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에드워드 바버 & 제이 오스거비

영국의 세계적인 디자이너 에드워드 바버(Edward Barber)와 제이 오스거비(Jay Osgerby)가 비트라와의 컬래버레이션을 기념하는 월드 투어차 방한했다. 서울에서의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 유쾌한 두 디자이너를 만나 디자인 철학을 들어봤다.
[Spot Interview] “유행을 타지 않는 비결? 유행을 따라가지 않는 것!”
이번 방한 목적인 비트라 월드 투어에 대해서 소개해 달라.

제이 오스거비 이하 O: “비트라와 함께 우리가 디자인한 새로운 가구에 대해서 얘기하면서, 동시에 전체적인 우리의 디자인 스토리를 얘기하고 소통하기 위한 자리다.”

혹시 한국에서 본 디자인 중 인상 깊은 것이 있었나.

O: “한국에 오기 전 속으로 두 가지 이미지를 그렸는데 하나는 전통 도자기, 다른 하나는 전자기기 등 최첨단 제품의 디자인이다. 한국에 온 김에 이런 것들을 살펴보고 갈 생각이다.”

체코 프라하와 일본 도쿄에 이어 서울이 월드 투어의 세 번째 방문지다. 강연 중 인상 깊었던 질문은 무엇인가.

에드워드 바버 이하 B: “‘디자인에서 색을 어떤 식으로 사용하느냐’, ‘어떻게 둘이 오래 같이 일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두 질문에 답한다면.

O: “색을 작업의 우선 순위에 놓지는 않는다. 예외의 경우도 있었지만, 우리의 디자인 프로세스에서 색에 대한 논의는 보통 제일 나중에 한다. 작품의 여러 부분을 고려해서 가장 적합한 색을 찾는 편이다.”

B: “1996년부터 함께 일했지만 우리의 관계에 대한 특별한 답은 없다. 자연스럽게 오래 일해 온 것 같다. 일할 때는 탁구에서 공을 주고받는 것처럼 스케치를 주고받으면서 일을 풀어간다. 작업에서 의견이 다를 때도 있지만 논의를 거치면서 해결한다.”

디자이너 양태오와의 대담에서 “유행을 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쉬운 일은 아닐 텐데,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을 만드는 비결이 무엇인가.

B: “우리는 디자인 매거진을 보지 않는다. 최대한 유행에 익숙해지지 않기 위해서다. 그보다는 여행으로 새로운 것을 찾고 영감을 얻는다.”

O: “사람들이 놀란다. ‘이번 잡지에 나온 그 디자인 알지?’라고 묻는데 정작 디자이너인 우리는 모를 때가 많다. 유행에 지나치게 노출되는 것은 유행을 타지 않는 디자인을 만드는 데는 문제가 되기도 한다.”

대표적 작품인 팁톤체어는 재질, 색상, 구조, 지속가능성 중 어느 부분에 가장 신경 쓴 것인가.

B: “기능성이다. 팁톤체어를 만들 때의 미션은 ‘새로운 앉는 법을 찾는 것’이었다. 책상 앞에서의 작업이 편해야 했고, 더불어 교실에서도 사무실에서도 활동성이 커졌기 때문에 움직이기 쉬운 의자를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

앞으로 기대기 편한 팁톤체어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

O: “이 아이디어는 이미 10여 년 전에 나왔기 때문에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만든 혁신은 단지 그것을 아주 간단한 플라스틱 의자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우리는 복잡하고 비싼 사무실 의자를 단순화시키려고 노력했다. 그 덕분에 간단한 움직임만으로 앞으로 기울여 앉을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고, 동시에 가격도 낮출 수 있었다.”

디자인 중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B: “가장 최근 프로젝트인 2012년 런던 올림픽 성화 디자인에 집중하고 있다. 올림픽 개막식 때 세계 인구의 절반이 우리의 디자인을 본다는 생각을 하면 한편으론 무섭기까지 하지만 매우 즐거운 프로젝트다. 아마 팁톤 다음으로 유명한 디자인이 되지 않을까.(웃음).”



글 함승민 기자 sham@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