이 있어 깎고 띄우는 게 가능한 단조 제품을 쓴다. 복합소재는 골퍼의 의도보다는 클럽이 생긴 대로 쳐야 해 아직은 맞지 않는 듯하지만, 2~3년이 지나면 복합 채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Golf Interview] 살갑지는 않지만 서로 존중하며 10년을 이어온 우정
이민기 대표의 캐디백…

지난해 론칭한 투어스테이지의 파이즈 클럽을 쓴다. 가벼우면서도 파워가 있는 게 장점이다. 전체적으로 스윙할 때 느낌이 좋고, 공이 맞을 때 타구감이 뛰어나다. 지난해까지 드라이버는 X드라이버를 고집했는데, 무겁고 뻑뻑한 느낌이 들었다. 나이가 들었음을 인정하고 파이즈 드라이버로 바꾼 후 스윙도 자연스러워졌고, 무엇보다 플레이가 편해졌다.
[Golf Interview] 살갑지는 않지만 서로 존중하며 10년을 이어온 우정
글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

장소 협찬 힐드로사이CC(www.hilldeloc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