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수익 창출을 위해 구사하는 트레이딩 전략은 다양할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2011년은 투자자들에게 참으로 힘든 한 해였다. 유능하고 경험이 풍부한 소위 잘나가는 투자 전문가들조차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려워했다. 더구나 이처럼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을 만들어내기란 더욱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유럽 발 재정 위기와 연이은 총선 및 대선 등 정치 이벤트가 열리면서 전 세계 투자 시장에 예측할 수 없는 변동성과 리스크를 몰고 왔다. 거시경제와 정치적 상황에 대한 예측이 어려워질수록 어떠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대안에 대한 수요가 점차 증가할 수밖에 없다. 바로 다양성과 유연성을 추구하는 분산투자 포트폴리오 구축의 중요성이 더욱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투자의 다양성과 유연성을 추구하는 한 방편으로 헤지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헤지펀드의 기본 철학은 기존의 일반적인 투자가 시장이나 자산군의 성과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방식과 달리 투자 기술을 통해 가치를 창출해 철저히 수익을 실현하는 것에 있다.

또 다른 장점은 유연성, 즉 전방위적 투자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선물, 옵션 및 파생상품 등 다양한 투자 상품은 물론 주식, 채권, 상품 및 통화 등 다양한 자산군을 대상으로 거래한다. 일반적인 투자 매니저들의 경우라면 투자를 지향하는 지정된 자산군 또는 상품이 반드시 있게 마련인데 이에 반해 헤지펀드 매니저들은 다양한 대상에 유연하게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따라서 헤지펀드 매니저들이 수익 창출을 위해 구사하는 트레이딩 전략은 다양할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진화한다는 특징이 있다. 각각의 스타일마다 고유한 특징이 있고, 다양한 시장 상황에 따라 달리 운영되고 있어, 투자자들은 헤지펀드로 자산 배분 시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추어 선택할 수 있다. 이 중 대표적 전략인 선물매매(managed futures) 전략과 롱숏(long-short) 전략을 통해 헤지펀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헤지펀드가 다양성과 유연성을 살린 분산투자에 왜 효율적인지 알아보자.



헤지펀드는 전통적 투자 매니저들이 사용하는 벤치마킹, 즉 상대적 수익 접근 방식의 위험을 상당부분 피하려고 한다.



선물매매 혹은 CTA 전략

1980년 후반에 금융시장 자율화가 이루어지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선물매매 전략은 통화, 채권, 주식은 물론 에너지, 금속, 농업, 금리에 이르기까지 주로 광범위하고 유동성 있는 전 세계 선물 시장을 대상으로 분산투자 되고 있다. 컴퓨터 프로그램 모델을 사용해 시장 가격 움직임의 추세를 파악하고 이러한 추세와 그 정도에 따라 이를 추종하는 매수·매도 포지션을 통한 수익 실현을 추구한다.

이 전략은 기존의 ‘매수 및 보유(buy and hold)’를 주로 하는 단순 매수(long-only) 전략과는 달리 하나의 추세가 종결되고 다른 추세가 시작되는 동안 빠른 포지션 변경이 가능하기 때문에 유연하고 유동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주식시장이 하락세를 보일 때에는 주로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식 시장의 약세가 길어지는 기간 동안 더욱 뛰어난 손실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주식 롱숏 전략

주식 헤지(equity hedge) 전략으로 불리기도 하는 주식 롱숏(equity long-short) 전략은 헤지펀드 산업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전략으로 아마도 가장 이해하기 쉬운 개념일 것이다. 전체 헤지펀드 전략의 약 30% 이상, 아시아 지역의 경우 약 60%가량이 롱숏 전략에 해당된다. 롱숏 전략을 추구하는 투자 매니저는 기업의 기본 자료를 분석, 선호하는 주식에 대해서는 ‘매수(long)’를, 선호하지 않는 주식에 대해서는 ‘매도(short)’ 포지션을 취한다. 일반적으로 롱숏 전략은 단순 매수 중심의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에 못지않은 수익을 추구하면서도 매도 포지션이 가능하므로 하락세에 보다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

공매도(short selling) 기법은 롱숏 전략의 핵심적 부분을 차지한다. 이 기법은 펀드매니저들로 하여금 기업 변화, 실적 발표, 정책 변화, 인수·합병(M&A), 파산 등의 기회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동시에 엄청난 손실, 상대적 낮은 수익, 증권 대출, 그리고 숏 스퀴즈(short squeeze)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공매도는 단순히 ‘롱 포지션(매수)’의 반대 개념이라고 볼 수 없는 매우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이 기법의 장점 중 하나는 시장 헤지를 가능토록 하기에 안정적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롱숏 전략 헤지펀드를 선택할 때 투자 매니저의 공매도 실적뿐 아니라 리스크 관리 능력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HEDGE FUND] 헤지펀드, 다양성과 유연성의 예술
절대수익 추구를 위해

헤지펀드의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가 바로 절대 수익 추구다. 즉, 시장의 등락에 관계없이 수익을 창출하고 투자 수익을 보전하는 것이다. 절대 수익을 목표로 설정함으로써 헤지펀드는 전통적 투자 매니저들이 사용하는 벤치마킹, 즉 상대적 수익 접근 방식의 위험을 상당부분 피하려고 한다. 여기에 위험 조정 수익 달성이라는 매력적인 목표가 가미되는 것이다.

이에 파생상품, 차익 거래, 공매도 등 다양한 투자 기법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 가장 기본이 되는 덕목이다. 그리고 이러한 능력은 시장의 하락기, 상승기, 박스권 등락기에도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풍부한 가능성을 제공해준다. 이러한 점이 바로 수익 실현을 주로 자산의 가치 상승에만 의존하는 기존의 투자 접근 방식에 비해 높은 유연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이유다.



헤지펀드, 매니저의 운용 전략과 경험 파악 중요

그러나 헤지펀드에 투자 시 꼭 명심해야 할 점이 있다.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어떠한 헤지펀드 전략이 적합한지를 판단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헤지펀드 매니저의 운용 전략에 대한 파악과 더불어 반드시 운용 규모, 인력, 인프라, 과거 운용 경험 등에 대한 적절한 질문, 실사 등을 통해 투자 매니저를 올바로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대형 금융기관이 아니고선 투자자가 직접 철저한 사전 검증을 통해 매니저를 선별하기란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개인투자가들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재간접 헤지펀드를 활용하기도 한다. 재간접 헤지펀드란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갖춘 독립된 싱글 헤지펀드와 특화된 헤지펀드로 구성된 투자 상품이다. 재간접 헤지펀드의 장점은 금융기관의 전문가들이 체계적인 실사를 통해 검증된 헤지펀드 매니저만을 선별함과 동시에 이들을 포트폴리오에 추가함으로써 비교적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재간접 헤지펀드는 집합 투자의 성격을 띠고 있어, 개인투자가들이 비교적 낮은 투자 금액으로 광범위한 종류의 헤지펀드 매니저와 투자 전략의 장점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 상품이라 할 수 있다.


박남석 맨그룹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